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방문기

샤오미 방문기(1)

지난주 베이징에 갔다가 요즘 가장 ‘핫’한 회사인 샤오미에 한국스타트업들과 함께 갈 기회를 얻게 됐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님 감사합니다!) 샤오미가 어떤 회사인지는 예전에 썼던 글을 참고하면 좋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의 신성, 샤오미

샤오미본사는 베이징의 외곽지역인 하이디엔이라는 곳에 있었다. 뭐랄까 서울로 치면 좀 상암동 같은 분위기? 웬지 팬택이 생각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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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로비 분위기. 놀란 것은 그다지 보안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 우리 일행을 맞아준 샤오미 직원을 만나서 이름 등 등록절차 없이 방문스티커 하나씩을 받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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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한창 출근하고 있는 오전 10시쯤이어서 엘리베이터가 번잡한 가운데 다같이 올라가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옆으로 CEO 레이 준이 달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내 옆에 꽉 차서 문이 닫히려는 엘리베이터에 뛰어들었다. 나도 모르게 가볍게 목례하자 싱긋 웃으며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직원들 사이에 끼여서 올라갔다. 위에 보이는 옷차림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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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회의실에 들어가서 간략한 회사소개를 받았다. 원래 킹소프트라는 소프트웨어 회사 CEO출신인 레이 준과 전 구글차이나 임원이었던 린빈이 공동창업자다. 이 회사가 소프트웨어를 중시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겠다. 회사의 분위기는 무척 수평적이어서 누구나 레이 준에게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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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글에서 영입한 휴고 바라를 아주 비중있게 소개했다. 구글에서 안드로이드를 총괄했던 그의 지난해 샤오미 이적은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주고 샤오미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호기심천국인 그는 샤오미에서 일하는 것에 무척 만족하는 듯 싶다. (휴고 바라의 중국인터넷마켓 이야기 포스팅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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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량 설명. 불과 3년전 30만대를 판매했던 샤오미는 올 상반기에만 2611만대를 판매했다. 2분기에는 중국시장에서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표 출처 한겨레신문
표 출처 한겨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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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출하목표량은 6천만대라고 한다. (참고로 LG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4760만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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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놀란 부분. 고객상담(CS)직원이 1700명이 있는데 모두 본사소속 직원이라고. (샤오미의 전체직원은 7500명) 이들이 일주일내내 24시간 온오프라인 고객응대를 한다고 한다. 고장난 전화기를 가지고 갔는데 한시간내에 수리가 안되면 무조건 새 것으로 교환해 준다고. 실제로 미팅에 같이 있었던 플래텀 조상래대표가 고장난 샤오미 M3를 일요일에 전화해서 바로 센터로 가지고 가서 신속하게 수리했다는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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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대부분의 판매가 이뤄지는 곳은 MI.com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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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UI는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샤오미의 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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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5천만명의 유저가 있고 26개국어버전이 나와있으며 매주 업데이트된다는 것이 특징. 업데이트수가 이미 180회를 넘었다고. 그런데 좀 지난 자료인지 홈페이지에는 7천만명의 유저가 있다고 나온다.

새로 나온 MIUI 7의 홍보비디오. 멋지고 직관적인 좋은 OS임에는 틀림없어 보이나 너무 애플의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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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흥미로운 것은 MIUI 테마다. 일종의 런처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테마를 유저들이 만들어서 공개하고 유료로 팔수도 있다. 테마를 만들어서 돈을 많이 버는 디자이너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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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의 앱스토어는 파편화되어 있는 중국의 안드로이드앱마켓에서 4위. 그런데 고객충성도가 무척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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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있는 플래텀 조상래대표의 MI3폰을 좀 만져봤는데 꽤 디자인, 사용성도 좋고 앱스토어가 쓰임새좋게 잘 만들어져 있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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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런지 플러리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이폰유저보다 샤오미유저가 앱사용시간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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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는 홈페이지에서 티셔츠도 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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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의 소통도 하고 있다. 특히 충성고객들의 커뮤니티가 홈페이지에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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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과 어떻게 소통을 해서 이렇게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샤오미임원이 최근에 낸 책도 있다. 제목은 ‘참여감’.

정말 샤오미 홈페이지를 둘러보니 온라인커뮤니티 운영 노하우가 대단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MI.com홈페이지가 모든 것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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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적인 회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약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가 있는 다른 빌딩에 있는 샤오미 사무실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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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분위기의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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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쓰는지는 모르겠으나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미끄럼틀도 있다.

10시출근해서 밤 10시까지 일하는 문화라고 한다. 12시간 일하는 문화. 농담아니라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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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만 살 수 있는 샤오미의 제품을 실제로 만져보고 경험할 수 있는 MI스토어. 중국의 대도시마다 1곳씩만 만들어놓았다고 한다. 휴대폰케이스, 헤드폰, 충전기 등의 악세사리를 제외하고 스마트폰, 미패드 등의 제품은 ‘절대로’ 판매를 안한다. 그냥 구경만 할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중국 전역에 약 20곳쯤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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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스토어와 분위기가 너무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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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샤오미에서 궁금했던 점 하나는 아무리 싸다고 해도 몇십만원짜리 제품을 어떻게 그렇게 온라인에서 순식간에 많이 판매할 수 있냐는 것이었다. 지난해 연간 5조원이상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한국같으면 공인인증서도 필요하고 워낙 복잡해서 모든이들이 그렇게 쉽게 온라인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안내를 해준 샤오미의 찰리씨에게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거의 모든 온라인결제가 알리페이로 이뤄진다. 진짜 쉬워서 별 문제가 안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자기의 휴대폰을 꺼내서 실제로 보여준다. 온라인쇼핑몰인 타오바오에 들어가서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은뒤 결제로 알리페이를 선택하자 아래 화면처럼 패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가 완료된다. (페이팔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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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서 샤오미를 방문해서 받은 가벼운 인상을 메모해봤다.

마지막으로 샤오미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잘 나가는 회사의 실적보다도 우리를 맞아준 직원들의 친절함이었다. 회사에 들어가는데 있어 복잡한 보안절차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스티커하나를 나눠주고 붙이라는 것 정도. 회사내에서도 마음껏 사진을 찍으라고 놔두었다. 찍어서 SNS에 올리든 어떻게 하든 전혀 상관없다는 자세였다. 아마 회사의 보안체계가 아직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어쨌든 신선했다.

우리를 안내해준 MIUI담당 신디는 중앙대에서 유학한 경력이 있어서 조금 서툴지만 한국어로 설명해주려고 노력했다. 4년전부터 샤오미에 조인했으니 창업멤버나 다름없는데도 전혀 뽐내지 않는 겸손한 모습이었다.

거의 2시간동안 회사에 대한 설명도 해주고 우리 스타트업일행의 서비스에 대한 설명도 듣고 500미터 떨어진 MI스토어에 가서 안내까지 해준뒤에 폭우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샤오미 직원들은 떠나는 우리 일행이 모두 택시를 잡을때까지 기다리고 도와주었다.

급성장하는 잘 나가는 회사의 직원들이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고 이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이 내게는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말랑스튜디오 김영호대표의 이야기에 따르면 대체로 샤오미의 문화가 그렇다는 것 같다.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돌풍이 과연 계속될지 아니면 예전 HTC가 그랬듯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지 알 수 없다. 너무 애플을 베낀 듯한 디자인과 분위기도 “이래도 괜찮을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와 고객과의 관계확립, 온라인판매집중이라는 독특한 전략으로 이뤄낸 샤오미의 성공은 확실히 범상치 않은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의 미래가 과연 어떻게 될지 무척 궁금하다.

글 : 에스티마
출처 : http://estima.wordpress.com/2014/08/19/xiaomivi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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