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쉽고 편리한 가상현실의 일상화, 실내공간VR 플랫폼 스타트업 H.U.D

구글어스를 비롯해 공간 정보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로드뷰와 같은 외부공간정보는 글로벌 기업과 대형 포탈들이 오래 전에 장악했지만 건물 내부정보는 아직 미완의 영역이다. 시간과 인력, 비용이 엄청나게 필요한 작업 때문이기도 하다.

허드(HUD)는 자체 기술을 이용하여 이러한 실내 공간정보 DB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콘텐츠와 가상현실(VR)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한 마디로 ‘가상현실의 일상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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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HUD)가 그리는 미래는 몇 번의 클릭으로 언제 어디서나 실내 공간 정보를 3차원으로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것이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빠르면 올해 안에 서울시 및 수도권 아파트와 주요 빌딩의 실내공간을 내 책상에 앉아서 3D로 확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포탈의 부동산 정보 서비스는 2차원 평면 정보만이 제공되고 있기에 실내 구조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필히 현장을 방문해야 했다. 그러나 HUD의 솔루션이 적용되면 2차원 평면 뿐 아니라 실내 구조도 3D 가상현실 화면으로 옮겨 다니면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창호나 벽지 변경 등 다양한 인테리어 테스트도 가능하고, 나아가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구나 가전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미리 배치해 볼 수도 있다.

HUD의 기술은 생활 편의 측면뿐 아니라 구난활동에도 적용할 수 있다. 화재나 긴급 재난이 발생했을 때 구조대원이 실내 구조를 2차원이 아닌 3차원 가상현실 화면으로 미리 확인해 보고 들어갈 수도 있다. 실제로 세월호 사고 당시  잠수부들이 선체 내부를 파악하지 못해 애로를 겪을 때 허드가 세월호 도면을 3D로 재현해냄으로써 선실 내부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구조에 임할 수 있었다. 최근 대통령이 스타트업 지원공간인 마루180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 부분에서 호평을 받았다. 허드는 재난 상황을 대비한 실내 공간정보 인프라 구축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블로그
출처 : HUD 제공자료

“전 세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두 가지 공통어는 수학과 도면입니다. 건축이든 기계든 도면만 있으면 해석이 가능합니다.”

건물의 설계 도면은 HUD 기술의 기본 데이터로, 3D로 변환하는 핵심 알고리즘의 원천이 된다. 2D 도면을 스캔할 때 의미 있는 선과 무의미한 선을 구분하고 관련 법규의 적용한다. 예를 들면 벽체의 두께나 출입문의 폭 등은 법령에서 정한 규정 있기 때문에 시스템에 이를 대입하여 많은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 대표는 “선의 패턴에 따라 벽체가 되는지 방이 되는지 규칙을 가르치면 컴퓨터가 이를 학습해 자동으로 그려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축가가 알고 있는 알고리즘을 컴퓨터에 가르쳤다고 할 수 있다.

사실 2D도면을 3D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브랜드로는 오토데스크, 시네마4D 등이 대표적이며 국내 제품으로는 공빌더코비하우스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오토데스크 라인업은 전문가 시장에서 90%에 육박하는 점유률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비전문가(일반인)를 위한 플랫폼 홈스타일러를 오픈했다. 또한 구글은 3D프로그램 스케치업을 인수하여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3D 프로그램은 전문 학원에서 전문교육을 받지 않으면 사용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3D프로그램이라고 하는 스케치업도 여전히 어렵다. 모델하우스 하나를 그리려면, 모든 Geometry의 점, 선, 면을 입력하고 색칠(Mapping)도 일일이 해줘야 한다. 전문가도 보통 1주일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나마 오토데스크의 홈스타일러가 비전문가들이 사용하기 적합한데, 그럼에도 도면을 보고 치수를 입력하여 벽을 일일이 그려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한다.

[HUD Inc.] DemoDay-2
하진우 대표
“가상현실은 영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HUD는 우리 어머니도 쉽고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진우 대표는 기능이 많을수록 사용자 편의성은 떨어진다는 단순한 사실에 주목했고, 이는 스케치업과 홈스타일러보다 더 쉽고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 HUD의 제품은 게시판에 글을 쓰듯 설계 도면만 업로드하면 2초만에 바로 완성된 3D 결과물을 보여준다. 여기에 사용자는 가구를 배치하거나 창호 디자인을 변경하는 등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강점은 낮은 사양PC나 스마트폰에서도 무리 없이 3D 도면이 동작한다. 모든 연산이 클라우드 서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용자 디바이스의 성능과는 무관하다.

HUD는 그동안 B2B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면 하반기부터는 B2C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 아파트의 절반에 해당하는 2만5000개, 2017년까지는 92만개에 달하는 전체 주거용 건축물의 3D 실내공간 데이터를 축적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인테리어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HUD Inc.] Co-founders
왼쪽부터 하진우 대표, 김덕중 COO, 이경우 CTO
HUD의 또 다른 강점은 끈끈한 팀웍이다. 하 대표를 비롯한 세 명의 멤버는 모두 같은 공군 부대에서 만난 건축가 출신 프로그래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공군 장교로 극한 훈련을 받으며 뜻을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다.

HUD는 최근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청의 TIPS프로그램에도 선정되고 1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번 투자에는 ICT분야 초기기업 투자 전문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와 글로벌 스타트업 초기 투자기관인 스파크랩스 글로벌 벤처스, 금융권 투자전문가들이 모인 머스크엔젤클럽이 참여했다. 법인 설립 반년만의 성과다.

하진우 대표는 “다가올 가상현실 소통 시대에 허드가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학 kimjh@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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