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연예인을 영입하면 혁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모바일 시장에서 추락하고 있는 Research in Motion(RIM)이 큰 변화를 시도하는군요. 회사명을 BlackBerry로 바꾸고 키패드를 버리고 스크린터치 기반의 새로운 운영체제와 함께 BB10을 출시하였습니다. 아울러 앨리샤 키스(Alicia Keys)라는 유명한 R&B 가수를 Global Creative Director로 영입했습니다. 앨리샤 키스는 2000년대 이후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그녀의 노래를 유튜브에서 한번 감상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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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글로벌 IT 기업에서 연예인을 창조혁신담당임원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인텔도 2011년 1월 블랙 아이드 피스의 리더 겸 음악 프로듀서 윌 아이엠 (Will.I.am)을 Director of Creative Innovation로 영입하였고, 즉석카메라로 유명한 폴라로이드도 2010년에 레이디 가가(Lady Gaga)를 Creative Director로 영입했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IT 기업들이 연예인을 영입하려는 속셈에는 두가지 목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그들의 인기를 활용하여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그들의 감성적이고 트렌드에 민감한 재능을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려는 것입니다.

단순하게 제품 CF로써 연예인을 활용하는 것보다는 보다 장기적 차원에서 대외 홍보효과와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제품을 만드는데도 도움을 받는 것 같습니다. 폴라로이드는 레이디가가와 함께 썬글라스 타입의 카메라와 모바일 프린터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난 이들 기업들이 연예인을 영입하여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인텔, 블랙베리, 폴라로이드와 같은 기업들의 큰 문제점이 제품 혁신보다 망가진 생태계에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PC 시장에서 20년 넘게 유지되었던 원텔(WinTel) 생태계가 모바일에 밀려 흔들리며 MS와 인텔은 살아남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습니다. MS는 제조에 뛰어들고, 인텔은 모바일을 지원하며 삼성과 애플에 구애하고 있습니다. 블랙베리가 새로운 운영체제를 론치했다지만 BB10에서 돌아갈 수 있는 앱은 고작 7만개에 불과합니다. 이들 기업들이 추락하는 이유를 혁신적 제품의 부재라고만 생각한다면 아무리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론 애드너(Ron Adner)는 2006년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에 발표한 “Match Your Innovation Strategy to Your Innovation Ecosystem” 논문에서 경영자가 혁신을 단순히 첨단 기술이나 획기적인 신제품만을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그는 성공적인 혁신을 원한다면 개별 기업 차원이 아니라 생태계(ecosystem) 관점에서 바라보라고 충고합니다. 현대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기업 환경에서 혁신에 실패하는 이유는 경쟁자보다 혁신적인 제품이나 프로젝트를 실행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혁신 제품이 최종소비자에게 의미가 있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들어 먼저 출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가치를 전달해 줄 파트너를 찾고, 끊어진 수용 연결고리를 찾아 참여할 인센티브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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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인텔이나 블랙베리가 영입해야될 영순위는 인기 연예인이 아니라 생태계 구축 전략을 짜기 위한 론 애드너와 같은 전략가와 비전을 만들고 밀어부칠 수 있는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닮은 전문경영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글 : 황순삼
출처 : http://swprocess.egloos.com/2918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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