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트리]고향 땅에서 얻은 교훈

Ross Geesman은 시지온의 글로벌 매니저입니다. 이 글은 미국 진출을 꾀하는 한국 스타트업을 위해 쓰는 그의 첫 포스트입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Ross는 글을 통해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함께 나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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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 영리한 사람이 문제를 피해나갈 때 멍청이들은 문제를 찾고 다닌다.)

테이크아웃 중국음식에서 나온 운세. 이 포스트에 적당한 것 같다.

한국에 오래 살긴 했나 보다. 미국의 생활방식을 다 잊어버린 듯, 길에서 사람과 부딪히면 한국말로 “미안합니다”라고 하고 캐쉬어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이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참는다. 한국에서의 삶의 빠른 속도에 익숙해져서 그보다는 느긋한 미국의 삶을 잊어버렸다. 세 사람이 살 집을 마련하는 데 하루나 이틀이면 충분할 줄로 생각했는데 그건 한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고 비슷한 규모의 도시인데도 미국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임을 순간 깨달았다. 내 나라에서 마치 외국인이 된 듯한 느낌을 받으며 지냈지만 그래도 지난 몇 주는 나 개인에 있어서나 LiveRe의 미래를 위해서도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최고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 포스트에 그간 느낀 것 몇 가지를 적어봤다. 딱히 혁신적이거나 획기적인 내용은 없지만 한국 스타트업들이 미국에 대해 가진 막연한 인상을 바꿔줄 수 있을 것 같다.

1. 네트워킹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한국에 있을 당시, 몇 달 동안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얻기 위해 미국에 보냈던 제품소개 메일 중 셀 수 없이 많은 수가 답장이 없었다. 그러나 그 이후, 지난 몇 주간 진정 놀라운 경험을 했다. Acceleprise에 있는 파트너들이 그들의 연락망을 우리에게 공개하고, 서른 군데가 넘는 곳에 우리 제품을 소개해주었으며 그 중 한 군데도 빠짐없이 우리에게 전화를 주거나 미팅을 요청한 것이다. 이 글을 빌어 연락에 응해드리지 못한 분들, 물론 스팸이 아닌 진실된 목적을 가지고 연락을 주신 분들께, 저는 결코 무시할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면서, 반드시 확인 후 답신할 것을 또한 약속합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 두 번째로 느낀 점을 적어보면,

2. 많은 사람과 이야기하라.

Acceleprise의 멘토 중 한 분께서 가능한 모든 사람과 이야기해보라고 조언하시면서 만나서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많이 들어보라고 말씀하셨다. 그들 중 누군가가 나를 잠재고객이나 투자자에게 소개해줄 수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줄 수도, 혹은 뜻하지 않은 좋은 일이 생기게 해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몇 주간 이 말을 명심하고 실행에 옮겼고, 이미 엄청난 성과를 얻었다. 만약 아무 성과가 없다면 또 다른 인맥을 찾아 나서면 된다. 동네에 있는 애견산책길에서 만난 어떤 남자에게도 우리 이야기를 하고 주중에 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는데, 알고 보니 그의 약혼자가 우리가 만나고 싶어하던 출판사의 마케팅부서 직원이었다. 만약에 이런 우연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친구를 한 명 얻은 건 확실하니 어차피 윈윈(win-win) 아니겠는가.

3. 모든 것을 사전에 연습하고 전부 기록하라.

지난 몇 주간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과, 전화상으로나 물리적으로 하루 평균 서너 건의 미팅을 가져보니 사전에 미팅을 이끌어갈 전반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되었다. 2, 30분 안에 당신이 누구인지, 회사의 전반적인 스토리가 무엇인지, 제품은 어떤 것인지 다 설명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도 다 듣고, 거기에 당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미리 상대방과 그의 비즈니스에 대해 조사해놓고 어떻게 미팅을 이끌어갈지 세세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팅이 끝나고 난 뒤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그날 다뤄진 내용을 요약하여 적어두자. 나중에 기록하려 해도 기억은 몇 시간 뒤 금방 사라져버린다.

4. Boomerang을 사용해보라

이메일로 모든 미팅 스케줄을 다루다 보니 메일함이 엉망이 되었다. 그래서 최근에 구글 크롬의 확장 버전인 Boomerang을 사용하게 됐는데 이름 그대로 특정 시간 안에 메일이 제일 최근 메일처럼 가장 위로 돌아오게 해주어 상기시켜주는 기능이 있다. 상대방이 일정 기간 안에 답신하지 않을 경우, 보낸 메일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멘토 분들 중 몇 차례 메일을 드린 후에야 대답을 주시고 미팅을 잡아주신 분들이 계신데, 이런 경우 상당히 유용했다(그분들의 익명성을 보장해드리겠다).

5. 확실한 방법대로 하라.

최근에 Steve Blank와 Bob Dorf의 저서인 <The Startup Owner’s Manual: The Step-By-Step Guide for Building a Great Company>를 읽고 있다. 아직 8분의 1도 읽지 않았지만 책에 나온 고객 개발 프로세스(customer development process)는 우리가 미국 시장에 진입할 때 겪는 문제들에 대한 접근을 보다 분명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다.

글 : Ross Geesman
출처 : http://goo.gl/fmZ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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