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inety-nines, TV 어댑터의 새로운 기준

사용자 삽입 이미지TV에 붙이는 리테일 박스, 일명 TV 어댑터(adapter)들의 추세가 컴팩트한 크기의 효율 극대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점은, 컴팩트한 크기와 더불어, $99라는 가격표입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경량화 박스의 기준 가격으로 굳혀지고 있습니다. 최근 TV 시장에 두드러진 하나의 현상인데, 이렇게 분류되는 박스들을 ’99s(the ninety-nines)’라고 이름을 붙여봅니다.

닌텐도가 위 유(Wii U)를 출시하면서, 기존 오리지널 위(Wii)도 위 미니(Wii Mini)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이름은 미니인데, 크기가 그리 작아 보이진 않습니다.) 일단 12월 7일부터 캐나다에서만 판매 예정이고 다른 나라 출시는 미정이랍니다만, 한 나라만 보고 애써 새 모델을 만들진 않았겠죠. 이 콘솔의 가격표를 보니 $99.99입니다.

얼마 전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유명해진 컴팩트 게임 콘솔 오우야(Ouya)도 기억하실 겁니다. 루빅 큐브(Rubik’s Cube) 정도 크기의 안드로이드 기반 게임 콘솔로 내년 4월 출시 예정인데, 이것도 가격이 $99.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가 엑스박스 360(Xbox 360)의 저사양 버전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것도 직접적인 경쟁인 닌텐도 위 미니의 가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아마 그 수준으로 가겠죠.

스트리밍을 타겟으로 하더라도 컴팩트 박스의 가장 큰 적수는 애플 TV, 이것도 $99입니다. 실은 로쿠(Roku)가 $59짜리 엔트리 모델이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로쿠가 최근 선보인 극 컴팩트 로쿠 스트리밍 스틱(Roku Streaming Stick)은 역시 $99.99입니다.

스트리밍 박스에서 시작된 컴팩트한 $99짜리 TV 어댑터 경쟁이, 게임 콘솔로 불이 붙는 양상이랄까. TV 시장에 분명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99짜리 들[the ninety-nines]을 모아봤습니다. 크기에 대한 감을 위해 손 그림도 같이 넣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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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99짜리 들은 말하자면 기존의 하이엔드 단말에 대한 일종의 반성 같은 것입니다. 이젠 단말의 성능 경쟁을 하던 시대가 아니라 클라우드와 단말 효율화를 미덕으로 삼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저마다 분석의 방향이 있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예전에 TV든 PC든 공유를 하던 단말기의 양상이 “퍼스널 스크린”으로 변화했습니다. 아이폰 이후 모바일은 스마트폰 세상이 되었고, 아이패드 이후 포스트 PC는 태블릿과 울트라 PC가 되었습니다. TV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글, ‘TV, 홈 마켓인가 퍼스널 마켓인가?‘에서 얘기를 했듯, TV도 키워드는 ‘스마트’가 아니라 ‘퍼스널’이 되어야 맞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개인들에게 너무 많은 “퍼스널 스크린”들이 난립을 합니다. 소비자들이 분명 성능이 좋은 단말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이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제성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당연히 많은 퍼스널 스크린들은 각각의 포지셔닝에 맞게 경제성에 맞춰 최적화되는 것이 맞겠죠.

TV는 다이어트가 더 많이 필요한 스크린입니다. TV는 보통 공동 장소에 고정된 스크린으로, 퍼스널한 환경을 만들기 어렵죠. 보통은 프라임 타임을 벗어나야 개인에게 기회가 옵니다. 게다가 TV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일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강력한 대체재가 있습니다. 그러니 TV는 TV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을 해야 합니다. 그것은 몰입형 서비스인 비디오와 게임입니다.

비디오는 그렇다 치고, 게임은 어떻습니까? TV에서 게임을 한다면 당연히 하이엔드 사양의 게임을 하는 게 최선이겠죠. 하지만 이 시장이 그리 밝게 전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게임은 비디오보다도 더 ‘퍼스널’한 스크린 점유를 요구합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게임 성능이 갈수록 놀라워지고 있습니다. 게임 콘솔 시장도 고민이 될 것입니다. 가족형 게임 타겟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던 닌텐도의 최근 실적이 이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마트 TV 진영에서 주장하고 있는 TV 앱 생태계는 너무 과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TV에서의 앱 생태계를 고민하다 보면, 당연히 단말의 성능은 가장 고사양의 하이엔드 게임을 염두해 둘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하이엔드 게임의 타겟 소비층은 그리 두텁지 않습니다. 여기에 맞춰 제품을 만들면, 소니도 닌텐도도 죽을 쓰는 레드 오션에 돌을 매달고 뛰어드는 꼴이죠.

퍼스널 스크린은 홍수인데, 소비자의 주머니가 더 두둑해졌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 그래서 이 99짜리 들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글 : 게몽
출처 : http://digxtal.com/insights/20121129/the-ninety-nines-tv-adap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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