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얘기의 2014년 핫 키워드 ⑤] 모바일의 양적 성장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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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http://www.flickr.com/photos/94977883@N08/9381526578

다섯번째 키워드는 모바일의 양적 성장 정체입니다. 올해는 기존의 모바일의 성장과 상당히 다른 양상이 펼쳐지기 시작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이는 윈도우즈 PC의 보급 시대와 비슷합니다. 윈도우즈PC의 등장으로 과거에는 기본적인 개발자 수준의 지식이 없으면 다루기 힘들던 PC는 가정으로, 사무실로 빠르게 보급되었습니다. 펜티엄 cpu와 인터넷이 보급 되기 시작하면서 윈도우즈 PC는 과거 DOS시절의 PC와는 완전히 다른 기기처럼 느껴질정도로 혁신적인 기기가 되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윈도우즈 게임은 게임인구를 폭발적으로 늘렸습니다.

그러나 윈도우즈 xp를 정점으로, 윈도우즈 me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신규OS나 기능에 대한 요구도 약해졌고, 스타크래프트와 MMORPG이후 새로운 게임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인터넷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자리잡았죠. 그렇게 PC시장은 정리가되어버리고 사용자들도 새로운 혁신에 목말라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부터는 더 빠른 CPU나 높은 그래픽에 대한 니즈도 줄어들고, 서비스의 품질경쟁이 시작되었죠. 저는 모바일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텐데, 윈도우즈 xp가 정점을 찍던 시기가 올해 정도의 느낌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조사 :  스마트폰 스펙 경쟁의 종말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과거 PC시장의 재현으로 치면 펜티엄4가 현재 쿼드코어 시대입니다. 펜티엄4부터는 속도경쟁에 대한 니즈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현재 갤럭시 s3나 갤럭시s4의 속도의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진저브래드이후, iOS는 4.0 이후 혁신은 사라졌다고들 이야기도 합니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속도는 빨라지고 있고, OS에는 새롭고 신기한 기능들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스마트폰이라는 기기가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한 정의는 이제 고착화되었고 완숙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침팬지는 인류의 조상이 아닙니다. 침팬지는 진화의 경쟁을 통해 자리잡은 완벽한 생명체입니다. 그렇듯이 스마트폰은 스마트폰 자체로서는 진화를 끝낸 상태입니다. 매우 큰 변화는 오히려 기기자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자체를 망가뜨려 불편해져 버립니다.스마트폰의 경험을 그대로 카메라나 시계로 만들어놓는 사례들이 그런 경우 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선두주자들에게는 불리한 양상으로 가게 마련입니다. 핵심기술을 보유하여서 이를 기반으로 방어하지 않는 이상 후발주자들의 스펙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되는데, 과거 한때 휴대폰으로 잘나가던 삼성전자의 위기 역시 같은 원인이었습니다. 삼성은 그 당시에도 세계최고로 휴대폰을 잘 만들고 있었으나 기술에 대한 차이는 사용자들에게 근소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오는 바람에 휴대폰 업계 전체라 레드오션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장 역시 레노버, ZTE, 화웨이들이 바짝 추격하면서 당시의 재현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애플역시 비슷한 상황인데, 휴대폰을 제조에 주력하지 않으면서 실속을 챙기는 구글의 전략이 빛나보이는 것 같습니다.

통신 : LTE의 포화, 깊어가는 통신사의 고민

통신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PC 시장을 다시 떠올리자면, 100mb 광인터넷 보급 부터입니다. 10mb 급의 인터넷에서 100mb급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더 이상 속도 경쟁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치열한 보조금 싸움으로 변질되었죠. 10mb급인터넷이 3g였다면, 100mb급인터넷은 LTE입니다.

LTE-A라는 기술이 나온 것 처럼 각종 매체가 시끄럽지만, 사실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현재 기가비트 유선 기술이 있지만 널리 보급되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 입니다. 속도를 올리려는 투자비 대비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죠. LTE에 투자한 비용도 뽑아야 하는 상황일테고, 아직도 LTE는 투자를 더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가입자는 올해 곧 포화가 될겁니다. 이렇게 빠르게 LTE가 보급된 나라도 드뭅니다.  무엇이 되었던 이러한 상황은 통신사에게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고민을 안겨 줄 것이고, LTE만 믿고 달리던 때와 또 다른 양상으로 갈 것입니다.

서비스 : 상위 모바일앱의 고착화 현상

카카오와 네이버, 현재 이 두 브랜드가 사실상 비게임 부문 중 가장 핵심적인 분야를 석권하였고 이에 대한 순위 변동은 쉽지 않습니다. 네이버는 검색으로 구글의 모바일 공략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방어해냈고, 오히려 다음은 구글과 비슷한 수준으로 영향력이 축소되었습니다.

그 외에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 해외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영향력은 유의미하지만, 핵심적인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는 카카오가 성공을 하면서, 사실상 소셜네트워크의 국내 강자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들의 급격한 순위변동은 이제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플랫폼자체가 성숙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학습시키는데의 비용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서비스의 경쟁력을 떠나 하나의 장르나 분야에 특정 서비스들이 이미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그 브랜드 입지가 확고해진 것이죠.

이를 뛰어넘으려면 상당히 지리멸렬한 전쟁을 치루어야만 할겁니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처럼 스마트폰의 초기 시대에는 영웅이 날만한 상황이 비교적 많았지만, 점차 그러한 가능성은 크게 줄어들었기에 2014년 부터 국내에서 새로운 모바일 강자가 다크호스처럼 나타날 가능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으며, 우후죽순 생겨난 모바일 벤처들도 옥석을 가리게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사용자들부터 예전과 달리 쓰던 앱만 찾아서 깔지 무슨 새로운 앱이 나왔나 하고 경험하는 것을 즐기지 않습니다. 물론 예외가 있는데, 그것은 게임이죠. 게임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자극과 경험을 쫓는 장르니까요.

그러나 아직 이머징 마켓이 있다. 글로벌로 도약할 한국

하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릅니다.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먼저 모바일 포화를 이루어 완숙한 경험을 만든 만큼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막 성장하는 신규시장은 비교적 손쉽게 석권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페이스북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무혈 입성이 가능했던것도 미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었겠죠.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까지 빠르게 정보화 사회로 진입하는 국가들이 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지는 이러한 국가들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곳은 아직 난세이기 때문이죠. 2014년에는 보다 많은 한국 출신의 글로벌 모바일 리더들이 출현하기를 기대합니다.

글 : 숲속얘기[양병석]
출처 : http://goo.gl/ouAaz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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