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6명…술, 커피는 포기해도 모바일 인터넷은 포기 못 한다

내일 당장 무인도에서 생활해야 한다면 오늘 저녁 어떤 물건을 챙기시겠습니까?

바깥소식을 들을 수 있는 신문?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술? 아니면 우아한 분위기를 위한 커피? 언제나 몸을 깨끗하게 만들어줄 그럴싸한 샤워 도구는 어떠신가요? 쉽게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 달달한 간식 타임을 만들어줄 초콜릿. 챙겨야 할 것들이 꽤 많이 생각나네요. 그럼 스마트폰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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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가 3일, 역삼동에 위치한 자사 사무실에서 보스턴컨설팅 그룹(BCG)와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모바일 인터넷 경제의 성장’이라는 이름의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상은 이미 스마트기기와 혼연일체가 되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는군요.

설문의 참여한 한국인의 75%가 스마트폰 이용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신문, 초콜릿, 패스트푸드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답니다. 게다가 60%가 술과 커피를, 20%의 응답자는 샤워를 포기하겠다고 하네요. 여러분은 어디까지 포기하실 수 있나요?

또한, 한국의 경우 ‘소비자 잉여(consumer’s surplus)’도 4,400달러(약 488만 원)으로 13개국 평균이 4,000달러(약 444만 원)보다 높고, 아시아태평양(APAC) 5개국의 평균보다 50%나 높았다고 합니다.

소비자 잉여란 소비자가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보다 적은 비용으로 뭔가를 구매했을 때 생기는 이득을 말합니다. 소비자가 그 물건 없이 지내기보다는 그 정도의 돈을 지불해서라도 사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가격과, 그가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의 차액을 말하죠.

소비자 잉여는 어떤 재화의 가치를 평가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곤 합니다. 또는 국가의 정책담당자가 경제 후생을 측정하는 지표가 되기도 하지요. 가령 1만 원짜리의 물건을 7천 원만 주고 구매했다면 3천 원의 잉여가 발생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품의 가격이 아무리 내려가도 소바자가 구매하지 않는다면 소비자 잉여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죠. 한국의 높은 소비자 잉여는 다시말해 한국의 소비자들이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적어도 모바일 분야에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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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보고서는 구글의 의뢰에 따라 BCG가 한국, 미국, 일본 등 총 13개 국의 모바일 인터넷 산업 동향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2013년 한국의 모바일 인터넷 경제 규모는 280억 달러(약 31조 700억 원)로,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달했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의 모바일 인터넷 수익은 2017년까지 연간 23%씩 성장하여 1조 5,500억 달러(약 1,720조 350억 원)에 이를 전망입니다. 일본과 한국처럼 모바일 산업분야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룬 국가에서조차도 2017년 연간 성장률을 10% 전후로 평가할 정도지요.

한국의 앱 경제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상당한 투자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다양한 앱 스토어들을 통한 누적 다운로드는 2,000억 건을 넘어섰고, 2013년에만 1,000억 건 이상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졌을 정도입니다. 주요 앱스토어 사업자들은 2013년 6월과 2014년 7월 사이에 150억 달러 이상을 개발자들에게 지불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모바일 인터넷 경제의 성장은 합리적인 가격과 접근성의 확대뿐 아니라 기술 및 인프라의 발전으로 더욱 촉진되고 있습니다.

이날 발표를 맡은 BCG의 최인혁 파트너는 ‘한국의 모바일 인터넷 경제는 도입된 지 약 5년 만에 한국 GDP의 2%를 차지하는 주요 산업으로 떠올랐고, 앞으로 더 큰 성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 발표에 이어 대담자로 나선 경희사이버대학교 모바일융합학과 정지훈 교수는 ‘한국의 모바일인터넷은 스마트폰이 상대적으로 늦게 도입되었기 때문에 그 역사는 짧지만, 폭발적인 성장을 거뒀다’며 ‘현재 다양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혁신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대해 지나친 규제보다는 자유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어쨌거나, 모바일 인터넷 환경은 사람들의 일상 속 아주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모양입니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술을 포기하겠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참고로 한국의 술 소비량은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입니다. 게다가 한국인의 커피사랑은 흔하게 듣는 이야기지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식음을 전폐하고 모바일 인터넷을 즐기겠다는 수준까지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상오 shougo@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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