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복 스타트업 지침서 , 스타트업에게 희망일까 위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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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이 정말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을까?”

108분의 상영시간 중 107분동안 머리를 떠나지 못했던 질문이다. 그래서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주인공은 끝날 때까지 성공할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고 끝까지 긴장시켰다. 개인이 무모한 도전을 결심하고, 고난과 역경이 온 뒤 결국 성공하는 이런 류의 영화처럼 예측 가능한 흐름이 아니었다. 이 영화는 뭔가 끝내야 할 일이 많은데 해야 할 일이 많았고 해야만 하는 일도 많았다가 끝났다. ‘현실’을 담은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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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인공위성’은 세계 최초로 개인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운 디지털 아티스트 송호준 작가의 궤적을 밀착해서 담아낸 영화다. 그가 인공위성을 띄우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의 이름은 OSSI, Open Source Satellite Initiative다. 누구에게나 공개되는 인공위성 계획 즉, 제작 과정과 방법이 누구에게나 공개된다는 의미다. 인공위성 발사에 드는 비용 1억원은 티셔츠 만 장을 팔아서 충당한단다.

영화 카피에서는 세계최초 개인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며 사람들에게 희망과 꿈을 전파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송호준 작가를 설명하고 있지만 영화 속 한 대사에서 송작가는 카피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전세계인에게 꿈과 희망은 개뿔. 나부터가 희망이 없는데 무슨 희망을 준다는 거야.” 영화가 갖고 있는 첫 번째 메시지는 여기서 여실히 드러난다. “꿈 깨라.”

이 영화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라는 의지가 성공, 그마저도 불완전한 성공으로 연결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지 정말로 솔직하게 다 보여준다. 이 영화의 신선함은 그 지점에서 발생한다. 꿈을 가진 개인이 혼자 견디기에는 너무나도 벅찬 상상초월의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발사날짜라는 시간적 압박 속에 인공위성을 어떻게 완성하는지도 모르는 불완전한 기술력으로 청계천 정밀 기술자를 찾아 발 품을 판다. 동시에 발사 비 마련을 위한 티셔츠 제작을 하고, 홍보하며 배송까지 전담한다. 그러나 끝까지 팔리지 않는다. 기술적 문제와 자금난이라는 총체적 난국 속에 어디에 고민을 토로할 사람은 없고 해야 할 일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아진다. 우주에 뭔가를 띄우기 위해 밟아야 하는 정부의 복잡한 허가 절차, 각 국가별 인공위성, 로켓 발사 관계자들과 시차를 초월한 전화 통화까지…. 몸은 하난데 동시에 진행해야 할 일은 열 가지, 백 가지다. 잠자고 밥 먹고 씻는 기본적인 일들은 의식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심지어 생물학적 스트레스가 최고조로 달아올라 손발이 저린 현상까지 경험한다. 짜증 섞인 욕설이 영화 곳곳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만 두지 않는다. 그럼 왜 계속하냐는 질문의 대답은 “그냥 하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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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와 정반대의 두 번째 메시지다. 이런걸 왜 하냐는 질문에 송작가는 도리어 왜 음악을 듣고 왜 종교를 믿느냐고 반문한다. 그리곤 하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절대 이뤄낼 수 없는 일을 그 의지가 있었기에 어떻게든 마무리 짓는 것을 보여준다. 원래 내 마음처럼 안 되는 게 인생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작은 목표 수정은 수 차례 이뤄진다.

처음엔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시작했지만, 나중엔 우리가 하는 일이 적어도 레퍼런스는 되겠지, 그것도 아니면 위안은 되겠지로 바뀐다. 신호가 완벽하게 잡히는 ‘기능하는’ 인공위성을 만들고 싶었지만 곳곳에서 터지는 기술적 문제에 ‘완벽’을 ‘완성’정도로 축소한다. 그러나 우주에 인공위성을 띄우겠다는 큰 목표는 흔들림 없다. 결국, 뭔가를 쏘아올리는 것에는 성공한다.

송호준 작가의 이야기는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 벤처기업, 스타트업 종사자들의 이야기와 꼭 닮았다.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큰 꿈을 품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지만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상상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한 사람이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아 종종 멘붕에 빠지는 스타트업에게 우주정복 스타트업 지침서 망원동 인공위성은 잔잔하게, 혹은 격하게 공감과 위로를 보낼 것이다.

위로가 끝이 아니다. 자신의 인공위성을 담은 로켓이 발사되는 것을 보며 자신이 제작한 요란한 옷을 입고 덩실덩실 추는 춤은 압권이다. 그 기분을 경험해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느낄 수 있을 까. 영화 중간중간 꿈과 희망, 그리고 성공과 실패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던진다. 그래서 이 영화는 끝까지 정신 바짝 차리고 봐야 한다. 쉬어가는 장면이 없다.

벤처스퀘어 에디터 전아림 arim@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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