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민의 위기관리 원 포인트 레슨 15편] 엄마들의 목소리를 계속 따랐다, 보령메디앙스

Source: http://goo.gl/bwnv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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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나 개인 모두 실수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수를 하고 나서 그것을 어떻게 인정하고 개선하는가에 따라 위기관리 성패는 갈린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거나 개선하지 않거나 하는 이유로 많은 기업들은 실패를 맛본다. 아픈 실수를 인정하고 지속적으로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개선의 자세를 보인 회사가 있었다. 보령메디앙스 이야기다.

2009년 4월 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시중 유통되는 베이비파우더와 어린이용 파우더 등 탈크 성분이 함유된 파우더제품 30종을 수거 검사 한 결과 12종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뉴스는 기사들의 제목에서 ‘석면 검출’이라는 표현으로 엄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문제의 탈크가 검출된 제품은 보령메디앙스의 일부 제품들을 포함 한 7개사의 파우더제품들이었다. 이에 보령메디앙스는 즉각 홈페이지 팝업창에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리콜을 실시하는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보령메디앙스의 홈페이지 팝업창에는 최초 ‘안내문’이라는 제목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문구가 자리 잡았었다. 이에 대해 홈페이지를 방문한 엄마들은 온라인에서 모여 이 ‘안내문’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들이 생겨났다. 그러자 보령메디앙스는 곧바로 ‘안내문’이라는 제목을 ‘사과문’으로 바꾸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문구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 드립니다’를 포함한 팝업을 수정 게재 했다.

엄마들은 이후 리콜을 접수하는 콜센터의 불통상황에 대해서도 불평하기 시작했다. 전혀 통화가 되지 않는다. 혹시 콜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들까지 돌아 다니기 시작했다. 이에 보령메디앙스는 팝업창에 ‘리콜 온라인 접수’ 버튼을 만들어 콜센터에 집중되는 엄마들의 문의와 요청들을 온라인에서도 접수한다는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했다.

엄마들의 불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다시 새로운 불만이 생겨났다. ‘리콜 온라인 접수’ 버튼을 눌러도 엄마들이 리콜을 신청하기 쉽게 디자인 된 팝업이 새로 뜨지는 않는다는 불평이었다. 이 목소리를 들은 보령메디앙스는 기존 팝업창에 리콜 대상인 제품들의 목록들을 열거 했다. 엄마들이 자신이 구입한 물건들이 리콜 대상인지 여부를 직접 확인 할 수 있도록 더 한층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한 것이다.

그럼에도 엄마들의 불만들이 계속되자 보령메디앙스는 콜센터를 기존의 5배로 확장 해서 새로운 추가 번호들을 팝업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했다. 엄마들이 불평했었던 리콜 온라인 접수 팝업도 엄마들이 이용하기 쉽고 빠르게 즉각 개선 해 다시 커뮤니케이션 했다.

불과 하루 남짓한 시간 동안 수많은 엄마들의 불평과 하소연들을 들으면서 보령메디앙스는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커뮤니케이션상 부족함들을 메우어 나갔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위기의 중심에 처해 있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 속에 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대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안전한 위기관리 방식이라는 의미다.

보령메디앙스는 금번 위기의 핵심 중 핵심인 엄마들의 목소리를 귀를 열어 듣고 계속 따랐다. 사소한 개선도 마다하지 않았다. 엄마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보령메디앙스가 듣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우리가 성실하게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라는 행동으로 나타내지는 메시지 보다 강력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처방은 없다. 이를 보령메디앙스는 겸손하게 행동으로 옮기는데 성공했던 것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모니터링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모니터링 없이 위기관리 없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다. 모니터링은 감시나 추적의 의미가 아니다. 리스닝의 의미여야 모니터링은 그 가치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많은 기업들이 기존 오프라인 언론 모니터링 등에 더해 온라인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모니터링 체계까지 가동하며 거의 실시간으로 고객들과 여러 공중들의 여론을 읽고 있다. 이런 체계는 위기 감지의 기능도 하지만, 우리 회사에게 발생한 위기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하는 원천으로의 가치가 훨씬 더 크다 볼 수 있다.

온라인과 SNS 모니터링 체계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던 2009년에도 보령메디앙스는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리스닝 했다. 지금과 같이 진일보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지고도 여전히 리스닝 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있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그런 기업들은 리스닝 하지 못하는 것인지, 리스닝 하지 않는 것인지를 먼저 스스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시급한 처방이 필요한 부분은 그 부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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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는 상황 관리와 커뮤니케이션 관리로 나뉩니다. 이 글은 위기 발생 후 기업, 정부, 공기관등이 위기관리를 위해 실행 한 커뮤니케이션 중 하나의 성공 포인트만을 잡아 예시한 것입니다. 즉, 이 원 포인트가 해당 케이스 위기관리 전반의 성공을 대변하고 있지는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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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용민
출처 : http://goo.gl/kaM0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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