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맞는 최고의 스마트폰은?

‘스마트폰 계급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순위를 매겨놓은 것입니다. 왕족, 정승, 문/무관, 양반, 중인, 상민, 천민 등 다양한 사회계급으로 신분을 나눴으며, 제품마다 익살스러운 코멘트가 한 마디씩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스마트폰 계급도

하지만 ‘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듯, 군왕의 권세도 오래가지만은 않습니다. 새로운 세력(신제품)이 반정(출시)을 일으키고 왕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제가 쓰는 ‘옵티머스G 프로’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왕의 자리에 있었지만, 지금은 자리를 잃고 떨어진 ‘몰락양반’이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계급도는 무엇을 기준으로 신분을 나누는 걸까요? 보통은 ‘스펙(specification, 사양)’입니다. 즉 얼마나 좋은 부품을 많이 탑재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췄는지에 따라서 나뉩니다. 쉽게 말하면 값비싼 최신 스마트폰이라면 출시와 동시에 왕좌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고, 구형 스마트폰은 자리를 빼앗긴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계급도가 모든 사용자에게 의미가 있을까요? ‘최신’제품을 좋아하는 얼리어답터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는 수치입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요. 예를 들면 제 어머니는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SNS, 인터넷 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3D 게임 실행이나 고화질 동영상 재생을 위한 고성능 스마트폰보다 적당한 화면 크기와 배터리 지속시간이 긴 스마트폰을 좋아하시죠. 제 어머니는 한 나라의 왕보다 무역으로 부를 쌓은 상인을 더 높게 평가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부터 사용자 유형에 맞는 왕을 새로 뽑아보려 합니다. 물론 가격이나 스펙을 제외하고, 기능과 용도를 중심으로 말이죠. 어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어떤 사용자에게 어울릴지 알아봅시다.

주머니가 가벼운 당신에게 필요한 스마트폰은?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 대 성능 비, 이른바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층에게 가성비는 제품 구매 시 빼놓을 수 없는 요건이죠. 이런 시장에 초점을 맞춰, 제법 쓸만한 성능과 기능을 갖추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제품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크게 성장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고성능 스마트폰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 시장에 출시한 제품도 있고요.

화웨이 X3

중국 기업 화웨이가 얼마 전 강력한 성능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한 5인치 스마트폰, X3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아너6(Honor 6)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던 제품으로,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사업자인 U모비를 통해 국내 상륙했습니다. 국내 출고가는 52만 8,000원이며, 가장 저렴한 요금제(U모비 기준)를 2년간 사용하면 실 구매가는 36만 9,900원입니다.

화웨이 X3

우선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프로세서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기린 920 옥타코어 프로세서(HiSilicon Kirin 920)을 탑재했습니다. 삼성전자의 프로세서 ‘엑시노스5 옥타’처럼 *빅리틀 방식의 프로세서입니다.

*빅리틀(big.LITTLE)이란 고성능 프로세서와 저젼력 프로세서를 마치 하나의 프로세서인 것처럼 연결해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기린 920이나 엑시노스5 옥타 등은 쿼드코어 프로세서 2개를 연결해 옥타코어를 만들었죠.

화면 해상도는 풀HD며, 메모리 2GB, 내장 용량 16GB, 3,000mAh 배터리 등을 갖췄습니다. 성능을 기준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 갤럭시S4와 갤럭시S5 사이에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서비스센터에 관한 우려도 어느 정도 해결했습니다. 화웨이는 한국 진출과 함께 전국에 40개 이상의 서비스 센터를 구축했습니다.

화웨이 X3는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운 제품입니다. 굳이 꼽자면 국내 인지도입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화웨이 제품 사용자가 드물기 때문에 제품 최적화나 고질적인 문제 등이 검증되지 않았으며, 화웨이 고유의 인터페이스에 관한 각종 사용 방법이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점을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성비가 상당히 훌륭한 제품입니다.

장점: 가격과 비교해 우월한 성능
단점: 얕은 사용자층
코멘트: 가성비 끝판왕이 왔다!

소니 엑스페리아 E1

최근 등장하는 스마트폰은 너무 비쌉니다. 심지어 보급형이라는 제품도 30~40만 원 정도이니까요. 하지만 다양한 성능이나 기능이 필요 없는, 단순한 스마트폰이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소니가 출시한 엑스페리아 E1을 추천합니다(3G 전용, LTE 불가).

소니 엑스페리아 E1

엑스페리아 E1의 출고가는 16만 5,000원입니다. 이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소니 스토어 등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면, 통신사 약정에 몇 년씩 묶일 필요 없이 원하는 요금제로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분실이나 기기 파손 시 다른 스마트폰으로 바꿀 때도 마음이 가볍습니다.

물론 통신사를 통해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KT에서 가장 저렴한 요금제(i-슬림)를 선택하면 공시 지원금은 5만 7,000원입니다(10월 2일 기준). 2년 약정으로 사용하는 대신 제품을 10만 8,000원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죠.

저렴한 가격 외에 또 다른 장점도 있습니다. 바로 음원 재생 특화입니다. 엑스페리아 E1은 소니의 워크맨을 그대로 담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제품 하단에는 음악 앱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전용 버튼이 있으며, 클리어오디오+, X라우드 등 소니의 음장 기술도 담았습니다. 여기에 무손실 압축 음원(FLAC, 24bit/96kHz)을 외부 애플리케이션 없이 바로 실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만큼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바로 성능입니다. 512MB 메모리, 4GB 내장 용량, 스냅드래곤 200 듀얼코어 프로세서 등 성능이 낮은 부품을 사용했습니다. 용량 문제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만(32GB), 다른 부분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화면은 강화 유리가 아니라 흠집이 잘 생기는 편입니다(이는 보호 필름을 붙이면 예방할 수 있습니다).

장점: 10만 원대 스마트폰, 탁월한 음원 재생 기능
단점: 부족한 성능으로 고성능 애플리케이션은 실행하기 어려워
코멘트: 10만 원대 스마트폰, 알고보니 워크맨의 직계 후손!

터치스크린에 익숙하지 않은 아버지에게

문자 메시지와 음성통화만으로 충분하시다던 아버지. 하지만 얼마 전부터 학교 동창모임 공지를 모임 애플리케이션으로 하고, 친구들 사이의 연락도 모바일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약간 소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막상 스마트폰을 사자니 사용법이 번거로우며, 특히 터치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이내 포기하십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골든과 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와인스마트가 적절한 선택입니다. 이 두 스마트폰의 공통점은 ‘폴더형’이라는 점입니다. 이전에 사용하던 피처폰과 동일하게 접었다 폈다 하는 구조이며, 물리 자판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터치스크린을 갖춰, 터치 기반의 각종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예를 들면 애니팡 같은 터치 게임)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골든

우선 갤럭시 골든을 살펴보면 큼직한 자판과 함께 두 개의 화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폴더 바깥쪽도 화면이라는 말이죠. 양쪽 화면 모두 터치스크린을 지원하기 때문에 화면을 닫았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열었을 때는 터치스크린을 갖춘 폴더폰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골든

그렇다면 성능은 어떨까요? 일단 기기 성능은 최근 등장하는 보급형 40~50만 원 정도의 스마트폰과 비슷합니다. ‘LG G3비트’에 쓰인 *퀄컴 스냅드래곤 400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1.5GB 메모리를 갖췄습니다. 이를 통해 애니팡, 쿠키런 등의 간단한 게임은 충분히 구동할 수 있으며, 동영상 콘텐츠 재생이나 웹 서핑도 무난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내장 용량은 16GB로, 사진이나 음악 파일 수백 개를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이 있기 때문에, 64GB를 더해 최대 80GB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는 같은 스냅드래곤 400시리즈 중에서도 성능이 조금 더 우수한 모델을 사용했습니다. LG G3비트의 프로세서는 초당 약 12억 번(1.2GHz)의 연산을 하며, 갤럭시 골든은 약 17억 번(1.7GHz)입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우선 3.5mm 음성 입출력 단자가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일반 헤드폰은 사용할 수 없으며, 전용 헤드폰만 연결할 수 있습니다. DMB 기능이 없는 점도 아쉽습니다. 사실 DMB는 이 제품의 주요 타겟인 중장년층이 자주 이용하는 기능 중 하나입니다. 물론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있지만, 일부 사용자에게는 이 과정이 복잡할 수도 있습니다.

출고가는 79만 9,000원이며, 보조금을 받으면 5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사실 출시한 지 1년이나 지난 모델이라, 가격과 비교해 성능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독특한 기능과 형태가 꼭 필요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겠죠? 참고로 여성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양도 갤럭시 골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점: 양면 터치스크린과 폴더형 디자인
단점: 3.5mm 단자와 DMB 기능의 부재, 가격과 비교해 조금은 모자란 성능
코멘트: 중후한 중년의 매력을 가진 스마트폰

LG전자 와인스마트

그런데 폴더형 스마트폰은 최신 제품이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바로 LG전자가 출시한 와인스마트입니다. 이는 LG전자의 스테디 셀러 제품군 중 하나인 ‘와인폰’시리즈 중 최초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입니다.

LG전자 와인스마트

와인스마트의 가장 큰 특징은 자판에 있는 ‘카카오톡 버튼’입니다. 자판 한쪽에 있는 버튼만 누르면 카카오톡이 바로 실행됩니다. 뿐만 아니라 메시지, 사진첩, 주소록, 카메라 등의 버튼도 자판에 있기 때문에 번거로운 과정 없이 각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답니다. 물론 스마트폰처럼 화면 터치도 지원합니다.

외부 화면을 갖춘 갤럭시 골든과 달리, 일반 폴더폰처럼 한쪽 화면만 갖췄습니다. 그만큼 부품 가격(터치 패널, 액정 디스플레이 등)을 아낄 수 있지요. 실제로 출고가를 보면 39만 9,300원으로, 79만 9,000원인 갤럭시 골든의 반값 수준입니다.

가격에서 눈치를 채셨을 수도 있지만, 성능 역시 부족한 모습입니다. 퀄컴 스냅드래곤 400(1.2GHz)과 1GB 메모리 그리고 4GB 내장 용량을 갖췄습니다. 여기에 32GB 마이크로SD카드를 통해 최대 36GB까지 확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DMB, FM 라디오 등 중장년층이 좋아할 만한 기능은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외부 화면이 없어서 조금 독특한 단점도 있습니다. 가로방향으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까다로운 점입니다. 가로방향 애플리케이션은 화면을 가로로 놓고 사용해야 하는데, 이때 화면 한쪽에 붙어있는 물리 자판 때문에 손에 쥐기가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장점: 저렴한 가격, 카카오톡 전용 버튼
단점: 외부 액정화면 부재, 낮은 해상도
코멘트: 카톡만 필요한 당신에게

두 제품은 폴더형 스마트폰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추구하는 목표는 조금 다른 모습입니다. 갤럭시 골든이 중장년층을 겨냥한 폴더형 스마트폰이라면, 와인스마트는 노년층을 겨냥한 보급형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 골든 출시 당시 중후한 멋이 있는 중년 남성을 모델로 선택했습니다. 제품 디자인 역시 금색으로 고급스러운 맛을 더했습니다. 이와 달리 LG전자는 와인스마트에 휴대폰 ‘미사용 알림’, ‘위치 이동 알림’, ‘긴급상황 알림’ 등 사용자가 위험에 빠졌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보호자의 스마트폰에 해당 내용을 전송하는 기능을 갖췄습니다.

스마트폰? 디카? 둘 다 들고 다닐 필요 있나?

사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여러 IT 기기의 시장 규모가 크게 줄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입니다. 그중 하나가 콤팩트 카메라입니다. 콤팩트 카메라는 휴대성이 좋아 언제나 가지고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사진으로 담기 좋은 제품이었죠. 하지만 스마트폰 역시 같은 장점이 있으며, 심지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찍은 사진을 바로 SNS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등장하는 스마트폰 중에는 카메라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것들도 많습니다. 그러면 사진을 찍고, SNS에 공유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스마트폰은 무엇일까요?

삼성전자 갤럭시줌2

우선 추천할만한 제품은 삼성전자가 올해 6월 내놓은 갤럭시줌2입니다. 갤럭시줌2는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입니다. 디지털 줌 기능을 탑재한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광학식 줌 렌즈를 갖춘 것이 특징이죠. 디지털 줌은 디지털 사진을 확대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 줌을 할수록 사진 화질이 떨어집니다. 반면 광학식 줌은 렌즈를 통해 확대하기 때문에 화질저하가 없습니다. 망원경으로 먼 곳을 보는 것과 같은 개념이죠. 갤럭시줌2는 이 렌즈를 통해 최대 10배까지 확대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줌2

갤럭시줌2는 후면 카메라의 화소 수도 꽤나 높습니다. 화소란 디지털 사진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점으로, 이 점의 숫자가 많을수록 사진이 선명합니다. 갤럭시줌2는 약 2,070 화소를 지원하는 후면 카메라를 갖췄는데, 이를 통해 1,000만 화소 내외의 스마트폰보다 훨씬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셔터 버튼을 갖춘 것도 특징입니다. 화면 터치나 음량 버튼 등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전용 촬영 버튼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콤팩트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과 비슷한 사용성을 냅니다.

아쉬운 점은 휴대성입니다. 보통 카메라가 돌출된 스마트폰을 ‘카툭튀’라고 부르는데, 갤럭시줌2는 이 정도가 심합니다. 가장 두꺼운 부분(렌즈)의 두께는 약 2cm로, 일반 스마트폰의 두 배에 달합니다. 이 때문에 딱 붙는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외투 주머니나 가방에 넣어 다니는 정도는 가능하겠지만요.

장점: 독보적인 광학 줌 스마트폰, 카메라와 비슷한 사용성
단점: 일반 스마트폰보다 두꺼워 휴대가 불편함
코멘트: 갤럭시 카메라와는 다르다

소니 엑스페리아Z3

소니가 출시한 엑스페리아Z3 역시 카메라 기능이 출중한 스마트폰입니다. 사실 소니는 카메라나 캠코더용 이미지 센서를 자체 생산하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오래 전부터 캠코더 등 디지털 촬영 장비를 제작해왔기 때문에 이미지 센서에 관한 노하우도 상당합니다.

소니 엑스페리아 Z3

실제로 엑스페리아Z3에 탑재한 이미지 센서는 소니 이미지 센서 제품군 중 하나인 Exmor RS를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모델입니다. 최대 화소 수는 2,070만 화소입니다. 앞서 소개한 갤럭시줌2는 어떤 이미지 센서를 사용했는지 정확하게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사양을 볼 때 이와 동일한 센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사실 엑스페리아Z3를 소개한 이유는 이미지 센서가 아닌 방수 기능 때문입니다. IP68 등급의 방진/방수 기능을 통해 수심 1.5m에서 최대 30분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반 카메라나 스마트폰으로는 촬영할 수 없는 독특한 사진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또한, 여름철 바닷가나 계곡 등에서 별도의 방수 케이스 없이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지요.

사진 촬영을 위한 전용 버튼도 있습니다. 사실 정전식 터치 스마트폰은 물속에서 터치를 인식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수중 촬영 시에는 이 외부버튼을 사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의 아쉬운 점은 서비스센터의 부족입니다. 소니의 다른 제품군(오디오, 워크맨, 캠코더 등)을 수리하는 서비스센터는 많지만, 스마트폰 제품을 수리해주는 곳은 전국에 8곳 뿐입니다(2014년 10월 초 기준). 소프트웨어적 오류 등은 초기화 등을 통해 해결할 수 있지만, 수리부속이 필요한 고장(화면 깨짐 등) 이라면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하는데 이런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장점: 방수 기능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 가능
단점: 서비스센터 부족
코멘트: 수영장에서는 자제해주세요

태블릿PC는 어떤 것을 고를까?

태블릿PC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 기기가 노트북과 스마트폰 시장을 모두 위협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커서 콘텐츠 감상에 유리하며, 노트북보다 얇고 가벼워 휴대성이 좋기 때문이죠.

하지만 시장은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가 6인치에 이를 정도로 커졌으며, 노트북도 점점 얇아져, 1kg 미만 제품도 등장했습니다. 즉, 태블릿PC의 장점을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흡수한 셈입니다.

하지만 태블릿PC 시장도 세계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화이트박스라는 제품을 중심으로 말이죠. 화이트박스란 브랜드가 없는 저가형/보급형 태블릿PC를 의미합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올해 초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태블릿PC 시장에서 상위 5개 제조사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화이트박스)의 점유율은 31%에 이릅니다. 점유율 1위인 아이패드가 36%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죠.

앞서 말한 것처럼 태블릿PC의 용도가 애매했던 과거와는 달리, 스마트폰 보조용으로 쓸 수 있는 화이트박스가 시장 주류를 이뤘습니다. 이런 제품의 용도는 동영상 감상, 웹 서핑, 전자책 구독 등 콘텐츠 소비입니다. 여기에는 높은 성능이 필요 없기 때문에 화이트박스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보급형 태블릿PC로는 어떤 제품이 좋을까요?

에이수스 미모패드7

사실 화이트박스의 브랜드가 없는 제품이지만, 기존 제조사들도 이 시장에 주목하면서 보급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에이수스 미모패드7입니다. 7인치 화면 크기와 HD급 해상도를 갖춰, 콘텐츠 감상에 적당합니다. 2014년 10월 초 인터넷 최저가는 16만 원대입니다. 가격 역시 보급형이라는 이름에 걸맞습니다.

에이수스 미모패드7

하지만 성능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16GB 내장 용량과 1GB 메모리 그리고 인텔 아톰 Z3745 프로세서 등을 갖췄는데, 이 정도면 제품의 주 용도인 콘텐츠 감상에 충분합니다. 벤치마크 애플리케이션으로 측정해보면 LG G2와 비슷한 수준의 성능이고, 실제로 각종 3D 게임도 무난하게 구동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스피커 성능이 대표적이죠. 일반적으로 저가형 스피커는 음량을 키웠을 때 둔탁한 소리를 냅니다. 마치 플라스틱 통이 떨리는 소리처럼 들리지요. 미모패드7 역시 스피커에서 이런 약점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또 다른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코덱입니다. 코덱은 디지털 방식으로 압축된 음향이나 영상 등의 파일을 해석해 화면과 스피커에 표시해주는 장치 혹은 소프트웨어를 말합니다. 어떤 동영상 파일이 A라는 코덱으로 인코딩 됐다면 이를 재생(디코딩)할 때도 A코덱이 필요하지요.

코덱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존재하는 반면, 일부 코덱은 그렇지 않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기는 무료 코덱만 기본 내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모패드7도 마찬가지입니다. 몇몇 코덱을 내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영상 재생을 위해서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합니다. 기본 플레이어로는 영상이나 음성이 제대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장점: 10만 원대의 저렴한 가격
단점: 저렴한 사운드
코멘트: 남은 돈으로 스피커 사면 딱이에요

에이서 아이코니아탭8

앞서 소개한 제품의 크기와 해상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8인치 크기와 풀HD급 해상도를 지원하는 에이서 아이코니아 탭8도 좋은 선택입니다. 가격은 25만 원 정도로 조금 더 비싸지만, ‘가성비’를 봤을 때 조금 더 우월한 제품입니다. 30~40만 원대의 태블릿PC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성능을 내거든요.

에이서 아이코니아 탭 8

미모패드7과 동일하게 인텔 아톰 Z3745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2GB 메모리, 16GB 저장 공간 등을 갖췄습니다. 일단 메모리가 많기 때문에 다중 작업 시 유리하며, 애플리케이션 실행 속도도 빨라집니다. 메모리는 용량이 클수록 효과가 좋거든요. 벤치마크로 성능을 측정해보면 갤럭시노트3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에 풀HD 해상도를 갖춰, 화면 선명도가 비교적 높습니다. 사진 한 장을 화면에 띄운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HD 해상도는 이 사진을 약 92만 개의 점으로, 풀HD 해상도는 약 200만 개의 점으로 표현합니다. 그만큼 사진을 더 매끄럽게 표현할 수 있지요.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바로 서비스센터입니다. 국내에 공식 서비스센터가 한 곳밖에 없습니다. 위치는 서울 용산 전자상가 근처이니, 참고하세요. 덧붙여 말하자면 에이서 스마트폰은 서비스 센터가 제법 많습니다. 에이서는 국내에 리퀴드Z5 스마트폰을 KT를 통해 출시했는데, 이 덕에 전국 13곳의 KT 올레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장점: 우월한 가성비
단점: 서비스센터가 전국에 한 곳뿐
코멘트: 보급형 태블릿PC의 정석

지금까지 사람과 용도에 따른 최고의 기기를 찾아봤습니다. 애플 제품을 추천하지 않은 이유는, 단일 모델로만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즉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구매할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추가로 궁금한 제품이 있으시다면 질문을 남겨 주세요. 성실히 답변해드립니다.

이 기사는 IT동아와의 제휴를 통한 전재이므로 무단전재, 재배포를 금합니다.

 글 :  이상우(IT동아)
원문 : http://it.donga.com/19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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