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M, 국내최고 창업 등용문 자리매김

대상 이정수 플리토 대표 “16년간 타국 돌며 생활…`SNS 번역` 수요 찾아내”

◆ 매경 모바일창업코리아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슈퍼스타M` 오픈 IR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가 2분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하고 있다. 이날 모인 청중 600여 명도 가상머니로 베팅을 하며 점수를 매겼다. <김재훈 기자>
지난 14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슈퍼스타M` 오픈 IR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가 2분 엘리베이터 스피치를 하고 있다. 이날 모인 청중 600여 명도 가상머니로 베팅을 하며 점수를 매겼다. <김재훈 기자>

어릴 적 사업하는 아버지를 따라 안 가본 나라가 거의 없었다. 쿠웨이트ㆍ미국ㆍ영국ㆍ사우디아라비아 등 한국과 다른 문화와 언어권의 나라를 돌아다녔다. 타국 생활만 16년. 귀국해 대학에 다닐 때는 투어 가이드로 외국인과 현지인 사이의 언어 장벽을 실감했다. 여행정보 관련 소셜 번역 서비스 회사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국내 유수 대기업을 그만두고 창업한 뒤 영국 런던에서 벤처컨설팅을 받으며 넉 달간 4000원짜리 샌드위치만 먹으며 꿈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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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매경미디어그룹 주최로 열린 `2013 모바일창업코리아`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슈퍼스타M(대상)으로 뽑힌 이정수 플리토 대표(30)는 태생적으로 글로벌을 지향했고 외국어 번역 사업에 통달해 있었다. 2009년 경기 불황으로 취업난이 극심했던 때 이 대표는 SK텔레콤에 당당히 입사했다. 하지만 입사 후에도 벤처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SKT에서 사내 벤처로 소셜 번역 관련 서비스를 계속 진행해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그는 직접 회사를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한번 사는 삶인데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생각한 그는 사표를 내고 지난해 9월 `플리토(flitto)`라는 회사를 창업했다.

플리토는 설립되자마자 유럽 유명 인큐베이터인 `스프링보드(현 Techstars London)`에 뽑혀 런던과 실리콘밸리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초반 영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넉 달간 팀원 세 명이 함께 거주하며 `알거지 생활`을 해야 했다. 투자금 5억원은 받아놓은 상태였지만 그 돈을 아끼기 위해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다.

오른쪽이 이정수 플리토 대표
이정수 플리토 대표(오른쪽)

넉 달간 악착같이 버틴 결과 서광이 보였다. `외국어 콘텐츠를 SNS로 전송해 실시간 번역을 의뢰하는 서비스`인 플리토의 가치를 미국에서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회사로는 처음으로 실리콘밸리 소재 페이스북 본사에서 사업설명회를 열기도 했고, 올해 1월 미국 최대 IT 박람회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 2013에서는 여러 해외 언론사로부터 `톱10` 서비스로 소개됐다. 그리고 마침내 `2013 모바일창업코리아 슈퍼스타M`에서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 대표는 이날 우승 발표 후 “창조 IT라는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IT기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단문 번역 서비스를 넘어 장문 서비스도 내놓으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오전에 예선을 통과한 21개 팀의 `2분 엘리베이터 스피치` 때부터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특히 유료 행사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엔 무료로 열려 사전 온라인 등록만 400명 이상에 달했다. 현장에서도 6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려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다. 오후에는 본선에 진출할 7개 팀을 선정해 심사위원 질의응답이 포함된 12분간 오픈 방식 회사 소개(IR)와 함께 가상 투자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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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토는 이날 심사위원 5명과 청중에게서 총 62억원의 가상 투자를 받아 1등을 차지했다. 2위 팀과는 3억원 차이였다. 플리토는 상금 1000만원과 함께 오는 10월께 코트라가 주최하는 `스타트업 왕중왕전`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날 2위를 차지한 `스마일패밀리(Smile Family)` 의 김동신 대표(32)는 이미 `엑시트(매각)` 경험이 있다.

2007년 9월 일본 게임회사인 그리사가 당시 김 대표가 운영하던 `파프리카랩`이라는 게임회사를 인수했다. 김 대표는 “회사명이 스마일패밀리인 만큼 앞으로도 가족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많이 내놓고 해외 시장으로도 적극 진출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아시아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를 반영해 올해 `원아시아 세션`을 도입했다”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벤처들이 글로벌로 도약하도록 매경이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록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은 “2년 전 창업국가 저자인 이스라엘 사울 싱어와 함께 참석했는데 행사가 두 배로 커졌다”며 “모바일창업코리아가 국내 최고 스타트업 등용문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글 : 손유리 기자(매일경제)
출처 : http://bit.ly/17tvW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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