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제네시스와 포르쉐 페이스북 마케팅의 차이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 신형 모델 출시를 홍보하기 위해 진행한 페이스북 마케팅이 화제다. 지난 11월 1일 시작된 이벤트에서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에 대한 4행시를 댓글로 남기면 그 중 5명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를 당첨상품으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당첨자를 알리는 게시물에는, 1위 당첨작품이 잘못되었다, 1위 당첨작이 삭제되었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겨레신문의, “현대차, 제네시스 ‘4행시 이벤트’ 했다가 ‘곤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벤트 참여작품 중 싼타페 누수 논란, 해외 구매자 대비 국내 소비자들에 대한 차별 등 현대자동차에 대한 불만을 담은 내용에 이용자들의 관심이 몰렸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이용자의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게시물인 ”네시스에서 또 물이새네요 네,현대차는 그렇게 타는겁니다 속 80키로로 박아도 에어백 안터져요 스로 호구 인증하셨네요 호갱님”이 삭제되었음을 주장되고 있다. 이벤트 참여 게시물을 잠시 살펴보아도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르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 마케팅과 관련하여 몇가지 교훈을 찾아보자.

첫 째, 2005년 6월 ‘Dell Sucks’ 사건과 이를 해결하려는 델의 자세를 배울 필요가 있다. 2005년 제프 자비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Dell lies, Dell sucks”라는 짧은 글을 통해 컴퓨터 판매사인 델의 고객서비스가 매우 불친절함을 비판한다. 그의 글에 대해 유사한 경험을 가진 소비자가 반응하기 시작했다. 몇 명의 사람들이 댓글을 통해 공감을 표현했고, 곧 이어 수십 명의 블로거가 유사한 글을 썯고, 이어서 수 천의 사람들이 서로의 글을 퍼나르기 시작했고, 이내 수 백만의 사람들이 “Dell sucks”에 공감을 표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제프 자비스의 글은, 구글에서 ‘Dell’을 입력할 경우 가장 상위에 위치하게 되었다. 2005년 8월 비즈니스위크를 시작으로 빈번한 제품 결함과 형편없는 고객서비스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그 이후 Dell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클 델은, 불만을 표현하는 고객을 직접 만나는 일부터 시작하여 Dell의 품질 개선을 비롯 고객서비스 혁신, 기업블로그 Direct2Dell 운영, 고객의 의견을 받는 IdeaStorm라는 독립 웹사이트 도입 등에 직접 참여한다. 그 이후 Dell의 서비스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논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현재 형성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과 실망은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이미 자동차 커뮤니티, 블로그, SNS 그리고 언론 등에서 현대자동차 품질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고, 그에 못지 않은 현대자동차의 거만한 자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이번 제네시스 4행시 사건이 결코 마지막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린피스와 네슬레 사건의 교훈: 소셜 미디어가 바꾼 힘의 관계“와 유사한 사건이 현대자동차에게도 찾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이번 제네시스 4행시 사건은 현대자동차 페이스북 마케팅 담당자의 책임도 아니며, 담당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둘째,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한국기업 페이스북 마케팅의 문제점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톡 등을 활용한 기프트콘이 꾸준히 이용자의 사랑을 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인기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페이스북 이벤트를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그 만큼 고만고만한 이벤트 형식의 페이스북 마케팅이 넘쳐나고 있다. 그리고 딱 그 만큼 이벤트 형식의 페이스북 마케팅은 효과가 없다.

또한 피키캐스트 삭제 논란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외부 인기 페이지의 도움을 받아 자사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수를 늘리려는 시도들이 넘쳐난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 마케팅을 버즈마케팅 수준으로 생각하는 임원진에게 책임이 있을 수 있고, 명쾌한 페이스북 마케팅 지표(KPI)가 없다보니 ‘좋아요’에 집착하는 문화가 문제일 수 있고, 기프티콘 수준의 예산 제약선이 한계로 작용할 수 있고, 또는 담당자의 상상력에 소셜미디어 DNA가 빠져있을 수도 있다.

끝으로 2011년 있었던 포르쉐의 페이스북 마케팅을 간략히 소개한다. 독일 자동차 회사 포르쉐(Porsche)는, 페이스북 팬페이지 개설과 함께 매우 강력하고 매력적인 이벤트를 시작했다. 팬 1백만 명을 매우 단기간에 모으고 그리고 그들 모두에게 영광(?)을 주는 이벤트가 기획되었다. 포르쉐는 팬페이지에 ‘좋아요’를 클릭하는 첫 1백만 명 모두의 이름을 한 명도 빠짐없이 당시 포르쉐 신 모델인 911 GT3 R 하이브리드에 새겨넣었다. 이용자는 ‘좋아요’ 한 번 클릭했지만, 포르쉐는 ‘백만 번 감사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자동차를 만들어 독일 슈튜트가르트에 위치한 포르쉐 자동차 박물관에 이를 보관하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 그 자동차에 유일하게(^^) 한글이름을 등록한 ‘강정수’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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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 감사합니다 프로젝트 사이트에서 동영상이 끝난 이후, 검색창이 나타난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어 검색이 되지 않는다. 하단 검색창에 “Thomas”를 입력하고, 결과 화면을 확대하면 뒷문 손잡이 위에 위치한 ‘강정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기회가 되어 독일 슈트트가르트 포르쉐 자동차 박물관을 찾게 되면 인증샷을 꼭 찍어 여기에 추가하겠습니다.

글 : 강정수
출처 : http://goo.gl/glJ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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