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17)] Seattle 2.0 Startup Day 스케치 – 초짜 사업가의 일년 돌아보기

저는 지난 토요일(9/22) Seattle 2.0 Startup Day행사에 다녀왔습니다. 4회째를 맞는 이 행사에 올해는 처음으로 시애틀 태생의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Geekwire가 주관을 맡았습니다.

저는 작년에 이 행사에 처음 참가했고, 그 당시 나는 창업자가 될 준비가 되었는가 에 대한 글을 블로그에 남겼습니다.

오늘은 행사 스케치와 더불어 지난 일년 동안 초짜 창업가의 성장록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9:30 AM 행사장 도착

지난 밤 늦게까지 Pitch 준비를 한다고 늦게 잠자리에 든 탓에 늦잠을 잤다. 눈이 떠진 시각은 8시 반. 공식 행사 시작은 10시이지만, 9시부터 Startup Resource Center라고 불리는 무료 컨설팅 등록 부스가 열리기 때문에, 나는 고양이 세수만 하고 집을 나섰다. 행사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가 위치한 벨뷰의 Meydenbauer Center로 작년과 동일했다.

내가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는 아니나 다를까 4개의 카타고리 – 비즈니스, 법률, 디자인, 회계/파이낸스 중 비즈니스와 법률 자문은 이미 마감이었다. 나는 남아있는 디자인 및 회계/파이낸스 자문 티켓을 집어들었다.


10:00 AM – 행사의 막이 오르다

행사는 Geekwire의Chief Business Officer인 Rebecca Lovell 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첫 연사는 Haiku Deck 의   CEO이자 Co-founder인 Adam Tratt였는데 그는 스타트업 성공을 위한 스토리 텔링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각 발표는 클로징 키노트를 제외한 20분-25분으로 열 개의 발표가 이어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10:30 AM – Elevator Pitch 준비

Early Bird로 등록한 사람 중 신청자에 한해 투자자 앞에서 Elevator Pitch를 하고, 코칭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 때 코칭을 돌보는 투자자들은 세 명을 선정하게 되는데, 이들은 점심 식사 후 대중 및 심사위원들 앞에서 다시 Pitch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물론 여기서 우승하게 되면 작은 부상이 따른다.

나는 위험부담 없이 Pitch를 연습할 수 있는 이 공짜 기회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내가 코칭을 받기로 한 시각은 11시 반. Elevator Pitch 참가자는 사전에 1-2분 길이로 Pitch를 준비해 와야 한다. 때문에 나는 놓친 연설은 나중에 녹음본을 들을 생각을 하고 첫 연사의 연설 후 행사장을 나와 Pitch준비에 몰두했다. 


11:30 AM – 나의 첫 채팅캣 Elevator Pitch

나의 채팅캣 피치 코칭을 맡게 된 분은 우연찮게도 Vulcan Capital이란 VC 소속의 Yongbai Choi라는 한국분(혹은 Korean-American)이셨다. 준비해간 Pitch를 듣고 난 후, Yongbai님은 Pitch에 추가하면 좋은 포인트들을 조목 조목 짚어주셨다. 이를테면, 채팅캣은 비원어민 영어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이니 창업자인 내가 이쪽 고객과 시장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다는 사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를테면 글로벌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좀 더 강조하라는 것이었다. 나는  ‘어떻게 그 모든 것을 1분 Pitch안에 넣을 수 있죠?’라고 되물었고, Yongbai님은 ‘시간이 없다고 생각할 수록 사람들은 더 빨리 말하면서 같은 말을 반복하게 되는데 정제된 내용을 내 뱉고, 숨을 고르고, 다음 포인트를 말하고,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가면 1분 내에 정말 필요한 포인트를 전달할 수 있다’고 조언해 주었다.

5-7분 짧은 시간이었지만, 피와 살이 되는 소중한 경험이고, 조언이었다. 무엇보다 첫 Pitch를 해 냈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12:15 PM – 점심식사와 네트워크

점심으로는 샌드위치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각자 취향대로 고른 후 식탁에 둘러앉아 먹으며 네트워킹을 시작했다. 1년 전 행사에 참여했을 때 (SpurOn 사업을 막 시작했을 당시) 나는 내가 행여 회사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며 늘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채팅캣 법인을 설립 중인 내게 그런 소극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처음보는 사람에게 다가가 적극적으로 악수를 청했고, 때로는 그들을 경청했고, 때로는 나의 경험을 그들에게 나눠 주었다.


1:45 PM – 전문가의 소중한 조언사용자 삽입 이미지

1시 45분부터 2시까지는 회계 전문가를 만나 국가 간의 세금 문제에 대한 조언을 들었고, 3시 15분부터 30분까지는 Design Commission의 Creative Director인 Jay Dokken와 UX 디자이너 Luz Bratcher를 만나 채팅캣 웹사이트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Jay는 종이와 연필을 꺼내들고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열성을 다해 자신의 지식을 나눠주었다.


4:00 PM – 시애틀 스타트업계 마당발 Lovell 인터뷰 요청

앞서 소개한 행사의 진행을 맡은 Rebecca Lovell은 Geekwire의 Chief Business Officer라는 직책 외에도 워싱턴 대학에서 Entrepreneurship 강의를 하며, 각종 행사에 멘토 혹은 심사위원 자격으로 초대받는 시애틀 스타트업계의 마당발이다.

그녀는 특히 지난 2월 스타트업위크앤드에 참여했을 때 우리팀(Carpool Carma)의 멘토였는데 데모 앱도 없는 우리팀이 우승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녀의 멘토링의 힘이 컸다.

나는 오래 전부터 그녀를 인터뷰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는 그녀를 발견했고, 이때다 싶어 다가가 물었다. 나는 벤처스퀘어에 칼럼을 쓰는데 당신을 인터뷰 하고 싶다고. 그녀는 언제든지 연락하라며 흔쾌히 명함을 건네줬다. 야호!


4:30 PM – After Party

마지막 순서가 끝나고 나는 사람들과 함께 칵테일 파티 장소로 이동했다. 혼자 참여한 Seattle 2.0 Startup Day 행사를 잘 마무리한 기념으로 나도 등록시 받은 쿠폰을 맥주와 교환했다. 하룻동안의 긴장이 한꺼번에 풀리는듯 갑자기 술이 올랐다. 이 때 스피커에서 PSY의 강남스타일 이 흘러나왔다. 미국 전역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스타트업 행사장에서 그의 노래를 듣게 되자 더욱 반가웠다. 그리고, 한국인으로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준 그와 그의 음악이 응원처럼 느껴졌다.


마무리

뭐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하루 종일 뛰어다닌 오늘 제 모습에 서툴고 소심했던 일년 전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작년 한 해 저는 성장이 정체된 시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은 않았나 봅니다.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나도 있는 것이겠지요. 내년에 다시 Seattle 2.0 스타트업 데이 행사에 참여하게 되면 그 때 저는 또 얼마나 많이 변해 있을까요? 일년 후, 이 글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그땐 더 많이 성장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글: 에이프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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