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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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시대의 조직과 프로세스는 효율성을 최고의 덕목으로 생각했고, 이런 조직과 프로세스는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문제점이 많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성공적인 아이디어나 제품을 가지고 불량품 없이 대량생산하는데 최적화되어있다. 이것은 제조업 분야의 기업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학교의 열과 행이 잘 맞추어진 의자와 책상에 앉아서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이나, 잘 짜여진 승진의 법칙에 의해 진행되는 대학교수들의 진급방식, 앞에 숫자로 되어 있는 급수에 따라 연공서열이 정해져 있는 공무원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순서에 입각해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정리된 방식에 우리는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문제는 이런 시스템이 과거처럼 안전하고 안정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는데 있다.

미래를 대비하는 입장에서 이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불확실성을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세상과의 연결과 상호의존성은 높아지고, 모호함도 많아지는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예측하지 못할 일이 아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세상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라고 말하지 않는가? 문제는 현재의 시스템이 이런 상황에 전혀 대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커다란 기업이나 조직들이 복잡하지만, 분명한 문제는 잘 풀어낸다. 그렇지만, 간단해도 모호한 문제는 잘 풀어내지 못한다. 불확실성은 어떤 변수를 정의는 했지만, 그 가치를 잘 모를 때 발생한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던졌는데 주사위가 구르면서 어떤 숫자가 표시되지 않을 때 이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모호함은 좀 다른 개념이다. 모호함은 변수 자체를 모르는 것이다. 주사위의 비유를 들자면, 주사위를 몇 개 던지고, 육면체인지 팔면체인지 모양도 잘 모른다면 1~6이라는 범위 설정도 불가능하다. 위험을 감수하고, 모호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순간 대부분의 사람들이나 조직은 두려움을 느낀다. 국가의 입장에서는 과거 잘 돌아가던 산업이 부진하면서 대량의 실업이 발생하면서 국가 시스템의 위기가 닥치고 있는 최근의 여러 나라들의 모습에서 이런 모호함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과거에는 사다리를 오르듯이 모두가 예측가능한 형태의 앞날을 보면서 전진했지만, 이제는 계속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고, 이것들을 배우고 적응하지 못하면 안되는 압력에 시달린다. 일자리의 환경은 계속 바뀌므로 지속적인 적응이 필요하며, 어떤 특정 산업에서 일자리를 정년까지 보장받는 것은 언감생심 꿈꿀 수 없는 환경이 되었다.

모호함이 판을 치고, 적응력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언제까지 과거를 생각하면서 감상적인 기분으로 시대를 탓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그렇지만, 원래 이렇게 과거를 생각하며 향수하는 노스탤지어는 아주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으로 진화론적인 입장에서는 과거에 배우고 일했던 경험을 적용해서 위험을 회피하려는 생존의 기술이었다.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보수적이 된다. 과거를 돌아보고, 이전의 단순했던 시절들의 생각을 하면서 다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런 시절은 오지 않는다. 기업들도 이런 딜레마에 빠져서 완전히 새로운 전략을 설정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최고경영진들은 필사적으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성공할 수 있는 모델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모델이 없다. 어떤 모델을 베끼기 보다는 처음부터 만들어야 한다. 어쩌다가 다른 산업분야에서 베낄만한 모델을 찾아도, 우리의 산업에 잘 동작할지는 의문이며, 그것이 얼마나 지속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페이스북이 그래도 다른 소셜 웹 서비스보다 오랫동안 발전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나 내부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능이나 디자인을 요구하고 있고, 이를 도입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2006년 페이스북이 대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때부터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이 변화를 게을리 한다면 금방 경쟁자들이 따라잡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성공의 반열에 오르게 만든 것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맥의 운영체제를 호환성을 무시하고 완전히 새롭게 뒤집는 결정을 내렸고, 대히트를 기록했던 아이팟의 휠을 포기하고 터치 스크린을 도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이런 과감한 변화에 대한 결정이 오늘날의 애플과 페이스북의 성공을 이끈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의 애플의 모습이 다소 실망스럽다고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렇다면, 최근 가장 성공적인 변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은 어디일까? 필자는 개인적으로 나이키를 꼽고 싶다. 나이키는 잘 아는 바와 같이 가장 전통적인 산업인 섬유. 그 중에서도 신발로 전 세계적인 브랜드를 만든 대표기업이다. 그런데, 최근 나이키는 더 이상 신발 회사 또는 스포츠 용품 회사로 부르면 안될 것 같다. 나이키는 이제 세계 최고의 건강의료산업 기업 중의 하나이다. 누구나 건강의료 비즈니스가 앞으로 중요하며,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그런 분야라고 말을 한다. 그렇지만, 일부 병원들을 제외하고 이 산업에서 그렇게 크게 성공했다는 새로운 기업들에 대한 소식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나이키의 선전은 정말 눈부시다고 할만하다. 나이키 본사에는 디지털 스포츠 운영본부가 있는데, 이 곳에서는 사람들이 어떻게 운동을 하고, 동기부여를 받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고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미 수백 만명이 가입해서 활동하고 있는 나이키+ 웹 사이트는 단순한 웹 서비스가 아니라 신발에 들어가 있는 센서들이나 휴대폰의 GPS를 활용한 위치정보, 심장박동수나 칼로리 소모량 등과 같이 건강과 직접 연관성이 있는 수많은 데이터들이 모이는 곳이며, 동시에 이를 멋지게 처리해서 건강한 삶을 위해 다같이 노력하는 커뮤니티이다.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도구가 나올 때마다 이를 시험하고 도입해서 고객들로 하여금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하도록 만든다. 최근에는 나이키+ SDK를 발표하고, API를 개방하면서 외부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업체들이 나이키+의 강력한 커뮤니티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마음대로 이용해서 커다란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기회까지 만들고 있다.

디지털 혁명에 의해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제품이나 서비스 만이 아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조직과 기업의 경영도 더 이상 이 시대와 맞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오랫동안 일해서 얻게 되는 그런 커리어가 지배하던 시대는 지났다. 영속할 것 같던 규칙들도 깨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더 이상 명확하게 규정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이나 조직의 승진 사다리를 꿈꾸는 것은 단지 과거에 대한 향수일 뿐이다. 산업과 산업 사이의 경계를 짓는 격벽을 무너뜨려야 하며, 무엇이든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미래가 너무나 힘들고 어려워 보인다. 그렇지만, 달리 생각하면 이는 엄청난 기회의 시대가 된 것이다. 더 이상 진입하기 힘든 견고한 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변화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면 된다. 미래의 일자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지역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변하게 될 지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게 관찰되는 양태가 있다. 비관주의자들은 언제나 과거와 달라진 현재를 한탄하고, 변화를 가로막으려 든다. 그러나, 그런다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보다 현실적인 접근은 변화를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다. 커다란 쓰나미가 지속적으로 온다면 이를 대비해서 둑을 쌓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언젠가 둑을 넘을 쓰나미라면, 그리고 몇몇의 사람들이 둑의 작은 결함을 수리하지 않는다면 결국 둑은 터질 것이고, 둑이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사람들은 결국 쓰나미에 쓸려버릴 것이다. 그러나, 쓰나미가 오는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배를 준비하고, 배에 타고 있었던 사람들은 살아남고 새로운 환경에서 삶을 살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어떤 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인지에 답은 비교적 명확하다.

참고자료:
This Is Generation Flux: Meet The Pioneers Of The New (And Chaotic) Frontier Of Business

글 : 정지훈
출처 : http://health20.kr/2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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