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소중한 순간들마다 함께 할 영상 플랫폼을 만드는 ‘쉐이커미디어’ David Lee 대표

쉐이커미디어 David Lee 대표
쉐이커미디어 David Lee 대표

평범한 캐나다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David Lee 대표(33). 그는 부모님의 권유로 선행학습을 하였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었다. 대신에 그가 꽂힌 건 사업이었다. TV를 보다가 우연히 인터넷 이메일 광고를 접하고선 친구와 함께 소규모 회사들의 웹사이트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의 나이 무려 14살 때였다.

친구 집 지하실을 사무실 삼아 노란 전화번호부 책자에 나와있는 동네 회사 번호들로 다짜고짜 전화를 걸어 웹사이트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둘 다 웹사이트를 만들 줄 몰랐는데도 불구하고 html을 배우면서 사업을 할 만큼 당돌했다.

운 좋게도 그 실행력은 인터넷 시대가 열리던 당시 시장에서의 수요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캐나다 기업은행 회장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로 대기업 간의 물물거래 플랫폼까지 만드는 회사로 몸집이 커졌다.

“회사가 성장하는 걸 구경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진짜 사무실을 만들고, 직원들이 출근하기 시작하고, 전략 회의에 참석하여 의견을 경청했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인터넷으로 과외를 할 수 있는 영상 서비스를 두 번째 창업 아이템으로 결정하였다. 하지만 인터넷 속도, 불안정한 화상통화 품질 등 당시의 시대적 여건을 고려하지 못한 서비스는 그에게 쓰디쓴 실패를 안겼다. 고객에게 ‘이 서비스는 무조건 좋은 것이다’라며 밀어넣었던 셈이었다.

회사가 첫 번째 성공을 통해 눈부시게 성장했다면 정작 David Lee 대표는 첫 번째 실패를 통해 진정한 사업가로 성장하게 된다.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다른 아이디어가 있을 때 내 아이디어와 비교하면서 어느 것이 맞는 것인지 찾아가는 대화를 할 줄 몰랐다. 실패를 하고 난 다음에 ‘감정 없이 대화를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었다. 나한테 실망하고, 주변 사람들을 실망시키면서 사업 준비가 부족했다는 점, 아직 배울 것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마음을 열고선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느끼게 되었다. 그 후로 내가 많이 변했다”고 말하는 David Lee 대표의 눈빛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이를 계기로 그의 ‘무서운’ 실행력은 ‘사업’이 아닌 ‘배움’을 향하게 된다. 그는 2가지를 반드시 마스터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영업과 개발이 바로 그에게 부족한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캐나다에 있는 대기업 보안 소프트웨어 벤처 회사에 취직하여 2년 간 영업 업무를 담당한 후 한국에서 인터넷 영상 회의 서비스 회사에서 2년 간 제품개발 업무를 담당한다. (그가 2009년에 내놓은 ‘wetoku’라는 서비스는 미국의 파워블로거들 대부분이 애용하는 서비스가 되었고, Mashable에서 ‘Top 5 Social Media Gadget(2009)’, ReadWriteWeb에서 ‘Top 10 International Web Product(2009)’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영업을 하면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기본 규칙과 노하우를 배웠다. 남한테 돈을 받는 게 얼마나 힘든지, 돈을 받고 나서는 얼마나 책임이 큰지를 느꼈다.”

그렇게 4년이 흐른 후 ‘프리미엄 영상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보다 정교한 사업모델로 진화를 거듭해 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2010년 10월, ‘쉐이커미디어(Shakr Media)’ 법인을 설립하였다.

 

 

■ ‘쉐이커(Shakr)’ 서비스에 대해 소개해달라 

shakr

 

프리미엄 비디오 제작 플랫폼, ‘Re-imagine Everything To Video’

쉐이커(Shakr)‘는 맞춤형 영상 편집 플랫폼이다.

연애, 프로포즈, 결혼, 신혼여행, 임신, 아기, 자녀 졸업, 자녀 생일 등 한 사람의 라이프사이클 안에서는 수많은 이벤트가 생기고 이를 기록으로 남겨 간직하고픈 마음이 있다. 하지만 퀄리티 있는 영상을 만들려고 할 경우 우선 비용이 비싸서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전문가의 손을 거친다 하더라도 자신이 직접 만든 영상이 아니라서 완성본을 보고 100% 만족하기도 쉽지 않다.

“왜 추억을 담을 동영상 하나 만드는 게 이리 어려울까?”

쉐이커는 누구나 언제든지 저렴하게 개인 동영상을 직접 편집할 수 있는 시대를 열려고 한다. 컴퓨터가 서툰 사람도 테마별로 제공되는 템플릿을 통해 쉽고 빠르게 영상 앨범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기존에 갖고 있는 사진, 동영상을 영상 템플릿에 얹은 뒤 빈 칸에 적절한 텍스트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5분 안에 전문가 수준의 영상이 무료로 완성된다. 완성된 영상은 스트리밍으로 여러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으며, 고화질 영상(720p HD)으로 저장하고 싶을 경우 10,000원~50,000원이라는 저렴한 비용으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쉐이커 서비스로 만든 어느 사용자의 생일 축하 동영상)

 

쉐이커는 라이프사이클 안에서 발생하는 모든 개인 콘텐츠를 담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 사용자에게 평생에 걸쳐 가치를 줄 수 있다. 단순히 경쟁사처럼 결혼식, 아기 돌잔치 때만 영상을 제작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프리미엄 영상을 만들 경우에 중요한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쉐이커는 동영상 편집에 있어 막막함을 느낄 사용자들을 위해 템플릿 제작 단계에서 스토리텔링 라인을 제공한다. 영상 템플릿들은 쉐이커미디어 내에서도 만들지만 디자이너들이 디자인, 가격을 정한 후 쉐이커에 입점하여 보다 다양한 템플릿을 제공한다.

 

shakr_service

 

쉐이커의 ‘Platform Thinking’

바로 이러한 확장성이 쉐이커의 강력한 사업모델이다.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쉐이커 생태계’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쉐이커는 API를 오픈,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이도록 한 후 사용자가 고화질 동영상을 다운로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수익을 나누어갖도록 하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 익숙한 단말기(PC, 모바일, 스마트TV)에서 템플릿을 선택 후에 개인 영상을 제작하는 사용자
  • 쉐이커 API를 통해서 영상 만들기 기능을 추가로 제공하는 앱 개발자
  • 영상 템플릿을 제작 후 입점하는 디자이너

현재 국내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2곳과 제휴한 상태이며 곧 스마트TV를 통해서도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쉐이커는 사용자들이 동영상 제작 과정 뿐만 아니라 결제 과정에 있어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신경썼다. 결제 한 번 하려고 했다가 ‘액티브X(Active X)’를 설치하느라 짜증이 났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쉐이커는 사용자를 액티브X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페이게이트(paygate.co.kr) 결제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카드사, 카드번호, 유효기간만 입력하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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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커미디어 사무실 내 서버

 

■ 향후 계획 및 목표

쉐이커는 개인의 추억을 담고자 하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뿐만 아니라 영상 광고를 제작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보통 소규모업체에서 영상 광고를 만들려면 어려운 점이 많았고 광고의 품질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쉐이커는 파괴적인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10월에는 iOS 앱이 출시되어 모바일로도 동영상 제작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내년 초에는 스마트TV와 스마트폰 컨버전스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미국, 남미, 일본 등 선진국의 광고시장 모두를 겨냥하고 있다.

 

■ 끝으로 하고픈 말 

10년 넘게 영상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지 나는 무엇을 보든 영상으로 변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매월 아파트 관리비에 나오는 그래프조차도 말이다. 모든 데이터를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에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모든 것을 다시 포장하는 것이다.

나는 첫 고객이 결제했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왜냐하면 결제를 했다는 건 사용자 자신이 서비스를 통해 가치를 받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분을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만들어드릴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그동안 개발과 디자인 과정에서 행복 가치를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앞으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나눠주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다.

쉐이커미디어는 ‘Good & Great Company’가 되고자 한다. ‘Good’은 좋은 회사를 만들자는 의미이다. ‘Great’은 사업의 수준이자 쉐이커미디어의 목적이다. 어떤 회사는 이 둘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던데 우리는 둘 다 가져가려고 한다. 그리고 매일 조금씩 이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안경은 brightup@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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