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스타트업] 글로벌 기업 프레지가 창업가에게 건넨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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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화지에 글과 그림이 가득 채워져 있다. 첫 인상은 일반 프레젠테이션과 다를 바 없는 것 같지만, 슬라이드를 재생하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진다. 각각의 슬라이드는 돋보기처럼 확대되고, 그네를 탄 듯 움직이더니, 묵직한 파도처럼 밀려난다. 청중들은 마치 품질 좋은 카메라 줌 렌즈를 들여다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이렇게 슬라이드 속에 들어갔다 나오고 보면, 슬라이드 속 아이디어도 움직임과 함께 각인된다.

안녕

이 프레젠테이션 툴의 이름은 바로 ‘프레지(Prezi)’. 프레젠테이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프레지를 사용해봤거나, 프레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프레지는 전 세계에서 약 3,0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공간감을 활용하는 만큼 어려울 것 같지만, 사용 방법은 어린 아이들도 쓸 수 있을 만큼 간단하다.

개발사 프레지는 많은 사용자들이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지속적으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프레지의 임원 Drew Banks(드류 뱅크스)를 만나 프레지의 미래 비전, 프레지가 바라본 한국 시장 등을 들어봤다. 또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프레지를 통해,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염두에 두어야 할 점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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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의 가능성은 상상력의 범위와 일치한다

프레지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사실 프레지는 처음부터 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제작한 툴은 아니었다. 헝가리의 건축가이자 시각예술가인 아담 솜러이 피셔(Adam Somlai-Fischer)가 컨퍼런스 발표에 활용하고자 만들었다. 그는 컨퍼런스에서 도시 계획을 발표할 때 줌인 방식으로 설명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직접 프레지를 개발해 발표에 사용했다.

“재미있는 상황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나서 벌어졌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사람들이 몰려와서 ‘이 신기한 프레젠테이션 툴이 무엇이냐’고 질문했지요. 그 중에 한 사람이 부다페스트 기술대학 교수인 피터 할라시(Peter Halacsy)였습니다. 피터는 이를 본격적으로 활용해보자고 아담을 설득했고, 전문 경영가 피터 아바이(Peter Arvia)를 영입해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레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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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지는 줌 인, 줌 아웃으로 입체적인 공간에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파워포인트나 키노트가 슬라이드를 기반으로 하는 반면, 프레지는 공간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툴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면을 기반으로 의미를 설명하는 것보다는, 공간을 기반으로 시각적 감각을 제공한 것을 더욱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예를 들어 부엌을 떠올려 보죠, 부엌에 어떤 물건들이 있죠? 슬라이드에 칼, 냄비, 숟가락 등을 리스트로 나열하는 것보다는, 부엌이라는 공간을 먼저 보여주고 점점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효과를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프레지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완벽한 도구입니다. 프레지를 이용한다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청중들의 눈 앞에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널찍한 공간에 원하는 메시지를 던져놓고, 그 공간을 이어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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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프레지를 이용하면 ‘상대성 이론’이나 ‘시리아 내전’ 등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테드(TED) 컨퍼런스에는 고등학생들이 박테리아로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내용을 프레지로 설명해 청중들의 이해도를 높인 바 있다. 드류가 인상 깊게 본 프레지는 다음과 같다.

상대성 이론: https://prezi.com/vgj5kiy-3zsd/the-magical-theory-of-relativity

시리아 내전: http://beta.syriadeeply.org/global-players/#.UudBs3fV_Y0

테드 컨퍼런스: http://www.ted.com/talks/two_young_scientists_break_down_plastics_with_bacteria.html

프레지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어린 아이들도 쉽게 사용할 정도다.

“재미있는 것은 상당수의 사람들, 기업 고위 임원들조차도 그들의 자녀를 통해 프레지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보통 아이들이 즐겨 하는 비디오 게임 등은 어른들이 별로 배우고 싶어하지 않지만, 프레지는 아이들이 쓰는 것을 보고선 어른들도 배우고 싶어합니다. 이런 걸 보면, 프레지가 모든 사람들을 젊게 만드는 것 같아요(웃음)”

드류는 “프레지의 한계는 상상력의 한계와 일치한다. 즉, 상상한 것은 뭐든 프레지로 표현해 볼 수 있다”라며, 일단 프레지를 직접 만들어 볼 것을 권했다. (http://prezi.com)

“프레지를 이용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발표해 보세요. 프레젠테이션 스킬이 달라질 것입니다. 학생들이라면 부모님에게 프레지를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어떨까요? 아마 어른들도 배우고 싶어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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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류가 사람들에게 프레지를 사용해보길 권하는 것은 프레지의 비전과도 관련이 있다. 프레지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대략적인 숫자로 말씀 드리자면, 전 세계 20억 사용자들이 프레지를 사용하도록 할 것입니다. 프레지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입니다. 사람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공유하다 보면, 이 세상이 좀 더 풍요롭게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프레지는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합니다”

물론, 더욱 많은 사람들이 프레지를 사용하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레지 데스크탑 버전에서 클라우드에 저장한 파일이 자동으로 싱크되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웹에 있는 프레지와 사용자가 데스크탑에 내려받았던 프레지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자동으로 실행 및 연결되도록 구현할 예정입니다. 이는 비즈니스 사용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출장이나 미팅이 잦은 비즈니스 유저들이라면, 자동 싱크 기능을 통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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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프레지는 전 세계 사용자들을 늘려가기 위한 일환으로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아시아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비영어권 시장 중에서는 한국어 지원을 가장 먼저 실시한 바 있다. 프레지가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에는 IT 얼리어답터가 많습니다. 전 세계에서 한국 사람들이 가장 먼저 프레지를 이해하고 자주 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허브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혹시 프레지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할 계획이 있는지” 질문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프레지 모바일 앱은 iOS 버전만 있다)

“프레지는 모든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안드로이드 앱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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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스타트업을 위한 프레지의 조언

드류는 프레지의 임원이자 실리콘밸리의 창업 문화를 25년 이상 경험한 스타트업 전문가다. 최근 국내에 ‘제2의 벤처 붐’이 일고 있는 만큼, 그에게 스타트업을 위한 조언을 들어봤다.

가장 많은 창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뭐니뭐니해도 ‘성공의 비결’이다.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해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프레지와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뻗어나가기 어려운 것은 더할 나위 없다. 프레지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 물으니, 그는 “사람들이 원했던 프레젠테이션 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꿰뚫어볼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하는 셈이다.

“프레지는 혁신적인 프레젠테이션 툴이기에 전 세계로 진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프레지 사용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무엇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청중을 주목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던 거죠. 사람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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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혁신적인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해서 마냥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프레지도 성장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다.

“프레지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와우!’하고 감탄합니다. 저희의 목표는 그 사람들이 프레지를 적극적으로, 지속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만약 프레지가 지나치게 쉽다면 금세 시시해질 수 있고, 지나치게 특이하다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고 저변을 넓히지 못할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고, 그것이 프레지가 넘어야만 하는 도전 과제였어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프레지가 택했던 방법은 바로 사용자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프레지를 본 사람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었고, 프레지도 끊임없이 의견을 반영해 발전을 거듭했다.

“실제로 사용자 의견을 반영한 사례로, 음악 기능을 들 수 있습니다. 작년 4월부터 프레지에 음악을 삽입할 수 있게 됐는데요, 이 기능은 프레지 사용자들이 직접 제안했던 아이디어입니다. 해당 기능이 반영되자 사용자들도 좋아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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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글로벌 기업이지만, 프레지도 처음에는 직원 30명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매일매일 사용자 의견을 체크하는 데 힘썼다. 사용자의 의견을 들어야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고, 서비스가 더 나아졌을 때 더욱 많은 사용자들이 프레지를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프레지는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기 전, 무조건 유저 테스트를 거친다. 반응이 좋으면 폭넓게 적용하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시 수정한다.

“프레지는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지 많은 의견 주시길 바랍니다. 의견을 제안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 일종의 베타테스터 그룹인 ‘파이오니아(Pioneer)’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프레지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분들에게 저희의 프로젝트를 말씀 드리고, 원하는 분들에 한해 파이오니아 그룹 자격을 부여합니다. 새로운 기능을 테스트하고 각종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됩니다.

두 번째, 프레지 고객문의 페이지(https://prezi.com/support)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고객지원 페이지에 가면 피드백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객문의 부문 직원들이 여기에 올라오는 의견들을 모두 모아서 일주일에 1번씩 리포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프레지는 모든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통계를 합니다. 모든 사용자들의 프레지 사용 패턴을 살펴보고 서비스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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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 생태계를 경험한 전문가로서, 이제 갓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창업가들에게 드류가 남긴 조언은 다음과 같다.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지만, 한국에서 먼저 시도하고 성공한 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로컬 마켓에서 성공을 해야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 먼저 성공 사례를 보여주고, 그 다음에 글로벌 시장을 노리더라도 늦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로컬 마켓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았다면, 다음으로 미국 시장을 노리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은 나머지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는 수많은 벤처캐피탈이 있어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투자를 유치하는 데에도 유리할 것입니다.

또한, 동업자를 잘 골라야 합니다. 사업 비전을 함께 꾸려갈 동료를 선택하는 것은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일을 하다 보면 수없이 싸우게 될 텐데, 아무리 다투더라도 여전히 친구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특히 최초 5명의 직원을 채용할 때가 가장 중요해요. 이 시기에 더욱 각별하게 신경을 쓰길 바랍니다. 1명이라도 사람을 잘못 뽑았다가는 조직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글 : 안수영 기자(IT동아)
출처 : http://goo.gl/sVZv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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