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이 스톡옵션에 혹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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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연봉의 프로그래머와 스타트업 글 이후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 어쩌다보니 많은 분들이 이 글을 읽은 덕분에 다양한 반응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내 생각 이상으로 많았다. 가장 많았던 비판은, 개발자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내용들이었다.

나는 앞선 포스팅에서

프로그래머가 그 스타트업의 미래가치와 비전에 큰 가중치를 두는 사람이었다면, 그는 높은 연봉보다는 주식이나 스톡옵션을 요구했을 것이다. 스타트업이 성공할 경우, 큰 금전적 보상이 주주에게 따라온다는 것을 우수한 개발자들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회사의 입장에서 적정한 연봉을 고려하는 역지사지의 과정을 잊지 않는다.

라고 언급 했는데, 이것이 현실과 다르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현직 경영자께서 (고액 연봉이 아닌) 지분이나 스톡옵션 등으로는 개발자를 모시기 힘들다는 피드백을 주시기도 하였고, 몇몇 개발자들은 경력있는 개발자일수록, 스톡 옵션같은 불확실한 대상보다 연봉과 같은 실질적인 보상을 중시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개발자의 특성에 대해 잘 대변한 포스팅을 소개한다.

모험회사 – 개발자를 영입하려 한다면 (개발자의 특성)

해당 포스팅에서 지적하는 개발자의 특성은

1. 불확실한 약속을 싫어 하고(스톡옵션, 인센티브등)
2. 월급, 복지, 개발환경과 같은 확실한 보상을 중시하며
3. 개인적인 모티베이션을 중시

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다. 나 또한 상당수의 개발자들에게 저러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1,2 번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 개발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마치 개발자만이 이러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이건 개발자에게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사업적 가능성, 지분 부여 및 스톡옵션등을 현란하게 늘어놓는다 해도, 안정적으로 취직해있는 대부분의 디자이너, 비즈니스맨들 역시 그 스타트업으로 잘 옮기지 않는다. 한국의 스타트업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구성원이 대학생들이나 사회 초년생인건 우연이 아니다. 현 시대의 한국 직장인들은 대부분 저러한 보수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기업에 취직할 능력이 충분히 되면서도 스타트업에 뛰어드는 ‘또라이’는 정말로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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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스톡옵션은 구직자들에게 매력을 주지 못했을까?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지분, 스톡옵션등의 인센티브는 “회사가 잘 될 때”에나 의미가 있는 보상들이다. 특히 주식 처분이 용이하지 않은 스타트업의 경우 “크게 성공”하지 않는 한 그것은 종이조각이나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이 지분, 스톡옵션은 “근시일 내에 M&A되거나 IPO하여 EXIT할 수 있을 만한” 기업의 것일 때 의미가 있는 샘이다.

그런데 그런 스타트업이 과연 얼마나 되던가?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저러한 큰 성공에 실패했고, 대부분 실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대부분 실패할 것이다. 따라서 직장인들에게, 자신은 물론 주변의 사례를 통해 “스톡옵션, 지분을 받아도 재미를 보지 못하기 십상”이라는 경험이 누적되어 왔을 수 밖에 없다. 마치 전화를 통해 접한 광고는 우선적으로 거부감이 드는 것 처럼, 스톡옵션에 대한 백안시는 사회적으로 누적된 스타트업의 실패에 대한 학습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고연봉 대신 스톡옵션으로는 좋은 인재를 영입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 타당할까? 물론 다음과 같은 조건을 붙인다면, 타당할 것이다, 구직사이트를 통해 면접을 본(누군지도 잘 모르고 신뢰가 가지 않는), 관심없는 주제의 사업을 하는(나와 관계없는), 성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크게 성공하지 않을 것 같은) 기업 말이다. 이런 기업의 스톡옵션은 구직자에게 가치가 없다. 당연히 “그런 거 필요 없고 연봉은 얼마냐?”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얘기는, 반대로 말하면 스타트업의 구인 성공 여부에서 중요한 건 스톡옵션 유무가 아니란 것이다. 그 스타트업이 구직자에게 매력적이냐가 우선이다.

구직자에게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되는 방법에 있어 가장 좋은 건 물론 그 스타트업이 로켓이 되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고, 좋은 방법이다. 물론 그 만큼이나 현실성은 없다. 대부분은 로켓을 만들기 위해 개발자를 구인하는 상황이니까. 결국 로켓이 아닌 스타트업은, 다음과 같은 구인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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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급적 서로 알고 있던 사람을 구인한다. 사업의 성패는 아이템보다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 개발자가 한 두번 면접만으로 쉽게 확신하는 게 가능할까? 이 시점에서 스톡옵션이 무슨 소용이랴.

2. 1번이 힘들다면, 소개를 받아 구인한다. 소개는, 소개를 한 사람에 의해 상호간에 최소한의 필터링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특히 구직자에게 있어서는, 그 기업의 가치를 받아들이는데 최소한의 허들을 넘는 도움이 된다.

3. 1,2번도 불가능하다면, 프리랜서 등을 통해 프로토타입, 혹은 최소단위의 매력적 제품(MVP)을 개발하고 공유하여 그 제품의 팬을 만들고, 그 팬들을 고용해야 한다. 어떻게 이런일이 가능하겠냐고 물을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은 성공한 스타트업들의 히스토리에서 의외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정말로 매력적인 제품이라면 앞서 개발을 하던 프리랜서가 정식으로 합류하는 경우도 있다.

4. 1,2,3 등을 통해 구인함과 동시에, 그 개발자를 기업의 의사결정의 동반자로 충분히 대우해 주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사업의 성패는 아이템보다 사람에 의해 좌우된다. 아이템이 못나도 피봇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판단에 개발자가 참여할 수 없다면, 개발자는 자신이 수단일 뿐이라고 느낄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에게는’ 매력적인 스타트업이 되고 나서 그 누군가를 구인할 때, 지분이나 스톡옵션은 매력적인 제안이 된다. 여전히 스타트업의 성공할 확률은 낮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신뢰가 가고, 내가 관심있고, 내가 참여하여 로켓으로 만들 수도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이 논리에서는 4번이 특히 크게 작용하는데, 사람은 자신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 도박에, 실제 확률 이상의 가능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참여한 개발자는, 급여 때문이건 소속의식 때문이건 실력 때문이건, (잡코리아 등을 통해 고용된) 고연봉의 개발자를 압도하는 기여를 할 것이다.

급여가 매우 중요한 요소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최소한 스타트업에 조인하는 문제에 있어서, 능력있는 구직자에게 최우선순위의 고려대상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스타트업이 잊어서는 안된다. 안정적인 대기업에 취직해 있는 개발자에게, 그 대기업보다 좀 더 나은 수준의 급여를 제안한다면, 과연 그 개발자는 그 스타트업으로 옮길까? 그 스타트업에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않는 한, 그럴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다. 그리고 이 건 개발자가 아닌 다른 직종의 직장인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결국 개발자들이 스톡옵션과 같은 불확실한 보상에 끌리지 않는다는 명제는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해, 개발자들은 그 기업이 끌리지 않는 것 뿐이다. 그리고 이 매력없음이라는 문제는 스타트업의 성패에 있어, 가장 본질적인 문제이다. founder 중에 우수한 개발자가 없는 스타트업이라면, 돈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 하지 말고, founder에 준하는 동지를 찾아야 한다. 애초에 돈으로 해결되지도 않는다.

글 : 이충엽
출처 : http://goo.gl/ZQyt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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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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