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의 스타트업 바로보기] 남들이 돈 벌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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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49231590@N07/6301138587
돈을 벌고 싶으면 고객이 돈 벌 수 있게끔 하라. 지속 가능한 사업 설계에 필수적인 요소다. 그러나 많은 스타트업이 고객에 제공하는 가치를 질문하면 머뭇거린다. 다수가 시장과 고객에 대한 이해보다는 회사 내부 설명에 주력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사업의 본질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Value)에서 비용(Cost)을 뺀 `가치 창출(V-C)`에 있다. 고객에게 가치를 창출하고 일부를 분배 받는 것이 기업 활동이다. 당연히 기업 활동은 사회의 선순환 엔진이다. 지금까지 요소경제 시대의 레드오션 경쟁사업 패러다임은 원가의 절감(Cost down)에 있었다. 물론 치열한 노력을 통해 원가절감에 성공하는 것도 훌륭한 사업 전략이다.

그러나 오랜 내공을 가진 기존 사업자를 극복하는 대안 없는 진입은 무모하다. 카페·식당 등 자영업 창업을 재고해야 하는 이유다. 이제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혁신경제의 스타트업은 가치증대(Value up)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스타트업의 주된 관심이 이제는 기업 내부의 비용절감에서 외부고객의 가치창출로 이동한다.

고객 가치창출을 위해서는 고객 사업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소비자 상대의 B2C사업의 경우 스티브 잡스가 얘기하듯 인문학적 가치에 바탕을 둔 소비자 경험을 소중히 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이 가치 창출의 근간이다. 창업 기업의 70%이상인 B2B(기업 대 기업) 사업의 경우에는 고객이 더 큰 이익을 낼 수 있도록 고객 사업 구조를 이해하고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가치창출 전략이다.

환자를 관리하는 의료용 전자차트 사업의 예를 들어보자. 의료용 전자차트를 활용해 병·의원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고객인 병·의원 사업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전체적인 업무 흐름은 어떻게 이뤄지고 전자차트를 이용해 고객은 얼마나 더 수익을 올리고 얼마나 많은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 비용 편익을 고객에게 제안하는 것이 바로 영업이다. 그래서 영업을 가치 전달이라고 한다. 전자차트를 통해서 환자를 보는 효율성이 50% 증대되고 인건비가 20% 절감되면 병·의원이 이를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고객에게 창출한 가치 일부분을 분배받는 것이 영업이익이다.

이런 영업과정에서 고객이 전자차트 뿐 아니라 외부에 의뢰한 혈액검사, 방사선검사 데이터도 바로 전자차트에 통합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 고객 관계를 통한 가치창출의 추가 실타래를 얻은 것이다.

반대로 공급자가 우리 회사의 가치창출에 도움이 되게 하라. 가치 사슬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신뢰와 개방으로 가능하다. 많은 스타트업은 우리 제품의 장점과 기술의 우수성을 자랑한다. 고객 가치 창출보다는 내부 비용에 관심이 높다. 그러나 고객이 바라는 것은 궁극적인 고객의 수익과 편익이다. 파트너와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이 돈을 벌 수 있게 해줘라. 그러면 너희도 수익을 얻을 것이다. 그것이 기업가정신의 본질이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mhleesr@gmail.com

글 : 이민화
출처 : http://www.etnews.com/news/economy/education/2634107_14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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