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13편] 11개의 지원군에게 SOS, 매일유업

Source: http://letscc.net/detail.php?idx=6042&k=custo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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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했을 때 기업들은 마치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여기 저기로부터 조력을 구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예상을 통해 우리가 물에 빠지면 누구에게 손을 내밀 것인가를 미리 알아 봐 놓는 것은 훨씬 더 든든한 대비책이 된다. 하나 둘이 아닌 11개의 지원군들에게 신속하게 손을 내밀어 위기관리에 성공한 기업이 있었다. 매일유업의 이야기다.

2011년 3월 4일 이른 아침. 매일유업에게는 날벼락 같은 뉴스가 터졌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자사의 조제분유서 식중독 균이 검출되었다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검사결과 보도자료가 기사화 된 것이다. 수의과학검역원은 관할 행정기관인 경기도에 해당제품을 긴급 회수할 것을 통보까지 했다. 매일유업은 이에 대해 즉각 대응했다. 사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발표한 식중독 균 검출 발표 내용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검사과정에 대한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매일유업은 해당 제품의 생산 공정 중 액상원료를 섭씨125도로 살균 처리하고, 분말화 공정에서 섭씨 195도 이상으로 열풍건조 하기 때문에 식중독 균이 나올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판단했다. 수의과학검역원이 조사를 하고 있는 동안 매일유업에서도 그 기관이 수거한 제품과 같은 동일 로트 제품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했었다. 그 결과 해당 제품에서는 식중독균이 전혀 발견되지 않아 확신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소비자들의 우려가 있으므로 매일유업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해당 로트의 제품을 즉각 전량 회수 조치했다. 이와 함께 더 큰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동일 날짜 생산 제품에 대해 외부 공인기관에도 검사를 의뢰했다. 그로부터 3일 후 추가 의뢰 한 건국대 수의과 대학의 검사결과를 받았다. 해당 식중독 균이 불검출 됐다는 결과였다. 이를 광고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밝혔다. ‘절대 안심하셔도 됩니다’라 이야기 했다.

더욱 제품의 안전성을 강조해야겠다 결심 한 매일유업 경영진은 국립수의검역원에 재조사를 의뢰하는 한편 외부 공인기관 10곳에도 추가 조사를 의뢰 했다. 자체 조사 이외에도 총 11개 외부 공인 기관들에게 SOS를 친 것이다.

이런 빠른 입증노력을 통해 일주일 후 한국식품공업협회 산하 한국식품연구소 등 총 11개의 외부기관들 모두로부터 문제의 식중독 균이 불검출 되었다는 공통된 결과를 통보 받았다. 여러 공인 기관들이 완전하게 안전성을 입증 해 준 것이다. 전문가들의 정확한 조언과 경영진의 빠른 의사결정으로 이런 입증이 가능했다.

11개 검사기관들로부터 긍정적 검사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을 매일유업은 다시 대대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다. 불안해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이메일을 해 사실을 정확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소비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했다. 소비자들의 신뢰는 더 높아졌다. 최초 식중독 균 논란이 불거졌을 때 곤두박질 했던 매일유업의 주가가 11개 기관의 검사 결과 뉴스에 반등 했다. 시장에서의 신뢰 확보에 대한 긍정적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억울하게도 큰 곤욕을 치렀고 일부 엄마들의 불평을 받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덕을 봤다.

자기 회사의 위기 유형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 회사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이다. 경험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논란이나 이슈들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인력들이 그들이다. 평소 그 경험과 기억들을 되살려 조력을 구할 지원군들을 가능한 꼼꼼히 마련해 놓는 시도들은 매우 선진적인 위기관리 자산 확보 활동이다. 그 지원군들이 과연 어떤 조직이나 기관 그리고 전문가들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임직원들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조금만 고민하면 어떤 조력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지도 체계화 해 관리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런 지원군에 대한 관심과 접근은 대부분 상황에 대한 정확한 확신과 정당성을 전제로 하는 위기에서만 빛을 발한다. 그래야 자신이 스스로 ‘문제가 없다’ 말하는 동시에 다른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기관들로부터 ‘맞다, 우리가 보기에도 문제가 없다’는 제 3자 지원을 받아 낼 수 있다.

반대로 확신이 없거나 스스로가 정당하지 못한 위기의 경우에는 함부로 조력을 구하러 다니게 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만약 매일유업이 의뢰 한 11개의 검사기관들 중 대부분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얻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매일유업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준비와 강력한 확신 그리고 빠른 사실 입증 노력들이 핵심이었다. 아무나 빠를 수는 없다. 준비해 놓아야만 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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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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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용민
출처 : http://goo.gl/xG3W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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