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탈은 언제 만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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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언제 VC를 만나야 하나요?” 혹은 “얼만큼의 준비를 하고 나서 VC에게 연락을 해야 하나요?”인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이 항상 case by case이고 정답이 없긴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한 후에 만나야 한다고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계시더라고요.

VC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A급 인재들로 구성된 팀이 “우리가 볼 때 이 사업에 있어서의 가설적인 Key Success Factor는 이런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은 우리가 왜 잘할 수 있다”를 설명할 수 있다면 그때 만나면 되는 것입니다. 서비스가 오픈되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는 이제 막 팀 구성이 된 것이어도 괜찮습니다.

대신, 서비스의 기능(feature)을 설명하는데 치중하기보단, 업의 본질은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한국형 Pinterest를 누가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미국에서 엄청나게 잘 됩니다. 그래서 저희도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런칭하고자 합니다”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투자자는 맞던 틀리던 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 같애요. “미국에서 Pinterest가 잘 된 이유는 유저들의 A라는 욕구를 충족시켜줬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A라는 욕구는 우리나라에 있을까요? 있긴 있는데 형태가 다를 것 같습니다. 미국의 Pinterest가 갖고 있는 컨텐츠는 어떻게 보면 네이버가 많이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대신 저희는 한국에선 B라는 컨텐츠들 중심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B분야를 매우 잘 압니다. 이렇게 시작을 해서 진화하다 보면 궁극적으로는 C라는 모습이 될 것 같습니다. 저희 가설인 B와 C를 검증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렇게 사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B라는 가설이 맞는지 틀린지는 언제까지 확인이 금방 가능할 것입니다”

좋은 팀이고 위와 같이 설명한 논리를 저희가 수긍한다면 바로 투자가 진행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희가 잘 모르는 분야라서 바로 판단을 내리기에 어렵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얘기한 가설들을 검증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성과를 내기 전에도 얼마든지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멤버들이 자기만의 스토리가 명확히 있다면, 되도록 빨리 좋은 투자자를 만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신: 다른 관점이긴 한데,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투자자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만나서 교감을 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더 맞다고 봅니다.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스타트업에게 매우 큰 영향을 끼치는 일인데 돈 필요할 때 돈 주는 사람한테 고민 없이 받는 것보단, 가장 잘 맞는 곳한테 받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그런 것을 판단하기 위해선 스타트업도 VC를 만나보면서 검증해야겠죠.

글 : 임지훈
출처 : http://www.jimmyrim.com/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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