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소비자가 바꾸는 글로벌 유통(Retail)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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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3

유로샵 2014에 가보니

미국에서 가장 큰 디지털 유통 매장 베스트바이(BestBuy). 미국 소비자들이 최신 스마트폰이나 TV, 디지털카메라 등을 구매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쇼핑 장소는 베스트바이였다. 하지만 베스트바이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말 매출이 114억5000만달러로 전년(117억5000만달러)에 비해 0.9% 줄었다고 밝혔다. 주가는 약 30% 폭락했다. 미국의 가장 큰 쇼핑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주 금요일)가 있었음에도 실적을 회복시키지 못했다. 베스트바이가 경영을 못했다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전자 제품을 사고자 할 때 베스트바이를 가지 않는다고 분석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아마존에 먼저 가격 검색을 해보고 베스트바이에 가는 것이 일반적 소비 패턴이 됐다. 베스트바이의 가장 큰 경쟁상대는 프라이스(Fry’s)와 같은 또 다른 디지털 양판 매장이 아니라 아마존이다. 소비자들은 디지털 제품을 사고 싶을 때 이제는 베스트바이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을 떠올리는 것이 자연스럽다.

아마존은 2013년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0%증가한 25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상장 이후 가장 높은 실적. 이 중 전자제품 부문은 23%나 성장해 171억 2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자제품 구매량이나 매출도 이미 베스트바이를 넘은 것이다.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오는 2025년 아마존 매출은 최소 4000억 달러(매년 15% 성장 가정)에서 최대 8000억달러(22% 성장 가정)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아마존은 간편한 결제(원클릭) 스템과 소프트웨어 로봇 엔진이 추천해주는 편리한 쇼핑으로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 지형을 근본에서 부터 바꾸고 있다. 아마존은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디지털 가전(베스트바이 등), 패션(각 브랜드 매장), 장난감(토이저러스 등) 오프라인 매장이 모두 사실상 아마존의 윈도 매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실제로 구매하기 전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격을 비교해본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갔다고 하더라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아마존 앱으로 가격을 비교해보고 아마존에서 구매한다. 이 같이 오프라인에서는 구경만하고 실제 구매는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하는 흐름을 `쇼루밍 쇼핑(Showrooming shopping)’이라고 한다. 아마존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은 아마조너(Amazoner)라고 부를 만하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인해 생기는 소비자들의 쇼루밍 쇼퍼, 아마조너 현상을 막기 위한 글로벌 유통 업체들의 노력도 치열하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유통 전시회 `유로샵2014’에서는 이 같은 유통 업체들의 고민과 트렌드를 즉각 확인할 수 있었다. 유로샵은 전세계에서 약 2316개 업체가 참여하고 관람 인원이 10만명을 넘는 전시회로 유통업계의 CES로 불린다. 포스 시스템은 물론 마네킹, 매장 디자인, 매장 냉장고 등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의 모든 것이 전시된다. 매년 열리는 CES나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와 달리 유로샵은 3년에 한번씩 개최된다. 올해는 지난 2011년 이후 처음 개최된데다 그동안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소비 지형이 급속도로 변해 특히 관심을 모았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전자표시장치(ESL)을 회사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삼성전기와 유통 매장 변화를 주도하려 하는 제일기획 등이 참여했으며 동부라이텍이 매장내 LED 조명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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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된 소비자(Hyper-Connected Consumer), 유통을 흔들다

글로벌 유통 지형을 근본에서부터 변화시키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기술? 업체들의 노력? 틀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바뀌고 있다. 유통업이야 말로 `소비자’가 왕이고 소비자를 최전선에서 만나는 곳이다.

소비자들이 무조건 싼 가격이 제품을 원할까? 그렇지 않다. 소비자들은 `싼게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가장 이상적인 쇼핑인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발품, 손품을 파는 등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오랜 경험을 통해 사실을 알고 있다.

스마트폰을 들고 언제 어디서나 가격 검색이 가능하며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소비자는 온오프 매장을 구분하지 않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가격으로 편리하게 쇼핑하기를 원한다. 무엇보다 다양한 쇼핑 옵션 중에서 스스로 브랜드를 선택하고 통제하기 원한다. 소비자들이 아마존을 선호하는 것은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쇼핑이 쉽기 때문이다(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면 2일내 미국 어느 지역이라도 집으로 배달된다).

유통업자들도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소비자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소비자와 다르며 그들은 다양한 브랜드 경험(BX : Brand experience)을 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 같은 사실에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더구나 5~6년후에는 2000년 이후 출생한 세대, 21세기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들이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로 등장하게 된다. 이들은 베이비부머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한다.

학연이나 지연 등 한번 맺어지면 바꿀 수 없는 관계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스로 분류한 새로운 관계(소연 Social 緣 : 소셜 인연)에 더 영향을 받는다. 기술 변화에 쉽게 적응하고 언제 어디서나 브랜드 경험을 하기를 원한다.

중산층의 부상도 중장기적으로 유통업을 근본에서부터 바꾸는 힘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서도 약 10억명이 추가로 중산층으로 진입하며 이들은 도시에 살게 된다. 10억명에 달하는 신흥 중산층은 글로벌 생산 및 소비 지형을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을 들고 매장을 찾아가며 소셜 네트워크에서 추천을 받은 제품, 소셜 친구들이 추천해준 제품을 전문가들이 신문에서 추천하는 제품보다 더 신뢰하는 `커넥티드 소비자‘의 등장은 유통의 지형을 바꾸는 힘이다. 향후 유통 산업(Retail Industry)은 여기에 적응하고 앞서 나가는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샵 2014에서 본 5대 리테일 트렌드

1. 커넥티드 스토어(온오프라인 매장 연결)

초연결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을 구분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끊임없는 쇼핑 경험(Seamless shopping experience)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픽업한다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주문과 결제를 하고 배달은 집에서 받는 `장벽없는 유통(Retail without walls)’ 트렌드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월마트, 타깃, 월그린 등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 업체 월마트는 온라인 월마트 구축 노력에 힘입어 매출 감소를 만회할 수 있었으며 지속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했다.

커넥티드 스토어(Connected Store)는 모바일 경험이 가득한 소비자들을 존중, 온오프라인 구분없이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매장으로 정의할 수 있겠다.

유로샵2014에서는 유통 업체들보다 IT업체들인 도시바, HP,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 솔루션을 선보이며 산업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와 결합한 매장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페이스북 `좋아요(like)’를 누른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럽에서 인기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잭 울프스킨(Jack Wolfskin)’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like를 가장 많이 받은 제품을 매장에 배치하는 시도를 선보였다.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보다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다. 매장 유지비와 인건비, 애프터서비스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이 가격차이를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과 가격을 대형 디스플레이에 보여주는 역발상을 시도한 업체도 있었다. 오프라인 구매는 비록 가격차이는 있지만 실제로 보고 살 수 있고 무엇보다 반품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소비자들은 `무조건 저렴이’ 제품보다 소연(소셜 인연)에 의해 추천받은 제품이나 합리적 소비를 더 추구한다는 트렌드를 간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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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L로 제품 가격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것을 반영할 수 있다

2. 실시간으로 변하는 가격(다이내믹 프라이싱)

권장 소비자가격은 없다. 오전과 오후, 할인폭에 따라 제품 가격이 바뀐다. 물건 가격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온라인 가격에 맞춰 수시로 바뀌는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도 주요 트렌드가 되고 있다. 온라인 제품의 가격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아마존의 경우 같은 제품이라도 오전에 사는 것과 오후에 사는 가격이 다르다. 다른 유통 업체가 같은 제품을 더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 소프트웨어 로봇이 이를 감지하고 자동으로 가격을 내린다.

이마트나 홈플러스 등에 가면 “우리 매장보다 더 싼 가격에 구매한 영수증을 들고 오면 차액을 보상해줍니다”란 광고를 볼 수 있는데 아마존은 이 것을 프로그램에 의해 판매 가격에 즉각 반영한다.

전자가격표시기(ESL : Electronic Shelf Label)는 오프라인 매장이 이렇게 실시간으로 바뀌는 가격을 한번에 반영할 수 있는 플라스틱 태그다. 저전력무선통신기술인 지그비(Zigbee)를 이용해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시장조사 기관은 글로벌 ESL 시장이 연 5억2000만달러 규모이지만 매년 30~40% 성장, 2017년이면 19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로샵2014에서는 이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SES 등이 전시했으며 삼성전기가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ESL 사용 사례를 직접 보니 시장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친환경 매장, 팝업 스토어

소비자들이 디지털에 민감할수록 오프라인 쇼핑은 자연에 가까운 편안한 느낌을 받기 원한다. 더 자연에 가깝게 매장을 꾸밀 수록 소비자의 쇼핑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유로샵2014에서는 코르바체(Corvasce)나 팔콘보드(Falconboard)와 같이 나무 소재는 물론 종이로 매장과 매대를 만든 업체들이 눈길을 끌었다.

종이로 만든 인테리어와 매대는 매장의 이동성(모빌리티)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매장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은 매년 크게 상승한다. 소비자 가격은 올릴 수가 없는데 임대료와 인건비는 매년 올라가고 매장을 새로 오픈하기 위해 들이는 인테리어 비용도 크게 상승,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이 1순위 쇼핑 선호도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돌린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낮추는 것은 소비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그런 의미에서 `떳다방’또는 `게릴라 스토어’로 부를 수 있는 `팝업스토어(Popup Store)’가 늘어나는 것도 앞으로 주요 트렌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매장을 여러개 여느니 소비자들이 많이 이동하는 장소나 대형 쇼핑몰에 게릴라 식으로 팝업 매장을 개설하는 것이다. 소비자 취향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고정형 스토어보다는 팝업 스토어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도 수많은 프렌차이즈 매장들이 1~2년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생겼다 사라지는 것을 보면 차라리 팝업 스토어를 많이 개설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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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로 만든 매장이 가능하다

4.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 도입

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새로운 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새로운 소비자를 잡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3D 소프트웨어나 3D 프린팅,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은 유통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유로샵2014에는 에르고섬(ERGO SUM) 이란 업체가 매장을 찾은 소비자를 인지하고 감정 상태를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등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제일기획은 3D프린팅을 이용한 매장을, 완즐(Wanzl)은 증강현실을 이용한 매장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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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이 전시회에 들고 나온 3D프린터로 만든 미래 매장. 3D프린터를 통해 매장 모습을 바꿀 수 있다.

5. 그럼에도 오프라인 매장은 린치핀이다

온라인 쇼핑이 유통 질서를 흔들고 커넥티드 소비자가 등장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유통의 중심(린치핀)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매장이 될 것이다. 물건을 보고 사고 싶은 소비자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스토어와 디지털 중 하나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둘다 원한다(Consumers want store AND digital, not store OR digital).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자 중 56%는 소셜미디어 통해 연구하고 왔으며 68%는 리테일러의 웹사이트, 61%는 검색엔진, 47%는 모바앱을 보고 찾아온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에 들러 한번이라도 실제 보고 만저본 소비자 83%는 구매하게 돼 있다. 오프라인 매장(The Store)은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가장 중요한 판매 채널이 될 것이다. 다만 디지털과 오프라인의 결합은 유통 산업의 핵심 성공 요인이다.

글 : 손재권
출처 : http://goo.gl/73Jsx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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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권 스탠포드 아태연구소 방문연구원(매일경제 기자) 이메일 : jackay21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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