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업은 울돌목을 찾아야 한다

간혹 스타트업이 시장에 나오면서 남녀노소 상관없이 시장으로 선택하고 사업을 벌여나가는 경우가 있다.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가지고 있는 자원이 많다면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히려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전에 본인이 가진 자원이 먼저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거기다 세분화된 시장에서 유사한 경쟁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시장 상황에 따라 대기업이 참여하면 어떻게 될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울돌목에서의 싸움)을 생각해 보자.
명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의 주도하에 조선의 배 13척으로 일본의 배 133척과 싸워이긴 전투다. 전쟁은 자고로 자원이 많아야 이기는 법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바다에서 싸우면서 배 13척으로 그 열 배에 해당하는 133척과 싸워 이긴다는 것은 현실성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명량해전은 남해안 진도 부근에 있는 명량(울돌목)에서 벌어졌다. 일본군 133척을 물살이 거세고 수로가 협소한 명량(울돌목)으로 데리고 들어온 것이다. 수로가 협소하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상대의 배가 줄 서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133척의 배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게 아니고, 서너대씩만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13척의 배로도 싸울 수가 있다. 13:133이 아니라, 13:4, 13:5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명랑해전
나보다 큰 경쟁사와 싸워야 할 때는 이렇게 작은 공간에서 싸워야 한다. 작은 공간이란 시장에서 고객 세분화를 잘 한 니치(niche)를 찾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공간은 내가 가장 잘 아는 공간이다. 일단 이 공간으로 적군이 들어오면 내가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힘을 키워가며 큰 공간으로 나와야 하는 것이다.

처음 싸이월드가 시장에 나왔을 때, ‘이렇게 좋은 서비스는 모두에게 알려야 해.’ 라는 전략으로 무제한 마케팅을 실시했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거기다가 고객이 다양하다보니 요구하는 바가 너무나 다양했다. 그러다보니 고객 만족도를 최대화시키는데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절치부심하던 싸이월드는 고객 세분화를 다시 하기 시작했다. 세분화하고 세분화했다. ‘자기 표현을 하고자 하는 20대 여성’으로 세분화하고, 이들을 모으기 위한 마케팅은 집중할 지역을 더 나누고 나누어서 진행했다. 그리고 그들의 니즈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내가 타깃팅하고 있는 나만의 울돌목은 어디인가? 이 영역에서만큼은 누가 와도 이길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글 : 조성주
출처 : http://goo.gl/gtmX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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