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파티게임즈 대표 “결과보다 과정 즐겨라”

*이글은 ‘아이러브커피’, ‘숲 속의 앨리스’를 만든 파티게임즈 이대형 대표의 글입니다. 벤처스퀘어 미디어팀은 이 대표님의 느낌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별도 편집없이 원문대로 게재합니다.**

 

잠시 여유가 생겨 베트남 호치민에 출장왔습니다.

폭우가 쏟아져 오후내내 호텔 주변을 방황하다가 비행기 타러가기전에 좀 끄적여봅니다.

회사를 시작하고 첫 사무실은 6평정도였는데, 책상 5개에 6명이 일하다가 3개월만에 10평 사무실로 이사를 했습니다. 

사무실은 넓어서 좋았는데, 원룸 같은데여서 화장실이 사무실 안쪽에 있고 남녀가 화장실을 같이 써야해서 너무 불편했습니다. 경험이 없어 그런거 잘모를때라 여성분들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여기서 아이러브커피 웹버전 네이트에 런칭했고요. 매출도 조금 나는것 같고 화장실때문에 도저히 못견딜것 같아서 바로 근처 20평정도 사무실로 이사하기로 했습니다. 

그 전에 이사할 때는 돈아낀다고 어디서 리어카같은거 빌려서 직원들이 다함께 이사를 했는데, 두번째 이사할때는 모두들 사람 불러서 이사하자고 했네요.

그래 모두들 너무 고생하고 있겠다 싶어서 업체 예약하려고 전화까지 했다가 직선거리로 30미터도 안되는데 절약하던게 체질이 되었는지 돈이 아까워서 끊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업체 불렀다고 이야기하고는 아침 일찍 혼자 나와서 또 리어카 빌려서 이사짐을 쌌어요. 책상은 임대한 거라 업체에서 가져간다고 했고 컴퓨터랑 의자정도만 옮기면 되는 거여서 짐싸는건 생각보다 오래 안걸리더군요.

리어카에다 싫고서 가려고하는데 갑자기 비가 내리는거에요. 수도꼭지에서 물떨어지드이 뚜르르 이런 소리 났던것 같네요.

화들짝 놀래서 비안맞게 리어카를 안쪽에 들여놓고 혹시 몰라 비닐포대 두르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있었는데..
비가 많이 오는데 시간이 계속 가도 비가 안멈추는거에요.
쭈그려 앉아있었나 서있었나.. 기억은 안나는데.. 서글프거나 그런건 없었고 갑자기 너무 무서웠어요.
혹시 다른 사람들이 출근해서 볼까바..
다행히 비가 그치고 사람들이 출근하기전에 무사히 이사했습니다.

얼마전 회사에서 사람들 모아놓고 무슨 발표하다가 회사 초기 회상하면서 웃으라고 했던 이야기이기도 했구요. 술마실때 하는 무용담같은 안주거리였는데 오랫동안 생각안하다가 베트남에서 비와서 우왕좌왕하는 사람들보니 또 생각이 났습니다.

그렇게 고생한게 엊그제같은데, 3년이 안되어 인원이 100명이 넘고 코스닥예비심사도 통과하고 많이 성장했습니다. 모든 스타트업을 하시는 분들이 다들 그랬겠지만 정말 열심히 일했고 운이 너무 좋았습니다.

살아남았으니까, 성장했으니까 좋기는 한데 두렵기도 합니다.
나중에 혹시나 잘못되어 옛날같은 고생을 또하게 되면 어쩌나하는 것도 있겠지만 그때는 이루면 만족할 수 있을 것같은 확고하고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는데, 이제는 끝이 어딘지 알 수없는 터널에 들어가는 두려움인것 같습니다.

주변에 오랫동안(10년넘게) 기업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결국에는 회사가 망해 빚더미에 올라앉거나.. 회사가 어려워져 사람들을 해고하고 엄청 욕먹거나.. 투자자들에 의해 쫒겨나거나.. 그렇지않고 재산이 굉장히 많고, 회사가 엄청 잘 나가는 분들도(겉보기에) 알고보면 경찰서와 법원에 들락날락 혹은 주변 사람들을 아무도 믿지못해 불행해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게됩니다.

그런 분들을 가까이서 보면서 배우게된 점은 기업을 하는데 있어서는 큰 비젼, 목표 보다는 결국 과정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행복해지고 진정한 winner가 되더라는 것이었습니다.

업계가 모두 힘들다보니 저도 회사도 고전하고 있고 대표로서도 가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마음도 들고, 이제 딸린 식구도 많은데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 깊지만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려고 노력하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제 페친들 중에도 선릉역 주변에서 저보다 고생하며 스타트업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현실은 당장 힘들어도 모두들 진정한 winner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겠습니다. 

모바일에서 작성해서 두서없습니다. ;;

(주)파티게임즈 대표 이대형

info

16일자 이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주)파티게임즈는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텐센트와 다양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파티게임즈는 오는 11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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