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인터뷰 14] 음악과 기술의 만남, 뮤텍(mutek)

SparkSquare에 선발된 스타트업들의 주간 연재 인터뷰 ‘시시콜콜한 인터뷰’입니다. 시시콜콜한 인터뷰는 스토리텔링식 팀 이야기를 다룹니다. 홈페이지와 사업계획서에 담겨져있지 않은 솔직담백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어 다소 시시콜콜합니다. 
클럽DJ로 활동한 김태홍 뮤텍(MuTek) 대표
98년부터 10여년 간 DJ 및 작곡가로 활동한 김태홍 뮤텍(mutek) 대표

하이네켄이 최고의 DJ를 찾기 위해 열었던 ‘Heineken Found @ Thirst’ 행사에서 한국 1위를 차지했던 김태홍 뮤텍(mutek) 대표. 그는 자신이 제일 재미있어 하고 잘하는 일을 사업으로 발전시킨 대표적인 사람이다. 벤처기업을 하고 있는 동갑내기 친구의 사무실 한 켠에 자리를 빌려 음악검색엔진을 연구하고 있는 김태홍 대표를 만났다. 음악하는 사람을 만나면 느끼는 공통적인 특징이 몇 가지 있는데, 김 대표를 만나서도 느낄 수 있었다. 뭐랄까..순수함과 수줍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믹싱한 곡들이 대개 30분을 훌쩍 넘는 긴 음악인 것과는 반대로 말수가 적었다. 그래서 기삿거리를 챙겨가야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이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다며 “어지럽다”는 김 대표의 혼잣말에 웃음이 터졌다. 미안해서 더 물어볼 수가 없었다. 궁금한 게 많았지만 다음 기회에 물어보기로 하였다.

뮤텍_김태홍

 

무엇보다 어떤 계기로 DJ를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하다.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좋아했나?

■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헤비메탈 음악을 듣기 시작해   

김태홍 (대표, 단국대학교 대학원 컴퓨터과학과 음향신호처리 석사 졸업, 前 소리바다 개발본부 인프라지원팀 개발 담당 / 이하 김태홍) :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헤비메탈 음악을 즐겨들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는 일렉트로닉 음악을 주로 들었다. 당시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 ‘상아레코드’, 동호대교 옆 ‘신나라레코드’가 있는데 그 곳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음반들을 구해줬다. 일렉트로닉 음악은 DJ가 만드는 음악이라 자연스럽게 고등학생 때부터 DJ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관심분야는 컴퓨터였다. 유치원 다닐 때 형 컴퓨터를 갖고 주로 게임을 했다. 자신의 컴퓨터를 만지는 걸 싫어해서, 형이 집에 없을 때 주로 갖고 놀았다. 중·고등학교 때에는 ‘애드립’, ‘사운드캔버스’라는, 악보를 편집해서 연주할 수 있는 사운드 카드를 갖고 놀았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할 때도 학과 선택의 고민 없이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다. 대학교 1학년 때 본격적으로 DJ를 하겠다고 음악 장비들을 사기 시작했다.

 

학업과 DJ를 병행하는 게 어렵지 않나?

■ 학교는 입학만, 등교는 클럽으로

대학교를 입학하기 전, 클럽에 혼자 찾아가 DJ 일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내 전화번호만 받아놓고 연락이 없더라. 그래서 몇 번을 전화해서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배우러 오라고 했다.

사실 학교 다닐 생각은 없고 유명한 DJ가 되고 싶었다. 입학만 해놓고 클럽을 다니는 바람에 학사경고까지 받았다. 그런데 부모님이 내가 학사경고 받은 걸 알고선 나 몰래 입영 신청을 해놓는 바람에 군대를 가게 되었다. 군대 가기 일주일 전에 군대를 가야 된다는 걸 알았다. 

군 제대 후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 미국을 갔다. 1년 정도 머물렀다. 계속 있고 싶었지만 학교를 다니지 않고 혼자 미국에서 사는 데 따른 여러 어려움이 있어서 한국에 돌아오게 되었다. 

미국을 다녀온 후 국내 DJ 활동을 하다가 신문기사에 나온 걸 보게 된 부모님은 그 이후 김 대표를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을 다녀온 후 국내 DJ 활동을 하다가 신문기사에 나온 걸 보게 된 부모님은 그 이후 김 대표를 적극적으로 응원하고 있다고 한다

 

DJ의 꿈을 이루고 난 후 스타트업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 음악 검색에 있어 불편한 점을 해결하고파

한국에 돌아와서도 DJ를 했다. 그러던 중에 ‘음악을 자동으로 정리해주는 기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로써는 최소한의 키워드(가수명, 곡명 등)을 알고 있지 않으면 원하는 음악을 찾기 어렵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은 음악 콘텐츠가 비슷한 곡을 찾아주는 내용기반 검색엔진이다. 그게 리듬이 될 수도 있고, 빠르기, 사운드가 될 수도 있다. 템포, 리듬 패턴, 조성, 코드진행 패턴 등을 MP3와 같은 디지털 음원 파일의 분석을 통해 추출한 후 검색엔진에 인덱싱하는 형태인 것이다. 내 아이디어는 음악을 찾아 듣는데 있어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은 욕구로부터 나왔다고 할 수 있다.

2008년도에 이런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DJ를 그만두고 프로그래밍을 배우기 위해 학교(입학만 해놓고 안 다니던)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학원까지 갔다. 대학원까지 진학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 내 아이디어와 비슷한 프로젝트가 대학원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어

우리 학교에 마침 내 아이디어와 비슷한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위탁 연구였는데 음악자동분류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대학원에는 공학적인 신호처리를 공부한 사람은 많았다. 하지만 음악적인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는 사람은 없어 애를 먹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그 부분을 맡아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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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텍(MuTek)이 연구 개발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소개해달라 

■ 음악 특징벡터 추출엔진 및 이를 활용하여 비슷한 음악을 찾아주는 내용기반 검색엔진

음성인식이나, 군사 목적의 음향신호처리 기술은 오래 전부터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음악 분야의 기술은 상대적으로 성숙도가 낮고 다른 분야의 신호처리 기술을 차용해서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음악 분석에 대한 정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상용기술에 대한 신뢰도 낮은 상태이다.

음악특징벡터 관련 연구분야는 신호처리와 함께 음악을 깊이있게 이해하지 않고는 접근자체가 어렵다. 뮤텍은 음악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음악특징벡터 추출엔진을 연구 및 개발하고 있다.

■ 실제 음악 정보를 검색해서 추천해주는 게 아닌, 사용자 청취 패턴 분석을 통해 음악을 추천해주고 있는 타 서비스

라스트FM, 판도라, 아이튠즈의 ‘지니어스’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 프로파일링을 통한 협업 필터링을 기반으로 유사음원을 찾는다. 사용자가 어떤 음악을 자주 듣는지를 통계 내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추천해주는 기술은 대규모의 온라인 서비스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지 않으면 활용이 불가한 기술이다. 또한 검색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대단한 노력으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실제 음악의 내용자체를 검색해서 추천해주는 것이 아닌, 사용자 청취 패턴의 분석 활용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실제 추천 및 검색결과에는 이질감이 많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내가 개발하려는 검색엔진은 여타 상용 검색엔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정확도로 실제 음악의 내용이 보다 유사한 음악을 찾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그 응용 또한 기대되는 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 음악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시장이 열리기를 희망

음악 관련 기술에 대한 검증은 결국 사람의 귀로 이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오랜 인고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 기술이 시장에서 활용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작은 돌멩이가 잔잔한 호수에 떨어져 분명한 물결을 만들듯이, 뮤텍의 기술이 시장에서 모두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결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소수의 음악 전문가만 활용하는 기술이 아닌, 음악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시장이 열렸으면 한다.

 

향후 계획/목표에 대해 알려달라

■ 음악 검색 No. 1

향후 1년간 꾸준히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음악검색에 있어 최고가 되겠다.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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