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싫은 일을 할 때, 내게 건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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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란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 말이 자신이 스스로 동기부여할 때 쓰이는 게 아니라, 대개 누구나 싫어할만한 일을 주면서 그 일을 잘 마무리하기 위한 구호로써 사용될 때가 많다. 말하자면 화자에 따라서 그 의미가 하늘과 땅 차이이기에, 이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좋아하는 일만 할 수 없다. 대개 월요병에 시달리는 직장인이라면, 주어진 일이란 월급과 등가교환하기 위한 수단으로 느껴질 때가 많다. IMF 이후 누구나 창피해하지 않고 좋은 직장이란 돈 많이 주는 곳이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해졌다고 할 수 있지만, 많은 돈과 자신의 일을 바꿀 수 있는 사회에서는, 애석하게도 직업윤리란 교과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말이 되고 말았다. 개인의 인격 완성을 위한 일, 일이 주는 만족감이란 이야기, 참 옛 이야기가 된 셈이다. 물론 상시 구조조정이 패러다임이 된 이 사회에,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자구책일 수도.

어쨌든 직업윤리는 증발하고, 자신의 밥그릇이 괜찮은지 늘 불안해 하고, 싫은 일을 해야 하는 이 사회에서, 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일에 마주할 때, 내 자신에게 건내는 말이 있다. 달과 6펜스에 나오는 말인데,

“매일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두 가지 하는 것은 영혼을 위해서 좋다.”*

사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싫어하는 일도 해야 하는데, 이걸 왜 해야 하는지 참 답이 안 나올 때, 일을 하는 동안 참 괴롭다. 그나마 이 일을 끝냈을 때 내 영혼이 상처가 아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그걸로나만 만족한다. 그래서 난 하기 싫은 일은 내 영혼에 어쨌든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 동료는 하기 싫은 일을 하면 영적 뿌리가 깊어져, 어떤 풍파에도 시달리지 않는 영혼의 나무가 된다는 말씀이 있다고 알려 줬다. 이 이야기도 이 인용문과 맥락이 통한다.

글 : 신승환
출처 : http://www.talk-with-hani.com/archives/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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