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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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93066241@N00/163813140

예전 포스트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게으름에는 두 가지가 있다. 흔히 말해서 정말로 게으른 경우다. 오늘까지 가스요금을 납부해야 하는데 이체하기가 귀찮아서 내지 않는 경우다. 당연히 게으름의 댓가로 연체료를 내게 된다. 또 다른 게으름으로는 바쁜 게으름이다.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시험 전날에 평소 하지도 않던 일에 매진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된다. 정말로 중요한 일을 회피하기 위해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집중하는 경우가, 바로 바쁜 게으름이다.

일반적인 회사에서 정말로 게으른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그래서 회사에서 게으름을 피우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바쁜 게으름은 겉보기에 열심히 일하는 걸로 보이기에, 회사에서 상당히 일반적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말로 게으른 건 문제지만, 일견 회사에 도움이 되는 듯한 바쁜 게으름도 결과적으로 회사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바쁜 게으름 때문에 회사에서 정말로 처리되어야 할 일들이 처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분석을 해보니 A라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게,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 도움이 되리라는 전망이 있었다. A라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이 회사의 역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A라는 제품은 상당히 도전적인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 제품을 만들려면 기존의 방식으로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서 B, C란 제품이 있다고 하자. 이 제품들은 기존의 만들던 방식을 조금만 바꾸면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지금 역량으로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제품이란 뜻이다.

많은 회사들이 A라는 제품을 만들지 않고 B나 C의 제품을 만들 것이다. B나 C의 제품 이외에도 B, C 제품과 비슷한 D라는 제품을 만들지 모른다. 즉 정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바쁜 게으름을 사용해서 현상황을 모면하는 것이다.

정말 게으른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에 못지 않게 바쁜 게으름, 혹은 쓸데 없는 바쁨도 겉보기엔 회사에서 많은 일들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회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회사에서는 참 주의해야 한다.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11

About Author

/ root@talk-with-hani.com

신승환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 컨설팅 등의 업무를 십 년간 수행했으며, 현재는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읽은 것과 생각한 것을 블로그(http://talk-with-hani.com)와 트위터(http://twitter.com/talkwithhani)에 꾸준히 남기려고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는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와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가 있으며, 다수의 IT서적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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