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남자를 위한 맞춤 셔츠, 스트라입스를 만나다

벤처스퀘어와 전국 학생창업 네트워크(SSN)가 함께 하는 <스타트업 기자단>의 스타트업 인터뷰입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학생들의 기자단 활동에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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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에서 CEO까지 

“남성복 CEO” 와 “아이리버 프로덕트 매니저”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은 두 직책은 한 사람의 이력이다. 바로 맞춤 셔츠 제작업체 ‘스트라입스’의 이승준 대표이다.

이 대표는 아이리버에서 PM(product manager)으로 4년간 일했다. 이 대표가 하는 “관리”의 범위는 제품의 구상, 기획 단계에서부터 개발, 생산, 마케팅, PR에 이른다. 회사 제품이 고객에게 전달 되기까지 모든 과정에 개입되어 있는 직책이다. 회사의 각 부서가 해당 분야의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비효율을 줄여주는 사람이 바로 PM이다. 그는 영업팀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오전시간에서부터 개발팀의 주 활동시간인 새벽까지, 하루에 4시간 정도를 자면서 일 할 정도로 열정을 불태웠다. 강도 높은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그가 의욕적으로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아이리버의 제품이 대박을 칠 때 마다 느끼는 뿌듯한 쾌감이었다.

급격히 성장하던 회사에서 사업 전반의 기본기를 탄탄히 익힌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더구나 그에게는 아이리버에서 UX(user experience) 디자이너로 함께 일했던 든든한 동업자, 현 스트라입스 이창훈 이사도 있었다. 언젠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이라는 이 대표의 꿈은 현재의 스트라입스를 창업하며 이루어졌다.

보통 남자를 위한 패션 E-커머스, 스트라입스

스트라입스는 남성 맞춤 셔츠를 제작한다. 패스트트랙아시아, CJ오쇼핑이 공동 지원하는 4번째 스타트업으로 2012년 1월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론칭 1달 만에 9배 매출 신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지금까지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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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입스가 기존 남성복 맞춤 업체와 다른 점은 전문 스타일리스트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 치수를 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 패션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는 직장인 남성의 특성을 고려했다. 대부분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에 스타일링 상담도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치수, 피부톤, 체형 등의 정보는 홈페이지에 저장되어 여러 번 스타일리스트를 만날 필요 없이 클릭 몇 번으로 맞춤 셔츠를 받아볼 수 있다. 신체상의 변화(?)가 있다면 언제든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치수 정보를 갱신할 수 있다.

좋은 제품, 합리적인 가격에 집중

이 대표의 말하는 방식에서부터 스트라입스의 비전, 서비스 모두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SIMPLE AND FOCUSED, 즉 핵심을 제외한 군더더기는 모두 빼고 기본에 집중하는 것이다.

스트라입스는 심플하고 베이직하여 유행에 상관 없이, 누구나 쉽게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의 셔츠들을 판매한다.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봉제공장과의 제휴를 통해 품질 유지에도 집중하고 있다. 불필요한 간접 홍보나 트랜드 분석에 드는 비용이 없어 고객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맞춤 셔츠를 입어볼 수 있다. (4만~8만원 대) 또한 스트라입스는 잘못된 치수의 셔츠가 배송되는 등의 제품 문제가 생길 경우 100% 재제작을 지원한다. 높은 재구매율은 기본에 집중하는 스트라입스의 전략이 유효함을 증명해주고 있다.

스트라입스는 패션 IT 회사다

몸에 정말 잘 맞는 셔츠 한 벌을 만들기 위해서는 총 길이, 어깨 넓이, 팔 길이, 팔뚝 둘레, 손목 둘레, 목 둘레, 가슴둘레, 배 둘레까지의 정확한 치수가 필수적이다. 치수를 실시간으로 입력하면 스트라입스 DB에 모든 정보가 저장되어 연동된 홈페이지의 고객 개인 페이지에서 열람 가능하다. 핵심 업무 툴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스트라입스는 IT와 E-COMMERCE가 만난 형태의 스타트업이다. 이처럼 체계화된 업무 툴은 스트라입스가 1:1의 개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든든한 자원이 된다.

발로 뛰는 마케팅

아무리 좋은 서비스라도 이것을 알리기까지의 홍보 비용을 많이 쓸 수 없는 것이 스타트업의 현실인데, 스트라입스는 어떤 방법을 썼을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발로 뛰는 마케팅이다.

잠재 고객이 포진해있는 약 200개의 기업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치수를 재어주고 어울리는 셔츠 디자인을 추천했다. 강남역 일대에서 오픈 부스를 설치하여 치수 측정을 체험해보도록 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처음 이 이벤트를 기획했을 때 과연 사람들이 나서서 사이즈를 재려고 할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이벤트에 참가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페이스북 이외의 간접 홍보 없이도 상품자체의 경쟁력을 통해 매우 높은 구매 전환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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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 집중하는 회사

그는 스트라입스가 패션 기업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는 트렌드에 회사를 맡길 순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가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 최우선 가치, 더불어 우리가 장기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목표는 스트라입스의 셔츠가 고객님의 몸에 잘 맞는다는 것입니다. 이 장기적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팀들과 공유해야 하는 가치 또한 특별하지 않아요. 고객의 몸에 잘 맞는 셔츠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뿐입니다.”

비단 옷을 잘 입는 것 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탄탄한 기본만 있다면 반은 성공한 셈이라는 교훈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자주 군더더기에 한눈을 팔게 된다. 그저 “잘 맞는 셔츠를 만들겠다” 는 소박하지만 옷이 진정 갖춰야 할 미덕이자 핵심에 다가서 있는 스트라입스의 이승준 대표. 본인도 입고 싶어지는 셔츠를 만들어서 한국의 모든 보통 남자들이 남다른 아우라를 풍기게 되면 좋겠다는 그의 바램은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로 다가올 수 있을 듯 보인다.

글 : 김명지, 곽정연(벤처스퀘어 스타트업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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