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의 크고 아름다운 스크린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 미래를 준비하는 ‘NEMOSHELL’과의 인터뷰.

지하철 역마다 자리하고 있는 다음의 ‘DigitalView’는 이제는 없으면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대형터치스크린으로 자리잡았다. 서울지하철 내에서는 117개 역에 설치되어 지도와 뉴스, 영화정보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유용한 기기이다. 또한 지하철 승강장에는 생동감 넘치는 대형스크린 동영상광고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예전에는 전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기술들이 점차 우리의 생활 속에 예전부터 있었던 마냥 당연한 듯이 자리하고 있다. 영화에서 보았던 화려한 대형스크린의 세계도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영화 '오블리비언'의 한 장면
영화 ‘오블리비언’의 한 장면

빈손으로 출근하여 본인의 스마트폰을 테이블에 놓는 것 만으로 자신의 데이터나 자료에 접속하는 일, 회사의 유리벽(처럼 보이는 대형스크린)에 다양한 그래프나 도표 등을 띄워놓고 사람들과 회의하는 모습, 대형스크린을 마주보고 원거리에 있는 사람들과 스크린으로 재미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습들은 MS가 예상한 2019년의 미래이다. 무려 5년 밖에 남지 않은 미래라고 한다! (관련 영상)

 SF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크고 투명하며 아름다운 대형스크린을 통해 실제로 자료를 던지고 밀어내고 당기고 쏘는 등의 기술은 필자가 노인이 되어서나 경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리 먼 미래가 아니라고 한다. 다가올 대형스크린의 미래를 보고 7년간 대형스크린의 SW를 준비하면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다져온 SF매니아 NEMOSHELL의 김인혁 대표(성균관대학교 박사과정, 지도교수 엄영익)를 통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홈페이지 캡쳐
홈페이지 캡쳐

Q. NEMOSHELL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주시기를 부탁 드린다.

NEMOSHELL은 대형 스크린에서 사용 가능한 SW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개발을 통해 목표 했던 단계에서 절반 이상을 달성한 상태이다. SW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쉽게 말해 안드로이드나 IOS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환이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안드로이드와 IOS의 등장일 것이다. 이처럼 대형스크린 하드웨어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SW플랫폼이 필요하다. NEMOSHELL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멀티 유저/서비스 : 기존은 혼자서 하나의 서비스를 사용했던 것 과는 달리, 여러 명의 사용자가 각기 다른 애플리케이션 혹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 쉬운 개발환경: SW플랫폼에 있어서 개발자들에게 편리하고 쉬운 개발환경 지원이 중요하다. NEMOSHELL은 C/C++과 더불어 Javascript, NODE.JS, C# 등 언어를 지원한다. 기존 개발환경에서도 그대로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 UX : 대형화면에는 대형화면에 최적화 된 UI/UX가 필요하다. 넓은 스크린을 잘 이용하기 위한 물리엔진, 다양한 애니메이션 효과 등을 지원한다.

– INPUT DEVICE 측면: 멀티 터치를 동시에 여러 애플리케이션/서비스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NEMOSHELL 실제 사용 화면
NEMOSHELL 실제 사용 화면

Q. SF영화에서 보는 아름다운(!) 대형멀티스크린,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가?

 영화에서 정말 화려한 대형스크린을 활용한 장면들, 물론 CG를 사용한 부분이 많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 개봉한 어메이징스파이더맨2의 경우도 그렇고, 영화 속의 대형스크린 활용 장면들이 점점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인터렉션하는 모습까지 그려지고 있다. 기술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충분히 먼 미래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우리생활에 어느 순간 훅 들어온 것과 같이 생각보다 가까이에 와있다. 안정성은 논외로 치면 NEMOSHELL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로 1-2년안에도 SF영화에서 보는 장면들의 형태가 구현이 가능하다. 대형스크린 하드웨어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한 발전이 이루어져있고 공장식 생산을 통해 단가도 낮아지고 있다. 회사, 공공기관, 레스토랑, 호텔, 카페 등 다양한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작년부터 상황이 급진적으로 바뀌고 있는데, 최근 애플에서 iOS8에서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화면분할(split-screen) 기능을 통한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두 개의 아이패드 어플리케이션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운영하면서 한꺼번에 인터렉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발표는 제한적인 형태로 NEMOSHELL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 대형스크린의 시대는 결코 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MS가 예측한 2019년의 모습
MS가 예측한 2019년의 모습

Q. 기존의 스크린업체들이나 대기업들도 당연히 예측하고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부합하는 아이템은 아직 수면위로 올라온 것이 없다. 기업 내부적으로는 준비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노출 된 자료 중에서는 없었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것은 단일서비스/ 단일사용자를 위한 것이다. 우리가 영화 표를 뽑는데 두 명, 세 명이 붙어서 뽑지는 않는다. 또한 하나의 기능밖에 사용할 수 없다. 지금의 것들은 한번에 하나의 어플리케이션만 실행이 가능하고, 단일(1인)사용자만을 위한 것이다. NEMOSHELL은 다중서비스/ 다중사용자를 위한 소프트웨어이다. 커다란 대형 테이블에서 여러 명이 앉아 있고, 각자가 원하는 어플리케이션 혹은 여러 기능들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된다. 이것이 NEMOSHELL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강점이며, 이와 같은 모델은 현재 시장에 공개 되어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현재 대형스크린시장의 상황과 한계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셨으면 한다.

 대형스크린 시장에서 하드웨어 부분은 많은 회사들이 좋은 모델을 많이 만들어 내었다. 성숙기에 들어섰고, 대량생산으로 인해 단가가 떨어지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하지만 하드웨어에 들어가야 하는 SW플랫폼은 마땅한 것이 없는 상태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단일사용자, 단일서비스로만 가능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미래가 변화할 것이라는 명백하게 예측이 되지만 SW플랫폼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구글이나 애플 등의 IT업계의 선두주자들이 공개한 레퍼런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선두기업들이 만든 것들이 표준이 될 것이라면, 먼저 위험을 가지고 모험을 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하지만 선두기업들이 본격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공개하고 난 뒤에는 너무 늦는다. 일반적으로 SW는 일반사용자들이 사용하게 될 시점에서 3~5년 미리 앞서 준비를 한다. 향후 2~3년 이내에 대형스크린 시장은 보편화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데, NEMOSHELL은 시기 적절하게 준비를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최인혁 대표
김인혁 대표

Q. NEMOSHELL이 생각하고 있는 다음단계가 궁금하다. 그리고 있는 비젼은 무엇인가?

지금은 기술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이 되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제품을 알리는 시기이다. 가장 좋은 케이스는 기업에 M&A가 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M&A가 되지 않더라고 하더라도 엔드유저가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나가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더욱 발전시키고 싶다. 일반인들이 쉽게 접해볼 수 있는 수준까지 생각하고 있다. 또한 개발자나 개발사한테도 새로운 가이드 라인을 주는 데에도 의미를 가지고 있다. 너희가 어떻게 안드로이드가 되냐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간혹 받는다. 사실 지금의 안드로이드가 탄생하기 까지는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많은 SW 기술회사가 하나로 합쳐졌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가? 단순하게 안드로이드라는 이름이 채택되었을 뿐 안드로이드의 고유기술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또한 안드로이드의 창업연도는 03년도 이며, 구글에 인수된 것은 05년이다. 그리고 첫 안드로이드 폰이 출시된 시점은 08년도이다. 창업을 하고 세상에 빛을 보기까지 5년이라는 기다림이 있었다. NEMOSHELL도 가야 할 길이 멀긴 하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NEMOSHELL팀의 신념을 잃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뷰 내내 NEMOSHELL의 김인혁 대표의 눈은 아이처럼 반짝였다. SF영화의 한 장면을 현실로 만들겠다니, 처음엔 조금 황당하기도 하고 과연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내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었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비젼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SF영화를 10번이상 보는 대표, 그 속의 장면을 실제로 구현하고자 묵묵히 노력한 많은 시간들, 대표의 비전을 공감하고 같이 걸어가고 있는 팀원들. NEMOSHELL는 진정성이 느껴지는 팀이었다. 대형스크린 SW플랫폼에서의 ‘안드로이드’가 되기를 응원하며 NEMOSHELL의 다음단계가 더욱 궁금해진다.

홈페이지: http://www.nemoux.net/

블로그: http://nemoux00.wordpress.com/ 

데모영상: http://youtu.be/LysbDvXfd8Y

김명지 myungjikim@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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