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엠플러스소프트 정철화 대표

바람의 나라’가 출시된 것이 1996년이니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은 어느덧 18년을 넘는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 세상에 발을 디딘 후 지금까지 게임과 함께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사람, 뼈 속까지 게임인인 사람이 있다. 엠플러스 소프트 정철화 대표다. 어느덧 20년. 그 20년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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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에서 게임인으로서의 지난 20년은 2013년 이전과 2014년 이후로 나뉜다.

2013년까지 정 대표의 삶은 네오위즈, CJ인터넷 등 주류에 속했었다.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한번은 들어보았을 만한 대작 게임을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각각 주역이 되어 만들었다.

그가 만든 온라인게임으로는 ‘프리우스온라인’이 있다. 출시 후 최고 동시접속자수 8만명으로 대박을 예고했으나 ‘아이온’, ‘WOW’등 초대형 대작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바람에 찻잔속의 태풍으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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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처음 기획할 때부터 ‘감성’을 핵심코드로 정했습니다. 게임의 본질적인 목적인 즐거움을 제공하자. 반복노동과 스트레스를 탈피하자.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도였습니다.”

‘프리우스 온라인’은 국내 최초로 감성 RPG를 표방했다. 후회는 없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있다.

2012년에는 상상게임즈를 설립하고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했다. 1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2013년 9월에 출시한 모바일게임 ‘내친구 용팔이‘는 드래곤 ‘용팔이’와 다양한 펫들의 모험을 그린 게임이다. 모든 플레이가 원 터치로 진행돼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자동 스킬’ 버튼을 통해 편하게 강력한 전투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첫 달 매출이 14억원, 일 최고 매출 1억5천만원을 찍기도 했고 누적 다운로드가 98만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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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꼭 1년 전인 이즈음 더 늦기 전에 뭔가 재도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결국 올해 1월 상상게임즈 대표를 사임했다. 2월에 모바일게임 개발사 엠플러스를 설립하고 3D 모바일 액션RPG 개발을 시작했다.

“그래도 온라인과 모바일의 대작을 두 개나 만든 사람인데 시드머니 정도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액션 RPG의 끝판을 만들겠다는 정 대표의 자신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2월에 창업하고 두 달 동안 강남과 판교를 누비며 10개의 투자사와 8개의 퍼블리셔를 만나고 다녔지만 아무도 정 대표의 기획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상하이에 있던 친구에게 이야기한 것이 계기가 되어 중국 자본과 연결이 되었다.

“나와 우리 팀만을 보고 투자하겠다는 중국 자본이 있더군요. 중국 게임사인 공중망이었습니다.”

공중망은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길드워2’를 서비스하는 중국의 대표적 게임회사 중 하나다. 정 대표가 개발한 ‘프리우스 온라인’과 ‘내친구 용팔이’, 그리고 신작 ‘히어로즈킹덤’의 개발력과 속도에 대해 신뢰를 보였다.

엠플러스는 설립한 이후 2월에 2명, 3월 5명, 4월 8명이었고 이제 개발만 16명이다. 대단한 것은 이 인원으로 6개월간 대규모 모바일 RPG의 주요 컨텐츠를 대부분 완성해냈다는 점. 다양한 영웅들을 이용해 던전을 탐험하는 액션 롤플레잉 장르 게임 ‘히어로즈킹덤’이 주목받을 만한 충분한 이유다.

  1정 대표는 투자보다는 역으로 공동개발을 제안하였고, 이 결정이 옳았다. 3주만에 협상은 타결되고 공동개발팀 결성까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더불어 공중망의 투자속도도 빨라지고 상호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 게임 잘 될 것 같으니 중국에서 합작해서 해보자”라고 제안이 올 정도였다.

그게 4월이었다. 그리고 6월에 벤처기업 인증을 받고 8월에 퍼블리싱 계약까지 체결했다. 이후는 일사천리,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지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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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킹덤’은 3D로 액션 RPG에 어펜스와 디펜스가 결합된 게임이다. 지금까지 전혀 다른 혁신적인 RPG 모델로 내년 초 한국과 중국에 동시해 을 선보일 예정이다.

‘히어로즈킹덤’은 총 13억원의 개발비가 들었다. 이제 모바일게임도 고급화 대형화가 기본이다.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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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5억짜리 게임 시대는 지났다. 이젠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투자도 집중투자로 변하는 전환점에 와 있다” 며 정 대표는 미온적인 국내 투자사의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중국 자본이 우리 스타트업을 쉽게 보지 않도록 스타트업은 기술 개발에 더 집중하고 국내 투자자도 전향적으로 평가해 주길 바란다. 투자 개발 퍼블리싱이 선순환 되어야 하는데 투자가 막혀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중국자본은 훨씬 긍정적이다. 그러다보니 투자를 원하는 국내 스타트업이 엄청 많다. 환경조건이 맞지 않아 거절하긴 했지만 공중망도 지분투자를 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왔었다. 정 대표는 ‘깡’으로 거절할 수 있었지만 당장 자금이 필요한 신생 스타트업은 쉽게 거절하기 어려운 제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투자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외국회사에 종속될 수 있음을 항상 염두에 둘 것을 조언한다.

정철화 대표는 20년간 게임업에 종사하면서 게임이 갖고 있는 매력을 강조한다. 플랫폼과 상관없이 끝까지 도전할만한 매력적인 분야라는 것이다.

정 대표의 지난 시간은 ‘프리우스 온라인’, ‘내친구 용팔이’ 그리고 지금 개발 중인 ‘히어로즈킹덤’으로 요약할 수 있지만 사실은 도전의 연속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사실 ‘내친구 용팔이’도 우리가 역량이 없다고 캐주얼게임으로 접근했다면 그저 그런 게임 중 하나가 되었을 것입니다.”

정 대표는 멈추지 않는 도전 정신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든다고 말했다. 지금도 여전히 도전하고 있는 과정에 있다. 올해 도전의 결과를 내년에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재학 kimjh@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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