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 인터넷 생태계와 기반 기술의 준비

구글의 32억달러로 네스트 인수, 페이스북의 20억달러 오큘러스 인수 그리고 제너럴 모터스의 절반 수준의 시가총액으로 성장한 전기자동차 테슬라 등으로 사물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기를 넘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모바일 이후의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갈증과 기대가 사물 인터넷 산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스마트폰 이후의 새로운 단말기로서 구글은 안경, 삼성전자는 스마트와치를 준비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을 준비하고 있다.

제조가 아닌 생태계로 바라봐야 할 사물 인터넷

미국 실리콘밸리는 모바일앱이 아닌 다양한 사물 인터넷 디바이스로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다양한 앱으로 스마트와치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해가는 Pebble, 디지털 완구 시장을 열고 있는 Sphero, 건강과 운동 관리를 위한 Fitbit, 인터넷 자물쇠 August, 음식과 식물 그리고 약 등의 성분을 분석해주는 양자생체 정보 분석기 Scio 등의 다양한 사물 인터넷 기기를 제조하는 스타트업들이 늘어가고 있다. 그런데 디바이스를 만드는 이들 기업은 기존의 제조사와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사물 인터넷 시대의 제조는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고려한 생태계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1990년대 PC통신, 2000년대 웹, 2010년대 모바일로 IT 플랫폼은 10년마다 진화되어왔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폰 이전에 다양한 PDA, HPC가 있었던 것처럼 지금 다양한 사물 인터넷 디바이스들은 치열한 생존 경쟁 끝에 2020년대 새로운 IT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런데, 사물 인터넷의 생태계는 기존 PC, 모바일 생태계와 다른 점이 있다.

기존 PC, 스마트폰 생태계는 디바이스를 만드는 제조사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SW기업 그리고 통신망을 제공하는 통신사의 영역이 구분되었다. 이렇게 구성된 웹과 모바일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역시나 경계가 구분되었다. 즉, 스마트폰을 만드는 삼성전자와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구글, LTE를 제공하는 SKT 그리고 카카오톡과 T맵 등을 제공하는 카카오와 SK플래닛이 서로 경쟁하지 않는 관계였다.

그런데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디바이스를 만드는 제조, 그 디바이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러한 HW와 SW를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모든 것이 하나의 기업에서 제공하고 있다. 즉, 스마트와치를 개발하는 Pebble이라는 회사에서는 스마트와치의 제조와 그 안에 탑재되는 운영체제와 시계, 알람, 메시지, 캘린더 등의 다양한 스마트와치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 나아가 Pebble을 활용해 다양한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Pebble의 생태계를 오픈해서 Pebble에 설치해서 사용할 수 있는 외부의 앱들이 무려 1000여개가 훌쩍 넘는다.

사물인터넷(1)

모바일 시대에는 HW, SW 그리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며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는 회사가 애플 정도였지만, 사물 인터넷 시대에는 그것이 보편화된 패러다임이 되어가고 있다. 즉, 모든 사물이 인터넷이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에 hw는 단순한 제조가 아니라 sw 더 나아가 서비스와 밀결합된 형태의 생태계를 꿈꾸며 설계해야 한다. 그 사물이 다른 사물 그리고 외부의 서비스들과 연계해서 동작되어야 가치가 증폭되기 때문에 생태계적 관점에서 사물 인터넷 플랫폼을 바라보아야 한다.

글로벌 표준의 기간산업으로의 기술 개발

사물 인터넷은 플랫폼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기간 산업으로 육성해야 미래 IT 기술을 국가 경쟁력으로서 확보할 수 있다. 사물 인터넷은 단지 디바이스 하나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디바이스에 소프트웨어를 넣고, 서비스와 결합해 지속적으로 사용자와 접점을 가지고 사용자 data를 축적하고,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context를 인식해 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쇄적인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는 플랫폼적 속성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사물 인터넷의 디바이스 내 API를 오픈해 third party의 서비스와 연계함으로써 생태계를 구축하며 부가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사물 인터넷은 기존의 MP3P, PMP, 내비게이션 등의 디지털 디바이스처럼 중소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데 성장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 사물 인터넷 산업의 성장에는 하드웨어의 핵심 부품인 센서, 중소 제조사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사물 인터넷 운영체제, 사물간 데이터 송수신에 최적화된 M2M 네트워크 등이 필수적이다. 이같은 인프라는 긴호흡으로 선행 투자와 지속적인 연구, 개발이 요구된다. 또한, 사물 인터넷을 통해 확보하게 된 사용자 데이터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기술, 데이터 포맷의 표준화, 데이터 분석 기술, 이를 통한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정립 등도 난무하는 사물 인터넷 기기의 홍수 속에서 적절한 표준과 방향을 정해주어야 초기 혼란없이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사물 인터넷은 스마트폰 이전의 IT 기술보다 개인정보 보호, 해킹과 보안 등의 사회적 이슈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이와 관련된 준비와 대비도 필요하다. 자칫 기술이 너무 앞서 나가 사회와 문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하게 되는 문제를 예상하고 예방하는 정부 차원의 연구도 요구된다.

글 : oojoo
원문 : http://oojoo.tistory.com/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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