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그린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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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전형적인 소수력 발전 시설
새로운 기술의 탄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물론 다양한 경험과 축적된 지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뭐니뭐니해도 “필요성”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최근처럼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쉬워진 시대에는 필요성에 의해 새로운 기술들이 탄생하는 사이클이 점점 빨라진다. 그런 면에서, 아무래도 개발도상국에는 부족한 것들이 많다보니, 그들의 사정에 적합한 새로운 신기술들이 탄생하는 경우도 많은데, 오늘은 그 중에 재미있고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케냐의 마이크로 풍력발전 기술

케냐의 2명의 토착주민들이 설립한 Craftskills Enterprise라는 회사에서는 저렴하면서도 매우 작은 마이크로 풍력발전 터빈을 만든다. 재료도 매우 저렴해서 버려진 나무나 고철, 플라스틱 등을 이용하는데, 각각의 터빈들은 약 10가구 정도의 전력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의 배터리를 충전한다. 현재 케냐, 탄자니아, 르완다 등 아프리카 80군데 정도에 설치되었으며, 지역사회 기반으로 전력이 필요한 곳에서 없어서는 안될 발전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마이크로 풍력발전 기술은 최근 미국의 네이티브 인디언들도 이용을 하고 있다. 노스다코다 주의 대평원에 사는 인디언들은 이 지역이 바람이 많은 것을 이용해서 총 80MW 규모의 풍력발전 플랜트를 짓고 지역사회 기반의 발전시스템을 완비했는데, 이를 통해 가정과 각종 공공기관과 학교는 물론 지역의 경제를 위해 건립한 카지노의 전력도 감당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몰디브의 태양광 담수화 기술

몰디브는 200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남태평양의 보석으로 불리는 나라이지만, 식수 문제로 항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곳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도 강렬한 태양광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세계적인 태양광 정수 기술들이 발전하게 되었다. 보통 100와트 정도의 발전이 가능한 태양광 패널 하나 당 하루에 132 갤런 정도의 바닷물을 담수화해서 식수로 이용할 수 있다.

필리핀의 소수력 발전 기술

섬나라인 필리핀에는 아직도 국가의 전력시스템이 닿지 않는 마을이 1만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렇다고, 이들 마을에서 완전히 전기를 포기하고 살 수는 없는 법. 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소수력 발전 기술이다. 마을마다 다르지만 이들은 지역사회 기반으로 7.5~35KW 정도의 용량을 가진 수력발전 플랜트를 짓는다. 필리핀에는 비가 많이 오기 때문에, 커다란 강은 아니어도 작은 냇물은 많다. 여기에 지형적인 특징을 감안하여 약간의 낙차를 가진 물의 흐름을 만들고, 이를 물레방아처럼 생긴 터빈을 돌리도록 하면 발전이 가능하다. 그다지 커다란 공사비용이 들지 않고도 지역의 전력을 감당할 수 있어서 필리핀 전역으로 보급되고 있는 기술이다.

인도의 쌀겨 발전

인도는 주식이 쌀이기 때문에, 많은 양의 쌀겨가 정미과정을 통해서 나오게 된다. 인도의 지역사회 어디에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다량의 쌀겨를 이용한 발전시스템은 그런 측면에서 해당 지역사회의 지속가능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설립된 Husk Power Systems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기술은 쌀겨를 가스로 만들어서 발전을 한다. 2008년 부터 이 회사의 플랜트는 이미 인도의 80군데가 넘는 지역에 설치가 되었고, 300개가 넘는 마을에서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이제는 인도를 넘어서 세계로 수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네팔에 첫 번째로 설치가 되었으며, 향후 동남아시아와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도 널리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Leapfrog Technology: Cleaner Tech in Developing Nations
Husk Power Systems 홈페이지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4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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