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스타트업 바로보기] 쌀로 밥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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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34617864@N05/4627137416
좋은 팀을 모으고 좋은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하고 국내에서 성공한 이후에 세계시에 도전해 상장한다는 사업계획을 많은 창업가가 발표한다. 기존 제품보다 20% 싸게 팔면 시장이 열린다는 믿음으로 창업한다. 그런데 원가 우위의 근본 역량은 설명하지 못한다. 이 경우 내가 싸게 팔면 경쟁자도 싸게 판다. 그래서 남들도 할 수 있는 당연한 사업을 `쌀로 밥하기`라고 명명해본다. 차별화된 시장 기회 포착과 차별화를 지속시킬 수 있는 핵심역량 구축이라는 두 가지 차별성이 명확해야 쌀로 밥 짓는 수준을 벗어나 명품 식단을 만들 수 있다.

차별화 요소는 크게 시장과 기술역량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창업 기업가의 시장역량은 크지 않다. 따라서 창업 기업가의 주된 차별화 요소는 기술과 계약이다. 확보한 기술을 지식 재산화하는 특허 확보와 기술을 바탕으로 공급자나 수요자와 독점적 계약 체결이다. `쌀로 밥한다`는 당연한 사업계획을 뛰어 넘은 나만의 차별화 요소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제대로 된 사업 계획이다. 의외로 대부분 스타트업이 핵심 역량에 대한 이해가 매우 약하다.

쌀로 밥하는 것과 같은 비슷한 제품은 시장 진입은 쉽게 할 수 있으나 시장 리더가 되기는 어렵다. 시장 리더가 되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힘들다. 매력 없는 제품은 과도한 영업비용을 투입하고 결국 레드오션에서 경쟁하다 사라진다.

한국 벤처캐피털은 유망한 1·2개 선도 기업이 아니라 유망하다는 산업 분야의 많은 기업에 투자했다. 결과적으로 유사한 업체가 우후죽순 생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백개 이상 중계기 회사가 사라져 간 이야기를 복기해 보라. 이제는 `남들이 하면 안한다`는 차별화 전략으로 쌀로 밥하는 레드오션의 진흙탕을 벗어나야 한다.

많은 첨단 기술은 인간의 차별화 요구 수준을 벗어나고 있다. 이제는 차별화 역량으로서 첨단기술보다 적정기술의 융합이 중요해 지고 있다. 적정기술 기준은 인간의 욕구다. 과연 인간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인문학이 새로운 차별화의 핵심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은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로에 있다`고 선언했던 것의 의미다. 기술과 인문학과 비즈니스라는 세 가지 요소가 상호 결합해 가면서 기업 차별화를 만들어 간다.

기업 활동은 차별화 역량의 확산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초기 미약한 핵심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쌀로 밥짓기`를 벗어나는 성장 전략이다. 핵심 역량의 확대발전은 고객과 상호작용에서 증폭된다. 대체로 초기에 나오는 제품 `버전 1.0`에서는 명품이 나오기 어렵다. 버전 3.0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명품이 된다. 시장학습을 통해서 단련하는 것이다. 버전 1.0 제품을 만들어 틈새시장을 개척해도 수익내기는 어렵다. 버전 3.0에서 비로소 틈새시장의 리더가 돼 초과 이윤을 내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 사업으로 확산할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평범함을 탈피하라. 쌀로만 밥하지 말라.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글 : 이민화
출처 : http://www.etnews.com/news/economy/education/2633570_14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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