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 buy, 협상력을 높이는 궁극의 BD딜

기업이 Must buy가 된다는 것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오프라인 유통에서 여러 업자가 경쟁하는데 비해, 온라인에 관한한 일단 아마존은 must buy다. must buy가 되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협상력 차이는 엄청난데, 재밌는 것은 협상력이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보자. 언제인지는 모르나 아래와 같은 휴대폰 시장 점유율이 있다. 이통사가 노키아나 모토로라와 각각 계약을 이어가는데, 3위인 삼성이 아주 뜰 것으로 예상되어 노키아나 모토로라와의 제휴에 갑자기 불리한 조건을 들고 나온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각각 협상을 펼치다 시간이 흘러 그냥 침체할 수 있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이미 일어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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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협상력을 위해 이통사를 함께 결정하기로 합의했다면 어땠을까? 순간 이통사는 시장 점유 절반이 넘는 상대를 맞이하게 된다.

흔히 발생하지 않는 시나리오지만, 성사가 된다면 여러 면에서 이것은 궁극의 Business Development 딜이라 불릴만 하다. 매출, 유저수, 브랜드파워 등으로 경쟁하던 적과 큰 목표를 두고 제휴해 한 방에 시장 지위를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단적 제휴 논의는 종종 더 큰 비즈니스 결정으로 끝나기도 한다. 마침 지난 이틀간 깜짝 놀랄만한 ‘must buy 딜’이 있었고 덕분에 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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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단위 매출의 두 거물 출판사 펭귄북스와 랜덤하우스가 합병했다. 규모의 경제를 키워서 전자서적으로 옮겨가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공동의 적 아마존이 전자서적을 거의 독점하며 파워를 행사하고 있으니, 이제 하나가 된 펭귄랜덤하우스는 아마존도 책의 질과 양을 확보하기위해 함부로 할 수 없는 Must buy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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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을 40억불에 인수했다. 디지털 N스크린 트렌드에서 IP가 훌륭하면 급속도로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기존 오프라인의 TV, 영화나 완구 라이센싱 사업에 비해 이제는 모바일, 소셜 등 디지털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고 앵그리버드 같은 스타트업이 그 가능성을 너무 잘 보여줬다. EPSN, ABC, 픽사, 마블에 이어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도 얻은 디즈니는 할리우드를 위협하던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더욱 강력해졌다. 아마 디즈니 IP 중 하나라도 필요하면 일단 다 사겠다는 쪽이 우선권을 얻지 않을까?

정리하면 이런 공식이다:

늘어난 ‘규모의 경제’ > 훨씬 큰 시장 점유율 확보 > 새로운 공동의 적에 대한 절대적 협상력 차지 aka MUST BUY

한국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지위를 볼 때 과연 must buy인지, 아니라면 어떻게 그렇게 만들 수 있는지 한번 쯤 생각해 볼 이슈다.

글 : 안우성
출처 : http://bit.ly/RuFF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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