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가로막는 창업가 연대보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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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36495803@N05/847453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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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투자한 지분만큼만 책임지는 주식회사의 근본적 특성은 1602년에 설립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 이전의 아시아교역 회사들은 높은 수익성만큼 배의 난파나 해적의 약탈과 같은 손실의 위험도 컸다. 이 때문에 많은 투자자가 수익과 위험을 분담하는 주식회사가 출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유한책임 원칙은 우리나라에서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다. 기업 대주주 및 대표이사의 배임행위를 사전에 막겠다는 취지에서 도입한 연대보증제도 탓이다. 대출이나 보증보험증서를 발행할 때 신용과 담보를 보강할 목적으로 연대보증이 광범위하게 요구되면서 상법상의 주주 유한책임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연대보증 문제는 기업의 불투명성과 경영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우려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손쉽게 담보를 확보해 채권을 회수하겠다는 금융기관의 안일함이 더해지면서 악습으로 굳어져 왔다.

연대보증은 담보가 부족한 서민과 영세 상공인이 쉽게 돈을 빌릴 수 있게 하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의 위험관리 소홀과 책임성 약화, 권리 남용, 금융 소비자의 사회경제적 재기 기회 박탈 등 역기능이 더 많다. 특히 성실한 창업가와 기업인까지 범법자로 몰락시켜 창업 의지를 저해하고 재기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다. 창업자금을 투자보다 융자로 충당하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연대보증의 의미가 더욱 크다. 에인절 투자가 유명무실한 현실에서 대부분의 창업가가 연대보증을 통한 대출로 사업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발생한 연대보증금액은 1조827억원, 보증인 수는 4676명이다. 이 가운데 5년 미만의 창업기업이 빌린 금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같은 기간 창업한 기업 3만7913개 가운데 청년 창업은 1만803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능력과 열정을 가진 청년 창업가들이 연대보증의 늪에 빠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대량으로 양산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고용 없는 성장을 풀 가장 바람직한 해법은 창업이다. 그런데 벤처 창업의 본질적 특성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특히 청년 창업은 아이디어나 기술에 기반하는 사업의 특성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런 상황에서 연대보증이라는 규제의 멍에를 쓰고 출발하는 많은 창업가가 재기 불능의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아예 창업의 꿈을 제대로 꽃피우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는 연대보증제도의 개선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해 왔지만 여전히 미흡하다. 현재의 연대보증 폐지 정책은 창업자가 아니라 제3자 연대보증에 국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업 기업가에게는 이전과 달라진 점이 없는 셈이다. 연대보증으로 신용불량자가 돼 재기할 기회를 잃기 십상인 시스템 속에서라면 누구도 선뜻 창업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 7월 국내 주요 대학 공학계열 박사졸업 예정자 155명을 대상으로 졸업한 뒤 희망하는 직장을 조사했다. 이들 가운데 53%는 대학, 37%는 기업으로의 취업을 희망했고, 10%만이 창업을 원했다. 반면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와 조지아공대가 2010년 미 예비 공학박사 4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이들은 기업 47%, 대학 32%, 창업 21%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비즈니스로 연결하려는 동인이 약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청년 창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창업가 연대보증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창조경제도 실현이 요원하다. 역량 있는 젊은이들의 기술창업을 독려하기 위해 창업가의 경제적 능력이 아니라 보유 기술의 가치와 아이템의 우수성을 토대로 융자나 신용불량에 대한 두려움 없이 창업에 나서도록 도와야 한다. 창업과 창업 실패의 경험이 재창업과 취업에 있어 훌륭한 내적 자산이 되는 풍토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융자가 아닌 투자 중심의 창업환경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부는 금융권의 의식 전환을 선도하면서 연대보증 폐지에 따른 금융권의 후유증을 줄이는 방안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글 : 남민우
출처 : http://goo.gl/gBdv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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