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로 운동에 동기부여하기

얼마전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약간 과체중에 콜레스테롤수치가 높은 편이라고 한다. 나도 이제 마흔중반이 되어 가는 만큼 규칙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의사선생님에게 받았다.

사실 아파트 헬스센터에서 일주일에 3~4일은 조금씩 운동을 하는 편이다. 하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하기는 쉽지 않다. 거의 대부분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미국생활에서는 더욱 신체활동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보통 주차장에서 집이나 사무실정도의 거리만 걸어다닐 뿐이다. 저녁 약속이나 출장 등이 있으면 운동을 건너뛰는 경우도 많다.

Fitbit Flex (사진출처 : Fitbit.com)
Fitbit Flex (사진출처 : Fitbit.com)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문명의 이기를 사용해서 운동량을 관리해보기로 했다. 핏빗(Fitbit)이란 회사에서 나온 플렉스(Flex)라는 제품을 거금 108불(세금포함)을 들여서 샀다. 요즘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는 나이키 퓨엘밴드(Nike FuelBand)나 저본업(Jawbone UP) 비슷한 팔찌형 운동량 측정기구다.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새로운 디지털만보계라고 하면 될까.

원래는 Misfit Shine이 좋다고 누가 추천해서 그것을 사려고 했으나 내가 간 가게에는 아직 나와있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플렉스를 구입했다. 마침 한겨레신문에 이 제품의 리뷰가 나와서 링크해 둔다.(미스핏 샤인: 팔찌로, 목걸이로도 변용 디자인 돋보여…활동량 측정은 부정확) 알고 보니 미스핏 샤인이 한국업체가 ‘제작’한 것이라고 한다.)

자그마한 액정이 달린 만보계는 이미 많이 나와있지만 목에 걸거나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해서 불편하고 스마트폰과 연계해서 데이터를 관리하기가 불편해서 쓰지 않았다.

핏빗 플렉스는 새끼손가락반만한 작은 측정기기를 플라스틱형의 팔찌에 삽입해서 항상 몸에 착용하고 다닐 수 있게 해준다. 차고 있는 동안 내 걸음수, 이동거리, 운동시간, 소비칼로리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준다. 그리고 내 스마트폰의 앱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언제든지 원하면 앱을 통해서 현재 운동량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스마트폰과 직접 연결해 데이터전송을 해야 저본업 같은 제품과 비교해 강점이 있는 부분이다.)

나는 워낙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해서 초등학생이후 손목시계를 거의 찬 일이 없다. 시간은 항상 휴대폰으로 확인해왔다. 그런데 플렉스는 다행히 아주 가벼워서 손목에 차고 있다는 부담감이 들지 않는다. 방수제품이라 샤워할 때도 그대로 착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시도해보지는 않았다.)

가벼운 만큼 현재 시간을 보여주는 기능등은 없고 운동량을 측정하는데 충실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치면 LED램프로 오늘의 운동목표량을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보여준다. 5개의 LED불빛중 2개가 나오면 40%를 달성한 것이다. 기능이 단순한 만큼 배터리도 오래 지탱하는 편이다. 한번 충전에 5일정도 간다.

기대이상의 동기부여효과

사실 조금 써보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미 몇주동안 잘 사용하고 있다. 매일 목표량을 정해놓고 모바일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덕분에 매일매일 일정량이상의 운동을 지속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서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 기본으로 설정된 하루 1만보를 달성하면 찌릿찌릿 진동하면서 불빛이 번쩍거리는데 뭔가 달성했다는 쾌감을 준다. 덕분에 착용한지 한달이 되어가는데 단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1만보목표를 채웠다. 약속이 있어서 늦게 들어온 날도 조금이라도 운동을 더 해서 1만보를 채우려서 노력하게 됐다.

왼쪽은 모바일앱으로 보는 하루의 운동량. 연결할 필요없이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체크해주므로 편하다. 그리고 오른쪽은 내 이메일로 온 일주일간 운동통계.
왼쪽은 모바일앱으로 보는 하루의 운동량. 연결할 필요없이 블루투스를 통해 자동으로 체크해주므로 편하다. 그리고 오른쪽은 내 이메일로 온 일주일간 운동통계.

얼마전 만난 한 대기업임원분도 손목에 이런 기구를 차고 있었다. 나이키 퓨얼밴드였다. 잘 쓰고 있냐고 묻자 “평생 대기업에서 목표량을 채우는 인생을 살아와서 그런지 금세 익숙해졌다. 이 팔찌를 찬 이후 매일 한걸음이라도 더 걸어 운동목표량을 채우려고 한다. 평소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고 다니던 내가 이젠 웬만하면 걸어다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선물받아서 착용한지 4개월동안 자신도 놀랄 정도로 더 규칙적으로 움직이게 됐다는 것이다.

걷기-달리기이외의 운동측정은 어려운 것이 단점

하지만 단점도 있다. 걷기-달리기 이외에의 활동은 잘 측정해주는 것 같지 않다. 특히 자전거를 타는 것은 거의 기록이 되지 않아 아쉬웠다. GPS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는 하다.

또 기대와는 달리 수면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해주는 기능은 없었다. 번거롭지만 취침시에 매번 앱을 통해 취침을 시작함을 입력해 줘야 한다. 귀찮기도 하고 손목에 플렉스를 착용하고 자는 것이 불편해 이 기능은 이용하지 않았다. LED가 단순히 불빛 5개로 대략적인 목표대비 운동량을 보여주는 것도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단순하게 만들어서 배터리사용량을 늘리고 무게를 줄인 것은 장점이다.

스마트폰앱만으로도 운동량을 측정 가능

왼쪽이 Moves, 오른쪽이 Runkeeper. GPS로 이동경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탄 기록까지 해주는 것이 장점.
왼쪽이 Moves, 오른쪽이 Runkeeper. GPS로 이동경로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자전거를 탄 기록까지 해주는 것이 장점.

꼭 비싼 착용하는 측정기기를 사지 않아도 스마트폰만으로도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앱도 나와있다. 스포츠트래커(Sports Tracker, 안드로이드-iOS), 무브스(Moves, iOS), 런키퍼(RunKeeper, 안드로이드-iOS) 등이 있다. 이들 앱은 스마트폰의 GPS위치측정기능을 이용해 사용자의 이동궤적까지 챙겨서 보여준다. 하지만 무거운 스마트폰을 운동할 때도 항시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 구글글래스, 삼성스마트와치 등 몸에 착용하는 방식의 스마트기기가 쏟아질 것이고 사람들은 이를 통해 건강 및 자신의 모든 생활궤적을 관리하게 될 것이다. @gemong1님이 “나를 알아서 기록하라“포스트에 쓰신 것처럼 나와 주변환경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이런 기기와 앱이 일반화될 것이다. 가격은 갈수록 싸질 것이고 성능은 향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해 여러가지 새로운 서비스가 창조되지 않을까 싶다.

편리한 세상이긴 하지만 가면 갈수록 더욱 더 스마트기기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닌지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건강관리를 위해서 이런 Wearable device 사용을 한번 고려해볼 때가 된 것 같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91yf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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