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을의 관점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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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letscc.net/detail.php?idx=53361&k=vision
점심에 모 스타트업 CEO인 친구와 제휴 계약 얘길 나누다 갑과 을 계약 구조의 차이에 대해 한번쯤 정리해봐도 좋을 것 같아 공유해 본다. 사실 미국은 하청을 연상하는 갑/을 용어 자체가 없고, 상황에 따라 buy or sell side라고 하는게 맞다.(참고 이전글)

을의 경우부터 보자.  넷플릭스(갑)가 있고, 팟캐스트업체A(을)가 니치컨텐츠를 공급하는 제휴를 한다. 을이라면 일단 벌 궁리를 하고, 넷플릭스 공식 컨텐츠가 됐다고 PR도 하고 싶을 것이다.

  • 매출 분배: 넷플릭스의 수익모델(subscription)의 몇%를 받는 조건이 될텐데, 을은 대체로 높은 %를 두고 협상한다. 한가지 새겨둘 점은 소비자가격의 결정권이 갑에게 있다면 의도와 상관없이 을이 받는 쉐어는 줄 수 있다. 갑이 수익모델을 바꾸거나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에 을은 flat rate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 minimum of X% revshare or $Y per subscriber 같은 정의를 내린다면 기본은 보장할 수도 있다.
  • 선금: 갑에 비해 을은 캐쉬플로우에 더 민감하다. 그럴 경우, 미리 1년치 예상 매출 얼마를 선지급 받는 계약도 방법이다. 발생 매출에서 회수되는 개념(recoupable advance)이지만 환불(non-refundable)은 없다고 정의하는데, 그럼 시장이 혹 잘 안 풀렸을때 선금 덕에 막심한 손해는 막을 수 있다.
  • PR: 갑 입장에서 아주 큰 돈을 벌거나 덕분에 자사 PR이 되지 않는한 이런 계약은 non-publicity 원칙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을의 IP때문에 혹 무슨 문제라도 발생했을 때 브랜드 데미지라도 예상되면 PR은 커녕, 강한 계약 파기 조항(termination for convenience)을 넣게 마련. 따라서 을이 원하는게 PR이라면 어느 수위의 노출을 얻고자 하는지 뚜렷하게 커뮤니케이션하여 얻어야 한다.

자 그럼 갑 입장을 생각해보자. 앵그리버드(갑)가 있고, 모 포탈사이트 B(을)가 테마 아바타를 제작하려 한다.

  • 매출 분배: 을과 마찬가지로 %인지 flat fee인지 고려하는데, %일때 주의할 점은 gross or net revenue share의 차이이다. 단순히 70%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net기준일때 생각지 못한 운영비/ 수수료 등을 제해 100 – 30, 이후에 50%, 즉 35가 되거나 한다. 이때 net을 정의하는 공제항목(Allowable Deduction)의 상한선을 두는 것도 방법; net deduction amounts capped at X%같은 식.
  • 미니멈 개런티(MG): 갑 입장에서 안 팔리는 상품이 시중이 오래 돌게 되면 브랜드에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예상매출도 물론 증발. 갑의 프로텍션은 따라서 MG가 된다. 계약기간 동안 을이 잘 팔든 아니든 $XXX을 미니멈으로 지급하라는 것. (게다가, 비슷한 을들이 여럿 접근하면, 사이닝 보너스가 붙기도 함)
  • 운영노력- 개발/ 마케팅/ 고객 대응: 을의 PR에서 약간 언급한 대로 갑은 전략적으로 얻을 게 없는 한 들어갈 노력은 최소화하길 원한다. 적당히 버는데 운영리소스가 더 많이 들어가는 제휴가 되면 따라서 욕들어 먹기 쉽상.
  • 방어기제: 보증보상, 면책, 대변 등 을의 서비스가 문제가 되었을 때 갑이 사실 잃을게 많다. 미디어도 갑을 이슈로 다룰테고, 소송도 갑에 걸기 쉽상이기 때문. 이런 부분 역시 보험 차원에서 선을 명확히 그어두는게 어쩜 당장 벌 돈보다 훨씬 중요하다.

정리하면 을은 일을 크게 벌이고 싶고 혹 문제가 언젠가 생길지라도 일단 유명해지고 벌어야 맞다. 갑은 위험요소가 없는 선에서 최대한 손 안들이고 더 벌 수 있으면 OK다. 결국 노련한 협상가는 이런 상호 니즈를 잘 알고 카드를 적절히 교환하는 노하우에서 나온다.

글: 안우성
출처: http://mediaflock.tumblr.com/post/2744164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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