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격에 대한 집착

0
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10661825@N07/7789480372

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10661825@N07/7789480372

최근에 개봉한 크루즈 패밀리는 동굴 원시인의 여행담을 다룬 영화다. 크루즈 패밀리의 가장인 그루그는 사나운 맹수에게서 척박한 환경에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 새로운 것, 낯선 것을 모두 금기시한다. 말하자면 몇 달 전이나 어제나 오늘 그리고 내일도 늘 똑같은 일만 일어나길 바라면서 동굴에서 머문다. 하지만 어느날 영원할 것이라 생각한 동굴이 무너지고 지각 변동으로 삶의 터전을 이루던 동네도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이때 새로운 세상을 찾아서 여행하는 청년 가이를 만난다. 가이는 호기심이 많고 어제에 머물기보다 새로운 곳을 찾아 여행하길 좋아한다. 당연히 과거 지향적인 그루그와 미래 지향적인 가이는 사사건건 충돌한다.

사람들에게 좋은 성격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백인백색이라 했듯이 다양한 답이 나올 것이다. 어떤 사람은 외향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이 좋다고 하고, 타인을 잘 배려하고 성실한 사람이 좋은 성격을 지닌 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람의 호불호에 따른 좋은 성격의 정의가 아닌, 명확한 기준에 따른 좋은 성격이란 무엇일까?

단연코 좋은 성격이란 무엇 무엇이라고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진화론의 관점에 따라서 생존에 유리한 성격이 가장 좋은 성격이라 정의한다면, 현재 인간이 보이는 다양한 성격은 결과적으로 모두 좋은 성격이라 할 수 있다. 즉 자연선택에 의해서 생존에 위협을 주는 나쁜 성격은 모두 제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크루즈 패밀리의 고집불통 가장인 그루그는 일견 나쁜 성격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그루그는 신경성이 매우 높은 캐릭터다. 매사에 조심하고 새롭고 변하는 것에 대해 극도로 민감하다. 그루그가 사는 시대는 온통 주변이 적이다. 따라서 어제와 동일한 것에 끌리는 것이, 새로운 것보다 낫다. 즉 한몸을 보전하는 경우에 신경성이 높다는 건 좋다. 하지만 세상이 급격히 변한다면, 어떨까? 동굴이 없어지고 땅이 가라지는 경우에도 익숙한 것과 결별하지 못한다면, 생존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경우엔 가이처럼 새로운 것을 쫓는 외향성이 높은 게 유리하다. 하지만 온통 적이고 변하는 게 적은 경우엔 새로운 것을 쫓다가, 예를 들어 맛있어 보이지만 독이 든 과일을 호기심에 먹어보는 것은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생존과 관련지어 이야기했지만, 좋은 성격이란 그 성격을 지닌 사람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성격이 도움이 된다면 좋은 성격이고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나쁜 성격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성격의 좋고 나쁨이 결정되고, 그렇다고 해도 그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부족한 것, 혹은 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에 따라서 좋은 성격을 규정하고, 자신의 성격이 그것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자신을 괴롭힌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발전의 동기가 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좋은 성격에 대한 끊임없는 집착은 자신을 괴롭게 할 뿐이다.

진화론적으로 당신은 이미 유구한 세월을 살아온 존재다. 그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훌륭한 성격을 지닌 것이다. 이런 말이 좋은 성격에 집착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말은 어떨까? 사람들 사이에서 성격 차이는 큰 것 같지만, 종과의 차이는 그에 비교도 할 수 없이 크다. 말하자면 당신과 나와의 성격 차이는, 침팬지의 성격과 비교했을 때 모두 같은 성격을 지녔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따라서 우리는 모두 성격 좋은 사람들이다.

글 : 신승환
출처 : http://goo.gl/VRCJ7

About Author

/ root@talk-with-hani.com

신승환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관리, 프로세스 컨설팅 등의 업무를 십 년간 수행했으며, 현재는 차량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읽은 것과 생각한 것을 블로그(http://talk-with-hani.com)와 트위터(http://twitter.com/talkwithhani)에 꾸준히 남기려고 노력한다. 지은 책으로는 '시지프스를 다시 생각하다',‘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와 ‘도와주세요! 팀장이 됐어요’가 있으며, 다수의 IT서적을 번역하였다.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
MS  httpwwwventuresquare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