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왜 왓츠앱을 선택했는가?

지난 달 24일에 열렸던 비즈니스 플랫폼 데이(Business Platform Day)에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경쟁은 올해도 계속 될 것이라 예상한지 불과 한 달도 되기 전 라쿠텐(Rakuten)이 바이버(Viber)를 9억 달러에 인수하고 페이스북(Facebook)이 왓츠앱(WhatsApp)을 19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컬럼에서는 “페이스북이 왜 왓츠앱을 인수했는지” 그리고 “인수된 후에 왓츠앱은 어떻게 될까?” 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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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7조의 왓츠앱, 과한 금액인가?

190억 달러라는 금액을 접했을때 처음에 든 생각은 “보도자료에 오타가 있나?” 였다. 인터넷 여기저기서 190억이라는 숫자가 하루 종일 돌아다녔다. 그렇다면 190억 달러는 왓츠앱을 인수하는데 과한 금액인가? 이성적으로 판단해보기로 했다.

이전 인수 금액 및 경쟁 SNS 사업자 들의 가입자 1인당 가치 비교

WhatsApp 42.2달러, Linkein 153달러, Twitter 140달러, SnapChat 50달러

이전의 인수 건을 살펴보면 과한 비용을 지불했는지 여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2012년에 10억 달러를 지불하고 인수한 인스타그램(Instagram)은 계약 당시 이용자는 3,300만 명이였다. 가입자 1인당 약 30.3달러의 가치를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인수한 왓츠앱의 경우 4억 5천만 명의 가입자로 가입자 1인당 약 42.2달러의 가치로 계산된다. 링크드인(Linkedin)의 가입자 1인당 가치가 153달러, 트위터는 140달러, 스냅챗은 50달러인 것과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당시 매출이 없었고 1억 명이 넘은 최근에 들어 광고 수익 모델을 통해 수익을 발생 시킨 사실을 모두 고려해 볼때 왓츠앱의 190억 달러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예상 기대 매출을 통한 비교

왓츠앱 10억 명 가입자 확보시 190억 달러 가치에 육박

왓츠앱의 예상 매출을 통해 기업 가치를 평가해 보면, 왓츠앱은 1년간 무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1년 이후에는 0.99달러를 연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3년 4억 5천만 명 이였으므로 2015년 1월에는 가입자 모두가 0.99달러를 지불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1년간 4억 4,550만 달러의 매출이 예상된다. 단순히 왓츠앱의 가입자가 4억 5천만 명으로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는 경우 예상 기대 매출에 기반한 기업 가치는 87억 달러이다(기업가치 계산을 위한 이자율은 2013년 미국 Moody’s Baa 회사채 수익률 5.1%를 사용함).

현재 왓츠앱 가입자는 하루에 100만 명씩 증가 하고 있고 단순히 2014년 한해 동안 3억 6천만 명이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의 예상 기대 매출을 2015년 으로 현재가치화 하면 약 67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

앞서 가정한 4억 5천 만 명이 계속 왓츠앱을 이용하고 2014년 신규 가입자가 3억 6천만 명 늘어 나면, 2015년 왓츠앱의 가치는 154억 달러(87억 달러+67억 달러)로 계산된다. 190억 달러와 비교해 불과 36억 달러의 프리미엄이 발생한다. 만약 왓츠앱이 2015년에 2억 500만 명의 가입자를 신규로 확보해 2016년에 10억 명의 가입자를 달성한다면 약 19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는 의미다. 결론적으로 페이스북이 왓츠앱의 가입자가 10억 명까지 확대 될것 으로 판단했다면 190억 달러는 프리미엄없이 정당한 금액을 주고 인수한 것이다.

페이스북, 왜 왓츠앱인가?

페이스북은 스냅챗에게 30억 달러 인수제안을 했으나 실패했으며, 페이스북 메신저를 별도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출시했으나 크게 인기를 얻고 있지 못하다. 만약 페이스북이 미래의 모바일 먹거리를 찾기 위해 메신저 서비스를 인수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우선 가입자가 많은 위챗(WeChat-6억 명), 왓츠앱(4.5억 명), 라인(3.4억 명), 카카오톡(1.3억) 중 저울질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중 위챗과 라인은 서비스 뒤에 텐센트와 NHN이라는 거대 서비스 플랫폼 사업자가 자신들의 미래 전략을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어 팔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남은 서비스는 왓츠앱과 카카오톡인데 카카오톡은 한국에 파편화 되어있는 로컬 서비스로 페이스북과 시너지를 만들어 내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은 서비스는 왓츠앱인데 4.5억 명의 2위 메신저 서비스로 충분한 가입자 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서비스 지역을 살펴보면 미국, 유럽, 남미 등 페이스북의 가입자가 많은 지역에서 인기가 있는 메세징 서비스로 시너지를 창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Global Messaging App Reach / Top 3 Social Messaging Apps on Smart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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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 Onavo Insights (May 2013), On Device (Nov 2013)

아래 자료들을 살펴보면 페이스북의 가입자가 많은 지역과 왓츠앱의 가입자 비율이 높은 지역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왓츠앱의 기반이 약한 아시아 지역인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페이스북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기 보다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

 

[Facebook Active Monthly Users by Country in Mill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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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http://edition.cnn.com/2014/02/03/tech/social-media/facebook-graphic/

페이스북은 그동안 어떤 서비스보다도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해 나가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를 보고 분명히 시장 가능성을 주목했을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메신저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을 것이다. 10대들이 떠나고 있는 페이스북에게는 스냅챗이 유리 했겠지만 기존의 서비스를 유지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측면에서는 왓츠앱만한 서비스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맺음말: 왓츠앱 인수 후 미래는?

페이스북이 2012년 인스타그램을 인수 후 독립적으로 유지하고 있고 페이스북 메신저 역시 별개의 어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공개한 페이퍼 서비스 또한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기에 이번에 인수한 WhatsApp도 독립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궁금한 점은 광고 기반의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이 유료 어플리케이션 모델인 왓츠앱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플랫폼 모델로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는 위챗, 라인, 카카오톡과 다르게 광고나 플랫폼이 아닌 커뮤니케이션 본질에 대한 서비스에 집중하는 왓츠앱을 어떻게 페이스북과 시너지를 창출하느냐가 190달러의 인수 금액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비즈니스 모델이 확연히 다른 두 서비스간의 시너지 창출이 어떻게 진행될까.

모든 사람들이 메시지를 왓츠앱을 통해 주고받고, 사진은 인스타그램, 뉴스는 페이퍼를 통해 읽는 등 페이스북이 계획한 독립적인 서비스들이 성공한다면 아마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앞으로 페이스북을 벗어나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예상보다 더욱 빠르게 돌아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컨데, 2013년 12월 17일 컬럼에서 정리했던 2014년 관전 포인트 중 3번인 “Facebook, Google과 같은 빅자이언트들은 과연 치열한 모바일 메세징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곧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글 : 이경현(Vertical Platform)
출처 : http://goo.gl/QHxv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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