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고객 응대는 매뉴얼을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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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www.flickr.com/photos/29551889@N08/4800308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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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구매한 운동화 때문에, 해당 회사의 직원들과 통화가 잦았다. 그런데 그 뒷맛이 씁쓸했다. 굳이 여기서 그 브랜드를 밝히지 않겠다. 청소년 시절, 신발에 대한 구매 선택권이 주어졌을 때부터 줄 곧 그 브랜드만 사용했다. 구매 충성도가 상당한 고객인 셈이다. 물론 그 회사야 이런 사실을 알리 없지만 말이다. 자주 신던 운동화가 떨어져서 새로운 운동화를 사려고 그 매장에 갔다. 다양한 제품군 중에서 내가 사는 제품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구매 시간이 매우 짧았다.

신발 치수를 점원에게 말하니 점원이 한 치수 작은 것으로 신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점원의 권유대로 한 치수 작은 것을 신으니 볼이 조금 불편했다. 볼이 조금 불편하다고 하니 점원 왈. 신다 보면 늘어나기 때문에, 한번 신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에 덧붙여서 한 치수 큰 것을 신으면 발등 부분이 접히기 때문에 신발이 예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고 보니 신던 운동화의 등 부분이 많이 접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점원 말이 설득력이 있어서 원래 신던 것보다 한 치수 작은 것을 구매했다.

그 다음날은 다른 신발을 신었고 그 다음날 잠깐 외출할 일이 있어서 새로 구매한 신발을 신고 돌아 다녔다. 몇 시간을 신고 돌아다녔는데, 이게 며칠 참고 신고 다닌다고 늘어날 것까지 않았다. 확실히 몇 시간 신지 않았는데, 집에 와서 보니 발이 많이 부어 있었다. 해당 브랜드의 신발을 신고 나서, 처음 겪는 일이었다. 그 다음날 신발을 산 매장에 전화를 걸어서 환불이 가능한지 물으니, 돌아온 답변은 한 번 신은 신발은 환불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한 치수 작은 신발을 산 이유를 쭉 설명했는데, 주인이 하는 이야기는 점원이 그렇게 권했다고 하더라도 한 번 신은 신발은 교환이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내가 한 치수 작은 신발을 산 이유는 점원의 권유였단 말을 열심히 들었지만, 그에 대한 응대는 없었다. 더 이야기를 하면 감정 싸움이 될 듯하여, 소비자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환불이 가능한지 타진하였다.

소비자상담센터에서 구두로 한 이야기는 계약상의 효력이 없다는 말을 하며, 결국 한 번 신은 신발은 교환은 되지 않고 수리만 가능하다고 한다. 당연히 예상된 답변을 들으면서, 잠깐 진상이 될까? 뒷끝 없는 호갱님이 될까 고민했다. 결국 성격상 그냥 호갱님이 되기로 결심했다. 과연 앞으로 운동화를 살 일이 있다면, 그 브랜드를 살까? 아마도 다른 제품을 살 것 같다.

진상이 바야흐로 유비쿼터스한 세상이다. 그래서 제조사나 상품을 파는 입장에서, 그런 블랙 컨슈머에 대응하기 위해서 친절하지만 정해진 룰에 의거해서 대응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진상 때문에, 결국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할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홀대하는 상황에 빠질 때가 많다. 매우 친절한 앵무새 응대를 하는 직원이 문제일까?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 친절한 앵무새 응대를 요구하는 회사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응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앵무새 응대는 일반적이다. 상위 1퍼센트의 진상 고객들 때문에 말이다. 재미없는 일반회사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하자. 그렇다면 고객 응대를 매뉴얼을 뛰어넘어, 일부의 진상이 그런 응대를 교묘히 악용할 가능성이 많아도, 자신들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어떤 모습일까?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으로 큰 기업이 된 탐스 사례가 있다.

(탐스 스토리 중에서) 얼마 전 탐스의 고객 서비스센터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건 여성은 각기 다른 사이즈의 신발을(한쪽은 225, 다른 쪽은 250) 한 켤레를 주문할 수 있는지 물었다. 우리는 주문 제작은 하지 않으며, 따라서 원한다면 각기 다른 사이즈의 신발 두 켤레를 주문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이틀 후, 그녀에게서 장문의 메일이 왔다. 그녀는 자신이 내반족이라는 병을 앓고 있으며, 그로 인해 양쪽 발의 사이즈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발회사들도 늘 똑같은 대답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신발을 사는 데 애를 먹은 모양이었다. … (그녀에게) 두 켤레를 사기에는 가격의 부담이 컸던 것이다. 그 정도 설명이면 충분했다. 우리는 공장에 전화해 그녀의 랩부츠를 제작해달라고 했다. … 그녀는 뛸 듯이 기뻐했고, 우리도 뿌듯했다.

탐스의 사례와 내 사례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바로 이것이다. 스토리, 즉 진정한 고객 응대가 매뉴얼을 이긴다,는 것이다. 물론 진상 고객과 한판을 하는 그런 스토리가 아니다. 진심과 진심이 만나는 지점의 감동적인 스토리 말이다.

글: 신승환
출처: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563

About Aut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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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환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 컨설팅 등의 업무를 십 년간 수행했으며, 현재는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읽은 것과 생각한 것을 블로그(http://talk-with-hani.com)와 트위터(http://twitter.com/talkwithhani)에 꾸준히 남기려고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는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와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가 있으며, 다수의 IT서적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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