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채팅캣 에이프릴김 “스타트업…정말 힘들다 노력만이 살길”

“좌절 할 때마다 내가 이걸 왜 하고 싶은지 생각한다. 바닥에 떨어질 만큼 힘들 때도 스스로 이 질문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버틸 수 있다. 스타트업을 해본 사람들은 안다. 진짜 힘들고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걸”

“나도 피칭 정말 못했다. 창피도 많이 당했다. 바를 정자 200번씩 쓸때까지 연습을 했다. 창피를 당해 봐야 실력이는다. 부딪치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스타트업은 아트다. 무언가를 계속 창조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힘들지만 너무 보람 있다”

자신의 꿈을 업으로 그리고 인생의 미션으로 연결시키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실시간 영어 교정 서비스 채팅캣 대표 에이프릴 김은 “채팅캣은 인생의 미션이자 꿈이자 직업이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마다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힘든 과정들을 잘 버텨낸 까닭일까? 지난주 채팅캣에게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500 스타트업(500Startups)의 배치(batch)13에 선정되어 10만 달러(약 1억원)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 채팅캣의 에이프릴은 벤처스퀘어의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 ‘2014스타트업노매드우승자이자  미국에서 스타트업 하기 시리즈를 연재했던 벤처스퀘어 필진이기도 하다.

에이프릴 김

투자소식이 전해진 후 바로 인터뷰를 요청해 28일 구글 캠퍼스 서울 에서 김대표를 만났다. 트레이드마크처럼 항상 채팅캣 후드티를 입고 다니는 그녀는 인터뷰날도 채팅캣 후드티를 입고 나타났다. 구글캠퍼스 내부를 구경시켜주더니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방이라며 ‘열정(Passion)’이라고 쓰여있는 세미나실로 안내했다. 전날 입국해 피곤할 만도 한데 인터뷰 내내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녀를 보면서 열정과 참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어떻게 500스타트업과 인연을 맺었나?

2013년에 500스타트업의 파트너 크리스틴 싸이(Christine Tsai)와 인사를 나눈 적이 있고 2014년 10월 노매드 프로그램 참여 당시 채팅캣을 비롯해 8팀이 500스타트업 오피스에서 CEO 데이브 맥클루어 (Dave McClure)와 크리스틴 앞에서 발표를 했었다. 그리고 같은 해 11월 크리스틴 싸이로부터 개인적으로 인터뷰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10분 정도 스카이프로 인터뷰하고 올해 1월에 시작하는 배치 12에 조인해보라고 제안을 받았다. 그런데 비즈니스 상황상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상황이었나?

시기적으로 1월은 채팅캣이 500스타트업에 조인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 때 MBA를 마치고 한국에 들어왔었고 국내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채팅캣 서비스 고도화에 힘쓰려 했다.  또 KBS 창업오디션 프로그램 황금의 펜타곤에 출연 중이어서 팀원들을 한데 모으고 제품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유저도 많이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바로 미국으로 가면 이도 저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무실 이전 문제도 있었고. 그래서 같은 해 4월에 시작하는 배치 13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조인하게 됐다.

-500스타트업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7월 8월쯤엔 미국이나 일본 등 글로벌 투자사에게 펀딩을 받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그리고 채팅캣이 진정한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500스타트업가 가진 글로벌 네트워크와 리소스가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500스타트업

-피치 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토리텔링에 집중한다. 그리고 왜(Why) 이것을 하는지 우리가 어떤 문제(Problem)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얘기한다. 슬라이드에 제품 설명에 대한 글을 줄이고 채팅캣이 해결하려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국내 스타트업은 종종 제품설명에 시간을 다 보내는 경우도 있는데 그보다 문제 해결에 더 집중한 피치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

-피칭 준비는 어떻게 했나?

정말 연습 많이 해야 한다. 나는 MBA를 하면서 채팅캣 사업을 병행했는데 그 때 정말 연습을 많이 해서 지금은 찌르기만 해도 말이 나올 정도다. 준비가 덜 돼서 패닉이 된 적도 있다. 사실 채팅캣이 없었더라면 못했을 수 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면 눈물 난다. 정답은 계속 스토리라인 바꾸고 연습하고 노력밖에 없다. 이겨내야 다음 단계가 온다.

-500스타트업은 채팅캣의 어떤 점을 높이 샀나?

내가 원어민이 아닌 점이다. 영어를 잘 못 하는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우리의 고객 내가 가장 잘 알 수 있고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지도 내가 제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채팅캣이 왜 다른 팀보다 더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이 명확했다. 한국 회사라 불이익을 받은 게 아니고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됐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 유학생 등 영어 교정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니즈는 있다고 봤다.

-크리스틴이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고 하는데?

크리스틴은 한국계 미국인이다. 과거에 어머니의 영어 이메일을 항상 자신이 고쳐줬다고 했다. 그래서 채팅캣이 해결해주려고 하는 문제에 대한이해도가 높았던 것 같다.

-진부하지만…여성 CEO로써 어려운 점은 없나?

이 질문 진짜 많이 받는다.여자라서 좋고 나쁜 점 사실 없다. 스타트업이라 어렵고 힘든거다. 어쩔 땐 여성이라 득이 될 때도 실이 될 때 도 있다. 여자라서 떡 하나 더 받을 생각한적은 없다. 그런 일이 생기지도 않고.

채팅캣팀원들

-이번 배치참여의 목표는 무엇인지?

앞으로 14주 약 4달 동안 실리콘밸리에 머무른다. 실질적인 목표는 데모데이 이후 미국에서 투자 받고 후속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돈을 받아도 다 같은 돈은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명망이 있는 투자사로부터 받은 투자는 그 이후를 나아가는데 다른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곳에서 받는지가 중요하다. 채팅캣은 아직 초기 스타트업이고 지속해서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키우고 싶다.

-어디까지 키우고 싶은가? 보통 천억 회사가 될 가능성이 있어야 실리콘밸리의 VC 들이 투자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해결하는 문제에 대한 비전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저와 팀원들이 그 만큼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실리콘밸리에는 몇 명이 가나?

직원이 인턴 포함 8명인데 반 정도 갈 계획하고 있다. 사무공간만 지원받는데 다른 팀 이야기를 들어보니 투자받은 금액으로 생활하려면 빠듯하다고는 들었다.

-글로벌 가야 하나?

정말 글로벌 스타트업이 되고 싶다면, 고객을 한국인으로 국한할 생각이 없다면 글로벌로 가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액샐러레이터 프로그램이 그 연결고리를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디딤돌이 될 수는 있다고 본다. 나도 해외에서 MBA를 했기 때문에 글로벌을 생각할 수 있었다. 사실 이 아이템이 아니였다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것 같긴 하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팀원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우리도 글로벌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글로벌 시야를 키웠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글로벌 팀을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이번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인이 만든 글로벌 스타트업이 많지는 않다. 이 기회를 채팅캣이 한국의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계기로 만들고 싶다.

주승호 choos3@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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