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몰락 – Zucked Up!

세상을 지배할거 같던 페이스북이 고전하고 있다. 5월 18일 $38의 주가로 나스닥에 상장한 페이스북의 현재 주가는 달랑 $20 이다. 기업 가치는 1,000억 달러에서 440억 달러로 떨어졌다. 그래서 ‘Zucked up’이란 신조어까지 생겼는데 ‘마크 저커버그 꼴 됐네’ 라는 의미이다 (‘X됐다’를 의미하는 영어의 ‘fucked up’에서 나온 말). 페이스북 플랫폼을 통해서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소셜 게임 업체 징가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10에 상장해서 월가의 사랑을 듬뿍 받던 징가의 현재 주가는 $3 이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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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72098626@N00/4403195485

왜 그럴까? 소셜 미디어/서비스를 대표하는 이 두 업체의 IPO가 왜 이렇게 부진할까. 이에 대한 답변과 가설은 너무 많다. 애초부터 매출도 별로 없고, 물리적인 제품을 제조하지 않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이렇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은 거 자체가 거품이었고 이제서야 투자자들이 정신을 차렸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두 업체 모두 이제 시작인데 월가가 너무 성급하다는 장기적인 관점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정답은 없다. 오직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다.

페이스북과 징가 – 그리고 여러 소셜 서비스들 – 주가 폭락 관련 내가 가장 동의하는 견해는 바로 둘 다 모바일 전략 구축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의견이다. 페이스북은 웹서비스로 시작했고 8년만에 전세계 인구 9억명이 살고있는 가상 국가로 성장했다. 징가 또한 이러한 페이스북의 소셜 플랫폼에 기생하면서 유저와 매출 모두 크게 성장했다.
문제는 모바일이다. 이제는 더 많은 유저들이 모바일을 통해서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있고, 앞으로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iOS나 앤드로이드 페이스북 앱을 사용하는 분들은 – 아마도 이 블로그 구독자 100%일 거다 – 페이스북 앱이 세상에서 가장 후진 앱이라는데 동의하실 거다. 세상을 바꾸고, 하는 거마다 대부분 disruptive한 페이스북과 같은 스타트업이 어떻게 이렇게 후진 모바일 앱을 출시했고 관리가 이렇게 안되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다. 그 정도로 버그 투성이고, 느려빠졌고, 답답한게 페이스북 모바일 앱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용하기 힘든 앱은 사용자들의 문제이지만, 투자자와 월가의 입장에서는 아직 페이스북이 모바일에서는 매출을 거의 만들지 못한다는게 엄청난 불만이자 주가 폭락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까 싶다. 모바일 기기를 통한 페이스북의 page view는 엄청나다. 여기에 배너 광고만 뛰어도 엄청난 매출을 벌 수 있다. 페이스북은 매우 정교하게 타겟된 광고를 밀어낼 수 있는 능력과 사용자들의 빅 데이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web -> mobile로의 전환을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 물론, 이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월가의 기대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페이스북의 주가를 봐서는 ‘모바일 시장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엄청난 시장이다’라는 입장이 아닌 ‘페이스북은 모바일에서는 헤매고 있다’라는 입장인거 같다.

이런 페이스북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는 징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징가 또한 모바일 게이밍 분야로의 전환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역시 이러한 사실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여러가지 복잡한 내부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지금 징가의 시가총액은 상장 당시와 비교해서 70%나 하락했다.

얼마전에 내가 모바일 서비스 관련해서 쓴 글이 있는데, 앞으로는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지만 그만큼 모바일이 어렵다는 내용이다. 모바일이 정말 어렵긴 어려운가 보다.

여기서 하나 재미있는 비교를 해보자. 비즈니스를 위한 소셜 미디어인 링크드인은 그럼 왜 계속 잘나가고 있을까?

링크드인은 더이상 소셜 미디어가 core인 서비스가 아니다. 겉으로 봐서는 프로페셔널 소셜미디어 이지만, 단순한 채용자/구직자/회사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를 이제는 탈피했다. 링크드인의 2009년 1사분기와 2012년 2사분기 실적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프리미엄 서비스 매출은 4,000만 달러로 4배 성장
-마케팅 매출은 6,000만 달러로 10배 성장
-채용관련 서비스 매출은 1억 2,000만 달러로 20배 성장

모바일에서도 링크드인은 페이스북/징가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 링크드인은 모바일 전략이 (아직은) 필요가 없다. 구직자들이 이력서나 경력 관련 사항을 입력하려면 아직까지는 데스크탑에서 해야하기 때문에 모바일 전략의 유무는 링크드인의 주가와 향후 중/단기 비즈니스와는 큰 상관이 없다. 참고로, 링크드인은 상장 후 실적발표 자료에 단 한번도 “mobile”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만큼 모바일과는 아직까지는 상관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모바일 기기들이 계속 진화화면서 이런 상황은 바뀌겠지만.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하지 말자. 모바일 전략이 부실하다고 해서 페이스북이 그만큼 가치가 없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올해 한국의 어떤 행사에서 누가 이 질문을 해서 내 생각을 공유한적이 있는데, 나를 비롯한 이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은 매일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나같은 경우 아예 페이스북을 켜놓고 업무를 보고 하루에도 몇번씩 아이폰으로 페이스북 앱을 열었다 닫았다 한다. 이게 바로 페이스북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당장 매출은 크지 않더라도 전세계 9억명의 인구가 하루에도 몇번씩 매일 이렇게 열성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를 ‘가치가 없다’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건 모두가 다 고민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Zucked up이 “마크 저커버그 꼴 됐네”로 남을지 아니면 “마크 저커버그 같이 하버드 중퇴해서 완전 대박 성공했네”가 될지는 조금 더 두고보자.

참고:
-peHUB “Why was LinkedIn’s IPO so successful, when other social IPOs weren’t?” by Jonathan Marino

글 : 배기홍
출처 : http://www.baenefit.com/2012/08/zucked-up.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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