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i 포럼] 샵메일 그 뜨거운 감자를 까봤다.

얼마전 샵메일에 관한 공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발제자는 익히 공인인증서의 반대로 유명하신 오픈웹의 김기창교수님과 샵메일의 운영 주최인 Nipa의 강현구 단장님께서 발제를 해주셨습니다. 먼저 양측의 발제와 이후 질의 응답의 토론으로 이루어졌었는데, 시간의 흐름보다 각각의 꼭지에 대한 서로의 입장, 그리고 각각 제 의견을 덧 붙힐까 합니다.

1. 샵메일은 왜? 시작되었나. 
  1) Nipa  : 종이 문서와 등기의 낭비를 줄이고, 법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상호 확인이 가능한 전자문서 유통 수단이 없어 이를 해결하고자 사업이 시작되었음
  2) 오픈웹  : 기존의 이메일도 법적 효력을 가진다. 샵메일 외에도 해외에서도 많은 사업자들이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들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기술은 아니었다. 특정 기술을 지정하고 업체를 지정하여 사실상 갈라파고스를 만들어 특정 업체의 수익보장을 목적으로 한 것 처럼 보인다.
  3) 개인 의견 : 패널 중 송병호 교수님의 의견에 의하면 전자거래 기본법에 의해 법제처에서 전자문서를 법적 효력이 없다고 보았고 이를 고치기위해서는 법무부와 미래부가 같이 고쳐야 하나, 그것이 법제처들의 반대로 사실상 어려워 특별법을 만들어 단독으로 효력이 있는 전자문서 거래방법을 만든 것이 샵메일이라고 합니다. 결국, 시장을 위해 전자문서 유통 활성화라는 좋은 취지로 시작되었으나, 전자문서를 전면으로 내놓지 못했던 이유는 전자문서를 다루려는 각부처의 이해관계로 인하여 전자문서를 전면으로 내세우지 못하고 이메일인 것처럼 됬다고 하네요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고 시작부터 꼬인..brown_and_cony-20
 사실상, 전자거래 기본법을 고치면 깔끔히 해결될 일이 빙 돌아간 느낌이 좀 듭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결과물 또한 썩 좋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목적과 불일치 되게 모양이 좀 나왔는데 전자문서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되었어야 했으나, hwp, pdf뿐만 아니라 각종 첨부파일, 메일의 내용까지 사실상 모든 파일과 정보를  다루고 있는데, 이는 전자문서가 아닌 디지털 파일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샵메일은 ebXML의 정형화된 형식을 버리고, 보다 범용적인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구현되면서 사실상 전자문서의 속성을 어느정도는 버렸다고 보입니다. 엄밀히 말해서는 ‘상호 신뢰가능한 정보의 공인 유통 기술’ 이라고 말하는 편이 맞습니다.기술적으로 메일의 주소모양을 썼을 뿐, 실제 메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는 기술로 되어 있습니다.
 이 후 언젠가는 제가 다른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인 전자문서의 속성은 단순히 오프라인의 문서를 이미지파일로 만들거나, hwp파일로 만드는 것이 전자문서가 아닙니다. 전자문서는 메타정보를 통해 해당 내용을 파악하고 처리가능해야 합니다. 그러나, 샵메일은 비정형 데이터의 유통을 하고 있으므로 엄밀히 말해 전자문서를 다루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죠. 처음에는 전자문서 확산의 목적으로 시작했으나 결과가 그냥 공인된 비표준(?) 이메일이 되어버린 모습입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뜻(전자문서의 확산)은 좋았으나 결과(수신확인이 가능한 비표준 메일)가 좀 멀어진 것이 샵메일인 것 같습니다
2. 법적으로 샵메일외의 e메일의 효력
  1) Nipa :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으며, 위 변조가 가능하며, 수신에 대한 보장이 되지 않는다.
  2) 오픈웹 : e메일도 법적인 효력을 동일하게 가지며, 수신의 보장과 암호화에 대한 표준기반의 솔루션들이 이미 시장에 나와있다.
  3) 개인  의견 : 이건 법리적인 해석 부분이라 제가 정확히 뭐라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네이버에서 일했을 때의 풍월로는 e메일도 법적인 효력을 지닌다였습니다. 실질적으로 위,변조가 가능하고 수신의 보장이 안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악의적인 행동까지 하는 경우는 빈번하지 않으며, 양측의 메일 서버에는 기록이 남아있고, 기술적으로 어느정도는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수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인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는 발송자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니냐? 라는 의견도 있었는데 이 일과 별도로 상식적으로 수신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발생해야 되는 이유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메일로 업무를 처리할때 일반적으로는 상대방의 이해여부는 수신 플래그가 아닌 상대방의 피드백을 기반으로 판단합니다. 피드백이 오지 않는 경우, 더 적극적으로 모든 수단을 통해 상대방과 연락을 취하죠. 사실 이부분은 네트워크의 기본 구현방식입니다.3hand shake라는 ack가 반드시 있어야 내용이 전달되었음을 아는것이죠. 이를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일방적으로 받았소 라고 전달해준다면, 그것이 수신자가 정말로 받고 “이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런 점에서는 내용증명이나 기존의 오프라인 전달 방식도 내용에 대한 이해가 아닌 메시지도달여부만 가지고 판단하고 있으니 이것 역시 썩 깔끔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다만, 적어도 디지털이기 때문에 전달 비용이 매우 낮으므로, 수신에 대한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등기에 비해서는 훨씬 용이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법리적 해석이 아닌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e메일 또한 법적인 효력을 인정하고 있으며, e메일의 수신 여부는 회신을 통해 확인합니다. 그렇기에 정말로 듣고 싶은 말이 있는 경우, 최종적으로 내용을 전달하여 확인을 했다는 회신 메일을 달라고 꼭 부탁하죠. 이것이 일반적인 기업의 e메일 업무 프로세스입니다. 물론 제 해석은 법제처의 입장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입니다.
3. 비표준 문제
 1) Nipa : 오픈 소스로 개방하려고 하고 있고, 표준으로 만들기 위해 추진중이다.
 2) 오픈웹 : 비표준 기술을 왜 만드나? 결국 갈라파고스가 되는것이 아닌가? 표준은 후발주자가 쓸 수 있게 만드는것이 표준인데, 한국에서는 표준이 규격으로 이해되는 것 같다.
 3) 개인의견 : 이 안건에서는 이후 김기창 교수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사실상 IT에서 표준은 defacto(시장표준)를 항상 따라갑니다. defacto의 시대라고 하는 것이 현실이죠.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해서 표준부터 만든다고 그것이 defacto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만든것이 이후에 defacto로 통일되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죠. 대표적으로 4g의 표준 중에 하나였던 우리 기술 wibro(wimax)가 그러한 길을 걸었습니다. 샵메일의 경우 표준으로 만들어지더라도 확산이 사실상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정부주도하에 시장을 이끌어갈 리더십이 부족하다는데 있습니다.
4. 서비스 품질 문제
 1) Nipa : 액티브 X외에 크로스브라우져도 지원하고 있다. 정부 기관의 기술을 해외 판매 사례도 있다.
 2) 오픈웹 : 각 종 나쁜 운영,개발 사례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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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개인의견 : 이 부분에 관해서는 Nipa측에서도 좀 더 잘해보겠다고 했던 부분으로 다수의 사업자들의 품질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은것 같습니다. 신뢰가 가장 중요한 시스템에서 이러한 모습은 신뢰도를 많이 떨어뜨리는 부분입니다.
 특히 좀 충격적였던 부분은 휴대폰 인증기반으로 최초인증을 했던 부분인데, 해당 부분은 사실 포털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털 메일도 포털 메일끼리는 수신확인및 발신취소가 가능한데, 이는 SMTP나 이런 복잡한 방식을 굳이 사용하지 않고, 자사의 메일 서버끼리만 해도 되거나 추가 스펙을 구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휴대폰은 대포폰 문제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아, 큰 규모의 금융 거래나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는 잘 사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되면 포털 메일과 차별성이 없지 않나 싶습니다. 남은건 다시 공인인증서 뿐인 것처럼 보이더군요.
 그리고, 패널분께서 지적했듯이 기술의 최신성 문제, 보안의 문제, 최근 주목받고 있는 생체인식등 더 발전한 보안과 인증의 기술의 도입이 사실상 어렵다는 문제 또한 민간 사업자와 서비스 품질면에서 향후 더 차이날 것이란 것도 앞으로도 더 좋은 품질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부 기술의 해외 판매는 G2G 사례를 들었는데, G2G야 상황의 특수성에서 시장이 발생할 수있으나, 순수 기술 경쟁으로 이루어지는 G2B는 사실상 정부주도하에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현실성이 낮아보입니다.
 
5. 사실상 강제성의 문제
 샵메일을 검색창에 쳐보면, 예비군이라는 메시지가 검색어가 같이 뜨는데, 예비군에서 샵메일 가입시 일찍 퇴소시켜주었거나 샵메일가입을 유도하는 문자를 수통씩 받았다는 내용, 그리고 일부 정부기관의 과제를 따기위해서는 반드시 샵메일로만 접속하게 했던 사례들이 소개되었습니다.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Nipa측에서는 강제를 하라고 하고 있지 않으나, 무리하게 이를 확산하려 하다가 일어난 불상사로, 이후 강제성이 발생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모든 부분에 대해 감시를 하기는 어렵겠지만, 우선은 사업 주체자가 적극적으로 시정하겠다고 한 부분으로 이에 대한 논란의 여지는 어느정도 잠식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샵메일 사업 추진으로 인해  전자문서 유통과 인증에 관한 사업을 하던 회사들이 문을 닫은 사례가 있다는 패널의 이야기는 정부의 강제적 사업으로 인하여 특정 업체들이 피해를 볼 수 있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던것 같아 샵메일의 추진과정이 생태계 측면에서 좀 더 신중했어야 하는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렇게 많은 이들의 의견을 들어 더 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것 같습니다.
6. 적정 과금 문제
 샵메일이 너무 비싸고, 모든 업체가 획일화된 가격구조인데 가격현실성이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었습니다. 가격은 Nipa에서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정했던 것으로 1년에 15만원으로 오프라인 등기를 기준으로 과금을 잡았다는 답변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종량제의 제안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초기 사업규모에 대해 지나치게 과하게 잡힌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도서대비 온라인 도서의 사용자의 기대가격은 매우 낮습니다. 심지어는 공짜를 기대하기도 하죠. 샵메일 사업자들끼리의 경쟁을 촉진시킨다면 좀 더 가격이 내려갈 부분은 충분히 있어보이며, 샵메일의 강제성이 해제되고 경쟁을 통해서 가격경쟁력이 없다면 해당 기술은 퇴출 되는 수밖에 없겠죠. 참고로 앱은 무료와 유료간에 72배의 간극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좀 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필요해 보입니다.
 
7. 개인적 샵메일에 대한 의견
 1) 적극적으로 정부가 강제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전반적으로 의견들은 비슷하게 모아진것 같습니다. 전자문서 확산에 대한 취지는 Nipa에 공감하나 선택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강제하지 말라는 의미죠. 저도 정부기관끼리의 G2G의 경우에는 강제를 하던 어떻던 간에 내부의 문제이므로 어느정도는 무방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G2B와 G2C의 경우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수행하는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강매가 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야 합니다. G2B의 경우에는 100% 갑이 정부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나서서 강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없는지 계속해서 피드백을 들어야 합니다.
 2) 강제하지 않는다면, G2C까지 포함한 플랫폼 사업으로서 사업성은 글쎄
  플랫폼은 사실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수십만에서 수백만의 사용자는 확보해야죠. 공인인증서 처럼 전국민이 다사용하는 메일이 된다면야 플랫폼 사업으로서는 확실한 시장이겠죠.그러나  ‘전자문서 확산’은 강제를 안한다면, 사용자의 니즈에 의한 발로가 아닌 캠패인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플랫폼 사업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미죠. 플랫폼을 확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료로 뿌리거나 쓸만한 킬러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겁니다. 플랫폼 사업의 초기에는 무조건 대규모 투자와 한동안의 적자를 각오해야 합니다. 사용자 확보를 위해서는 그러한 과감한 투자를 감행하는것이 플랫폼 사업자들이 하는 일이며 민간 사업자들은 그렇게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특별히 사업을 함께 할 몇개 업체들의 투자금을 걱정해 줄 필요는 없다고 보입니다.
 무엇보다도 기본적으로 일반 사용자가 느끼기에는 이메일과 동일하므로, 플랫폼 사업으로 생각한다면 우선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메일과는 분명한 경쟁제로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경쟁력 문제로 넘어가는데 품질이나 사용자 도달율 면에서 포털에 비해 그렇게 좋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3) 시장을 리드하려 하지 말고, 좀 더 국민의 입장에서 운영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샵메일이 전혀 의미가 없는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오히려 샵메일을 통해 다수의 정부기관에서 통합된 메시지를 받아 볼 수 있다면 괜찮겠네. 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예비군 통지서, 전기세, 소득공제, 교통범칙금, 얼마전 있었던 선거 공보지까지 수도 없이 많은 정부기관의 사이트들이 있고 우편물을 받아보지만, 오프라인 우편함을 열어보고, 필요할 때마다 각 사이트에 신규가입하고 로그인하는 것은 엄청나게 짜증나는일이기 때문이죠.(더군다나 그때마다 액티브X가.. ) 다만, 그것이 발송했다고 법적으로 끝이라는 발송 편의 주의거나,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수신확인은 사용자에게  좀 더 액티브한 요구를 해야 합니다.
 또한 샵메일에서만 봐야 한다는 것은 별로 입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제 개인메일함에서 해당 소식들을 받아보고 싶은 니즈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샵메일은 대국민 정보 push의 통합 채널로 운영할 수 있는 좋은 기능이 될수 있다고 봅니다.  샵메일에 일반 메일로 가입하고, 공인인증이나 개인인증을 하고, 네이버메일로 받아 볼 수 있다면 저는 당장이라도 샵메일을 가입할겁니다. 물론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샵메일이 샵메일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결론을 말 씀드리자면, G2G를 제외한 G2B나 G2C는 각각의 니즈를 별도로 고민해봐야 한다는 의미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냥 e메일을 일반 문서와 동일하게 볼 수 있도록 샵메일 처럼 삥 애둘러 가지 말고, 법을 고치면 안될까요? 정부의 전자 문서에 관한 시선의 한계에 대한 포스팅은 빠른 시일내에 다시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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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잔님의 포스팅 : http://gamsungit.com/220020827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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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숲속얘기
출처 : http://goo.gl/Tsnix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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