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구조조정 소식을 접하고, 생각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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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 이어폰으로 잘 알려진, 그리고 나가수에 나온 가수들이 착용해서도 잘 알려진 A8을 하나 갖고 있다. 갖고는 있는데 이 이어폰으로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다. 귀라는 게 참 간사해서 아무리 좋은 음질의 스피커나 이어폰이라도, 금방 적응한다. 그래서 그 좋음을 쉽게 망각하고 말기 때문이다.
 
A8로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느낌이 담백하다,였다. 음식으로 치자면 양념이 거의 되지 않아서 재료의 맛이 그대로 나지마, 그래도 참 맛있다는 생각이 드는 음식. 그런 음식 맛을 A8에서 느꼈다. 특히 번들 이어폰으로 들으면 고음에서 뭉개지는 음들이, 결결이 느낄 수 있는 것이, 고음의 음악이 많은 클래식 류 그런 것 들으면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A8은, 덴마크의 뱅 앤 올룹슨에서 만들었다.
 
뱅 앤 올룹슨은 1925년에 설립되었다. 뱅 앤 올룹슨은 ‘음악을 정직하게 재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확실히 A8로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들은 목표를 잘 지키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뱅 앤 울룹스의 1차 위기는 2차 세계 대전이었다. 나치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치들이 뱅 앤 올룹스의 공장을 불태워 버렸다.

매우 어려웠던 뱅 앤 올룹슨은 독창적인 디자인과 그들의 목표인 ‘음악을 정직하게 재생’해 내는 뛰어난 기술력으로 재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다 다시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를 계기로 매출이 급감하는 것을 경험한다. 이때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데, 자신들의 주력 사업이 아니지만,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서 만들던 mp3나 새로운 휴대폰을 접는다. 그리고 그들은 초심으로 돌아간다. 바로 ‘음악을 정직하게 재생’하는 것 말이다.*
 
그 이후 주로 음향 재생 산업에 집중했다. 특히 아이폰으로 모바일 기계가 평정되면서 외부 스피커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는데, 하이엔드 제품으로서 뱅 앤 올룹슨의 아이폰 독이나 스피커가 인기를 끌게 되었다.
 
NC가 1,000명이 넘는 직원을 구조조정한다고 한다. 내가 아는 NC는 기사에서 접하는 게 전부다. 사실 사람을 정리하는 게 표면적인 것이지만, 본질은 사업 영역을 정리하는 것이다. NC하면 어떤 게 떠오르는가? 리니지다. 바로 MMORPG다. 하지만 스마트 폰이 대세가 되면서 NC도 다양한 사업 분야로 확장을 했다. 그러다 최근 실적이 많이 안 좋아졌다. 신규 사업에서 뚜렷한 실적이 나오지 않고 기존 사업도 매출이 신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NC는 M&A를 선택했고, 기존 사업을 정리하면서 그들이 가장 잘하는 것에 다시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품에 안았던 직원들을 내 보낸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가장 비인간적인 부분으로 지적받는, 구조조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회사란 결국 사람이 전부인 회사다.

어쩔 수 없는 구조조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나가는 사람이나 남는 사람 모두 좋은 결과를 얻으면 좋겠다. 어차피 나가고 내보내지만 이 업계를 떠나지 않는다면, 모두 같이 시장을 키워야 하는 잠재적인 동업자이기 때문이다. 그 이전에 한때 꿈을 같이 한 동료였다. 위기에서 자사의 색깔에 집중하여 다시 사세를 펼친 뱅 앤 올룹슨처럼, NC도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다양한 이유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분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한다.
 
* 위키피디아 참조

글: 신승환
출처: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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