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하게, 꾸준하게, 묵묵히’ 크몽 박현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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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이던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재미 삼아 게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었던 박현호 대표. 그 후로 전자상거래 솔루션과 PC방 솔루션 개발, 게이머들을 위한 온라인 광장, 생활 정보 사이트 등 그는 사업 아이디어를 쉴새없이 실천으로 옮겼다. 그리고 ‘쉴새없이’ 실패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치지 않느냐, 다시 사업을 하는게 부담이 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런데 그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지로 살아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싶다. 그래서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난 하기 싫은 건 절대 못한다. 그러므로 선택의 여지 자체가 없는 셈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아버지가 매일 자신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게 듣기 싫었다고 한다. 그런 생각(사업가로 살아가는 걸 포기하는 것)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비즈니스 미팅 때문에 서울에 잠시 올라온 그를 합정동에 위치한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 수없는 실패를 경험하였다

그 후로도 창업에 대한 도전은 계속되었다. 2001년에 이종격투기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어서, 1경기당 500원을 결제해야 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로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공익 근무요원으로 복무할 때에는 ‘WOW’라는 게임의 아이템을 국제 거래할 수 있는 장터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005년에 엔젤투자를 받아 사업을 시작하였지만 미국과 중국 사용자에 대한 문화적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고 한 게 화근이었다. 페이팔을 통한 개인 간 국제 거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중간에서 해결할 방법이 없더라. 한편으로는 그 기간동안 광고비를 많이 집행해놓은 상태였다.

비즈니스 마인드로 접근하기보다는 커뮤니티 마인드로 접근했어야 하는데 빨리 서비스를 키워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인해 서비스는 신뢰를 잃고 추락했다. 이후에 다양한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하였으나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서울에서 신용불량자로 살았다. 결국 사무실 운영도 어려워지고 생활비조차 없어져 2010년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집으로 내려갔다. 10여년 간의 사업은 그렇게 빚과 경험만 남았다.

 

■ 조급함을 느끼게 된 이유는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이었나?

처음에 창업했을 때에는 조급함이 없었다. 오히려 나름 내 자신을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사업 실패 후 창업을 할 당시에는 내 주변 모습이 변해있더라. 친구들은 사회에서 어느 정도 자기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데에 반해 난 아직 대학도 졸업 못한 학생에 불과했다. 그러면서 내가 예전에 잃었던 것들이 머리 속에 계속 맴돌았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뒤쳐져 있다는 생각에 빨리 만회하고 싶었고, 회복하고 싶었다. 빨리 성공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심했다. 그래서 사업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하기보다는 단기적으로 바라보고 빨리 회사를 키우려고 했다. 서비스 본질보다는 비즈니스에 치우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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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몽은 2011년 지리산 자락의 작은 방에서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 지리산 자락에서 도를 닦는 기분으로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깨달은 바는?  

2010년 9월에 산청에 내려와서 어떤 사업을 해야할 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관점을 바꾸었다.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만들면, 그것이 진화하여 나중에는 저절로 비즈니스가 될 수 있겠다’라고 깨달았다. 모든 부담감을 잊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을 위해 전세계 수천여 개의 사이트를 찾아다녔다.

그 결과 몇 가지 아이템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스라엘에서 만든 파이버(fiverr.com)라는 서비스였다. 최소 5달러에 소일거리를 대신 해주는 사람들이 모인 장터였는데 국내에서도 한 번 시도해볼만한 서비스라고 판단하였다. 먼저 사이트를 열고 사용자 피드백을 받아 서비스를 향상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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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서비스가 지금의 ‘크몽’인건가?

그렇다. 우선 한정된 자원을 갖고 사람들에게 크몽이라는 서비스를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딱 떠오른 게 페이스북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IT 전문가들 위주로 마케팅하였고 그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니까 언론에도 소개가 되었다.

크몽은 재능을 상품화시켰다는 것이 핵심이다. 프리랜서들을 위한 구인·구직 사이트와는 달리 개인의 재능을 상품화하여 가격을 명시해놓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재능인을 연결시켜주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능에 가격을 매겨놓아 바로바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단순화시켜놓았다. 구매가 일어나면 크몽 내 주문시스템에서 대화와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고 대화 도중에 추가 작업이 필요한 경우 추가 결제를 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활성화의 주역은 캐리커쳐 재능이었다. 노래불러주기, 모닝콜 등의 재능은 수익이 일어나기 힘든 재능이지만 캐리커쳐의 경우 자신의 온라인 계정에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자극하였다. 서비스 초기에는 재미있는 재능들이 주를 이루었고 이후에는 로고제작, 그래픽디자인, 마케팅, 번역 등 업무에 필요한 재능들이 많이 거래되면서 상업적인 마켓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점차 큰 규모의 거래도 일어나서 초기에는 10만원으로 제한했던 재능 금액을 500만원으로 변경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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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오는 사업의 여정에서 느낀 점은?

“단순하게, 꾸준하게, 묵묵히”

실패도 많이 하고 고민도 많이 했는데, 결국 ‘진리’라는 건 다 통하는 것 같다. 많은 책들을 보았는데 다같이 강조하고 있는 말이 이 3마디 말이었다. ‘단순하게, 꾸준하게, 묵묵히’

사업을 한다는 것은 추상적인 아이디어를 단순화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화가 사업의 본질인 것 같다. 막연한 100가지 아이디어보다 단순한 하나의 아이디어를 실행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처음부터 서비스가 완벽할 수는 없기에 꾸준하게 개선시켜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항상 조급함 때문에 일에 들떠서 실패를 겪었는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끝으로 하고픈 말

한 번에 성공을 하면 그 성공에 대한 소중함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분명한 것은 성공에는 운도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인데, 한 번에 성공을 할 경우 그게 다 자신의 능력 때문에 성공했다는 자만심이 생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른 걸 하더라도 또 성공할 거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운과 타이밍, 그리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몽은 ‘재능쇼핑’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경남 진주에 위치한 스타트업이다. 크몽에서 비즈니스에 필요한 디자인, 마케팅, 기술 등 다양한 업무를 재능인을 통해 저렴한 비용에 지원받을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이 크몽을 통해서 도움을 얻었으면 한다.

 

안경은 기자 elva@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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