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앱과 핏빗 덕분에 바뀐 내 생활습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덕분에 내 생활습관이 바뀌었다. 하루종일 뚫어지게 스마트폰 화면만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스마트폰 덕분에 예전보다 부지런히 걷고 움직이게 됐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함께 인터넷에 연결된 각종 기기로 자신의 생활을 ‘측정’하게 되면 생활습관이 더욱 바람직하게 바뀌고 관련 산업에 변화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나는 거의 5년간 미국생활을 하다가 2달전 귀국했다. 2009년초 내가 미국에 갈 당시 한국은 스마트폰 상륙이전이었다. (아이폰은 2009년말에 처음 KT가 도입했다.) 약 5년후인 지금은 한국은 스마트폰보급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되어 있었다. 어쨌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한국에서 쓸 스마트폰(아이폰5s)을 구매한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비교해서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다음과 같은 차이점을 느꼈다.

미국과 비교하면 휠씬 안정적이고 빠른 한국의 모바일인터넷망

첫번째는 눈에 띄게 빠르고 안정적인 한국의 광대역(LTE)모바일 인터넷망이다. 미국에서도 LTE가 되기는 한다. 하지만 음영지역이 워낙 많아 골목안이나 빌딩안에서는 전파가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지하나 지하철내에서는 휴대폰이 아예 안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 (물론 예전부터 휴대폰은 잘 터졌지만) 한국에서는 지하는 물론이고 운행하는 지하철내에서도 빵빵한 속도로 인터넷이용이 가능했다. 또 한국에서는 미국과 달리 스마트폰의 인터넷을 추가요금없이 테더링해서 아이패드나 랩탑컴퓨터에 공유연결해 인터넷을 쓰는 것도 자유롭다. (내가 휴대폰을 가입해 쓰던 미국AT&T는 데이터 테더링을 위해서는 월 20불의 추가요금을 내야만 했다.)

다음지도앱, 구글맵앱, 네이버지도앱.
다음지도앱, 구글맵앱, 네이버지도앱.

훌륭한 모바일 지도앱 3종세트

두번째로 인상적인 것은 지도앱의 대중교통정보다. 대개 구글맵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외국과 달리 한국에는 네이버지도, 다음지도라는 훌륭한 지도앱이 있다. 그리고 실시간 대중교통 정보가 제공된다. 목적지까지 다양한 루트를 알려주는 것은 물론 버스의 GPS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버스의 운행상황까지 제공해준다. 해외에서는 보기 어려운 편리한 기능이다. 이런 앱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무척 수월해졌다.

어떤 특정장소로 가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꺼내서 가고자 하는 장소를 검색하고 대중교통 수단을 선택하면 버스나 지하철로 가는 최선의 방법을 알려준다. 버스번호나 노선을 외우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어디를 가나 쉽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스마트폰이나 타블렛을 통해서 밀린 서류나 책을 읽을 수 있어서 내가 직접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시간을 휠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걷기 동기부여에 큰 효과가 있는 핏빗

Fitbit Flex
Fitbit Flex

그리고 이렇게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동기부여 요소가 있다. 바로 손목에 차고 다니는 운동량측정기 핏빗(Fitbit)이다. 이것은 일종의 스마트한 디지털만보계라고 할 수 있다. 매일 1만보를 채우는 것이 목표인데 자가용을 타고 다녀서는 절대 이 목표를 채우기 어렵다. 되도록이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걸어서 열심히 움직여야 하루에 몇천보라도 더 걸을 수가 있다.

핏빗앱 화면. 핏빗으로 연결된 친구들끼리 경쟁을 유도한다.
핏빗앱 화면. 핏빗으로 연결된 친구들끼리 경쟁을 유도한다.

게다가 내 핏빗앱에는 40여명의 친구들이 연결되어 있어서 매일처럼 랭킹으로 걸음수를 비교한다.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걸음이라도 더 걷게 된다. 시간이 나면 러닝머신에서 좀 운동을 해서 4천~5천보를 더해놓을 정도다. 그 결과 한국에 온 뒤 첫 2달동안 (부모님의 차를 빌릴 수 있는데도) 한번도 운전대를 잡은 일이 없다. 한두 정류장 정도 예전같으면 택시를 타고 다녔을 거리를 이제는 항상 걸어다닌다. 교통체증속에서 차를 운전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고 이동하면서 밀린 이메일을 읽고 간단히 답장도 하면서 시간을 알뜰하게 활용한다.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1/07/2014010700219.html?cont02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4/01/07/2014010700219.html?cont02

 

마침 흥미롭게도 1월7일자 조선일보에 “배불뚝이 직장인 47명, 12週 걷기… 허리 9㎝ 줄어 업무효율 크게 향상”라는 기사가 실렸다. “체중을 엄청나게 줄였다”는 부분을 빼고는 지하철을 타면서 하루에 2만보를 걷고 모바일앱을 이용해 신체활동을 측정해가며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이 비슷하다.

김씨가 이렇게 열심히 걷게 된 데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팀과 SK 자회사 헬스커넥트가 공동 개발한 IT와 스마트폰 앱(APP)을 이용한 프로그램 덕이다. 조 교수팀은 참가자들에게 걸음 수를 측정하는 신체 활동 추적기를 시계 또는 목걸이 형태로 차게 했다. 이는 일종의 전자 만보계로, 온종일 걸어 움직인 횟수가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기록된다. 체중과 먹는 양에 따라 신체 움직임 목표치가 설정돼 매일 자신의 수행 실적을 알 수 있다.

자동차의 소유 필요성이 반감되고 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이제는 아예 자동차를 소유할 필요성이 별로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됐다. 꼭 필요할 때만 빌려서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자동차가 내게 주는 효용가치보다 스마트폰이 내게 주는 효용가치가 더 높은 듯 싶고 덤으로 운동까지 더 하게 되서 좋다고 느끼는 것이다. 유럽에서 자동차판매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그 원인이 스마트폰에 있다는 얘기가 있다. (참고 포스팅: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고객을 빼앗기는 자동차업계)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굳이 자동차를 가질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다. 내 요즘 경험을 통해 그것이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goo.gl/7Qv0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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