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5편] 나쁜 소식을 적극 떠들어 성공한 마텔

Source: http://www.flickr.com/photos/78592755@N06/8505031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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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문제가 불거지면 기업은 대부분 “무슨 좋은 일이라고 안팎으로 홍보를 해?”하는 기조를세운다. 자사에게 불리한 문제는 최소한 알릴 의무만 다한 채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린다. 하지만 세계 최대 완구 회사 ‘마텔’의 밥 에커트 회장은 생각이 좀 달랐다. 중국산 자사 제품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자발적 리콜을 선언하면서 사방팔방 리콜에 대해 떠들고 다닌 것이다. 밥 회장의 전략은 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2007년 8월 세계적 완구회사 마텔의 여러 제품들과 관련 하여 좋지 않은 뉴스가 흘러 나왔다.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들 중 납성분이 포함된 도료가 칠해진 장난감들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문제에 직면해 당시 마텔을 이끌고 있던 회장이자 CEO 밥 에커트(Bob Eckert)는 조금 이상한 대응을 지시 했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서 문제를 발견하게 되면 법적 문제가 되는 경우에는 리콜을 자발적으로 결정한다. 여러 사례들을 보아도 기업들이 ‘리콜’에 대한 결정은 흔히 진행하고 있지만, 리콜에 대해 많은 경로들을 통해 ‘적극 알리는 노력’에는 대부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마텔의 밥 회장은 “우리들의 핵심 메시지는 죄송하다(I’m Sorry) 밖에 없다. 중국산 제품에서만 문제가 발생했다는 논리도 핑계로 들릴 뿐이다. 중국에서 우리 제품을 구입한 부모들에게도 우리는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다” 이야기하며 “적극적으로 리콜 사실을 알리라!”지시 했다.

마텔 밥 회장은 지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TV 뉴스 방송의 인터뷰 요청들에도 흔쾌히 응했다. 자사에게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면 홍보임원을 내세우거나,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극히 꺼리는 흔한 경영자들과는 달랐다. CNN, NBC, CBS, ABC 등 수없이 많은 뉴스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해서 생방송으로 연결된 인터뷰를 홀로 진행했다.

여러 인터뷰에서 그는 “죄송하다(I’m sorry)”는 메시지들을 반복했다. 한 매체로부터의 “이번 같은 리콜이 앞으로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 약속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밥 회장은 “현재 최선을 다해 문제를 개선해 가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현재 리콜 제품을 회수하는 것”이라면서 부모들의 회수 동참을 호소했다. 소위 말하는 위기 시 개런티(Guarantee) 하지 않는 신중함을 보인 것이다.

마텔은 2주후 불행하게도 또 다른 리콜을 선언했다. 이번에는 장난감에 달린 작은 부품들이 문제였다. 어린 아이들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리콜의 이유였다. 이때도 밥 회장은 더욱 더 리콜에 대해 ‘알리라’는 지시를 했다. 마텔은 USA투데이와 뉴욕타임즈 그리고 월스트리트저널에 전면 사과광고를 해 리콜 사실을 적극 알렸다.

밥 회장은 연이어 각종 TV방송에 나가 리콜에 대해 이야기하며 부모들의 협조를 구했다. 리콜 정보를 알리기 위해 사과 동영상에 출연 해 온라인에서 여러 부모들과 커뮤니케이션 했다. 전세계 마텔 지사들에게도 리콜 사실을 알리고 각지에서의 성실한 리콜을 지시했다. 의회로 달려가 상원의원들을 만나 마텔이 정직하게 공개적으로 리콜을 실시하고 있으며, 많은 부모들로부터의 요청들을 제대로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런 기괴한(?) 행동들은 곧 빛을 발했다. 문제가 있는 제품 9백만개는 많은 부분 회수가 완료되었고, 중국산 제품들에 대한 내부 규정과 품질관리는 더더욱 강화되었다. 그 결과 2007년 마텔의 판매는 대량 리콜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6퍼센트 상승했다. 연말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조사대상 미국인들의 75%가 ‘마텔이 제대로 해야 할 일을 했다’ 평가했다. 의회 청문회에서는 의원들로부터 “마텔의 대응에서 공개와 정직의 원칙은 칭찬받아야 한다”는 평을 얻었다.

실제로 회장이 나서 이렇게 하이프로파일(high profile) 실행을 하는 경우 일부에서는 이런 방향의 사후 평가를 두려워한다. “(회장인) 내가 위기를 다 관리했지? 다른 직원들을 대체 한 게 뭐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홍보실무자들을 중심으로 한 위기관리팀 전원은 매우 힘들어 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밥 회장은 이듬 해 애리조나 주립 대학의 한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 했다. “위기 당시 우리 위기관리팀의 팀워크는 강했고, 그것이 우리 기업에 대한 테스트였다 생각한다. 지금도 100여 페이지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에서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를 고르라 한다면 나는 위기관리팀의 연락처 정보들을 취할 것”이라면서 자사의 위기관리팀을 치하했다. 마텔의 밥 회장은 리콜을 계기로 이런 자랑스러운 체계와 그들의 철학을 홍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테스트를 잘 통과한 조직 자체를 말이다.

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글 : 정용민
출처 : http://goo.gl/UZTr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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