슈퍼계약직(Supertemp)과 개인 브랜딩(Personal Brand)

최근에 HBR의 아티클 Rise of the Supertemp 를 읽었는데, 생각한 바가 있어서 공유한다. (링크에서는 전문을 볼 수는 없다. 아쉽게도)

이 글의 주된 내용은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Supertemp (Super + Temporary의 조합어, 우리말로 옮기면 슈퍼 계약직 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것 같다) 에 대한 내용이었다. 즉, 특정 기업에 속해있지 않은채로 자기 혼자 활동하는 기업가, 컨설턴트, 전문가 등을 이야기한다.

이들은 단순한 계약직보다는 훨씬 더 고부가가치의 전략/기획 등의 일이나 전문분야 종사자이고, 과거에 풍부한 업무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한번에 한가지 일에 얽매이기 보다는 동시에 몇가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이들 모두와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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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www.dreamstime.com

이 아티클에서 예로 들고 있는 사람도 GE 같은 일류회사를 나와서 Wharton MBA 를 졸업하고, 전략 컨설팅 회사나
IBM 등의 기업에서 일한 후에 여러 기업에서 컨설팅과 다양한 자문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이들은 큰 조직에서 일하면서 정치,
행정업무 및 쓸데없는 미팅 등등의 업무 외적인 부분에서 생기는 업무효율을 없앤채로 혼자 일하기에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들을 고용하는 고용주 입장에서도 한치앞을 알 수 없는 현대 경영사회에서 너무 비싼 돈을 주고 정규직을 채용하는 것
보다는, 이렇게 계약직으로 뛰어난 사람들을 고용하는게 낫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업무를
모듈화(modulization)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정이 있다. 즉, 프로젝트를 잘개 쪼개서 외부인들에게 맡겨 두어도 회사
전체적인 방향을 조율하는데 큰 무리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슈퍼 계약직들이 앞으로는 많이 나타날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노동시장의 특징상 정규직은 한번
채용하기도, 해고하기에도 큰 리스크가 있는, 즉, 고용의 유연성(flexibility)가 떨어지는 사회일 수록 앞으로는 이러한
슈퍼 계약직을 더 많이 활용할 여지는 커진다.

사실 이러한 SuperTemp 혹은 슈퍼계약직은 새로운 형태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학부에서 영화산업의 조직구조에 대해서 연구를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강제규 필름의 ‘단적비연수’라는 영화제작팀을 케이스 스터디했다. Yes, 매우 오래전일이다.), 그 이유는 영화산업이 바로 이러한 프로젝트성 Ad-hoc 조직구조의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작가/감독/프로듀서 라는 핵심 역량만을 보유한 팀이 있고, 그 팀에서는 촬영, 조명, 배우, 분장, 특수효과 등등은
그때그때의 영화 성격에 따라서 잘 하는 사람을 고용해서 쓴 다음에, 영화 프로젝트가 끝나면 그 영화 제작팀은 해체되는 형식인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유연한 조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우리가 영화 산업에서 흔히 보듯이, 잘 되는 사람은 계속 인기가 많고, 인기 없는 사람들은 일이 하나도
없는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이 극에 달한다. 예컨대 우리나라에서 액션 영화를 제일 잘 찍는 촬영감독은 한명인데, 그 사람을 원하는
프로젝트는 여러개일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공포 영화 특수효과 팀은 정해져 있는데, 그들을 원하는 감독과 제작자는 많을
수도 있다.

극단적인 영화산업의 예로만 보아도, 이렇게 SuperTemp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인 브랜딩이 중요해질 것이다. 즉, 다니엘
핑크가 The Whole New Mind 에서 강조한 Personal Branding의 강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슈퍼계약직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도 점차로 이러한 슈퍼 계약직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주변에도 파워 블로거라고 불리우는 몇몇 분들이나, 특히
인터넷/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분들은 기업의 자문수익만으로도 회사를 다니는 것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GDP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거대 기업집단들이 이러한 슈퍼 계약직에 호의적인지는 모르겠다. 위에
언급한  HBR 아티클에서도 언급하듯이, 슈퍼계약직을 “잘” 사용하려면, 슈퍼계약직들 뿐 아니라 고용주들도 그에 상응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아주 명확한 이슈 정의, 혼란없는 커뮤니케이션 라인, 그리고 결과에 대한 측정과 보상체계 등,
비즈니스-to-비즈니스로서의 관계확립, confidentiality agreement에 대한 상호 존중 등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갑-을 마인드로 일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위에 나열한 이슈들 중에서도 B2B의 관계와 갑을관계의 명백한 차이는 아마도 명확한 이슈정의
서 시작하지 않을까? 일을 부탁하는 사람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가 모르는 경우가 많거나, 하다보니 이것저것 다른 일도 시키고
싶고, 혹은 커뮤니케이션 라인이 복잡해서 원래 의도했던 업무 이외에 다른 업무들이 자꾸만 치고 들어오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확실한 것은 앞으로 개인화/전문화/모듈화 되어가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러한 슈퍼계약직들의 활약은 늘어날 것이고, 이들이
비즈니스 환경에 유연성을 더해주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나라의 기업 환경은 반대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걱정이다.
보다 거대해지고, 보다 딱딱해지고, 보다 한두가지 사업에 사활을 걸고, 그리고 보다 갑/을이 명확한 관계로 말이다.

글: MBA Blogger

출처: http://mbablogger.net/?p=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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