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e of Startup] 엔씽 남세기 이사, “우리는 데이터기술 스타트업”

“오해하지 마세요. 엔씽은 스마트 화분만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농업 IOT 스타트업 엔씽(Nthing)의 남세기 이사는 “플랜티를 보고 많은 사람이 우리를 스마트 화분을 만드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이라고 단정 짓는다”며 “사실 엔씽이 집중하는 것은 제품 자체라기보다는 제품을 통해 얻게 되는 농업 데이터”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으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화분 플랜티로 엔씽의 이름을 알렸지만 앞으로는 데이터기술(DT) 농업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것.

“일반인들에게 농업 스타트업이라고 소개 하면 머릿속에 고정관념을 갖고 바라본다. 보통 자동화 시스템, 스마트 농업 기기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엔씽은 단순히 스마트 화분이나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단순 자동화는 오히려 사람과 자연을 단절시킨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엔씽은 미래의 농업은 초대형 자동화가 아니라 농업 환경을 제어, 콘트롤 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콘트롤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데이터다. 엔씽이 데이터 수집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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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세기 이사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도시근교에서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자기가 키운 허브로 음식을 만드는 셰프도 농부고 아이에게 깨끗한 상추를 먹이려는 엄마도 농부다. 누구나 농부가 되는 환경, 이것이 미래의 농업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엔씽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맞춰 다수에게 환경제어가 가능한 재배 시스템을 보급하고 이 시스템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엔씽은 얼마 전 플랜티의 킥스타터 목표 금액 1억 원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고 새로운 제품 출시를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품은 농작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약 15 센티미터 크기의 센서다.

센서를 토양에 꽂아 놓으면 플랜티 처럼 토양의 습도, 온도, 조도를 측정해 정보를 수집한다. 플랜티가 화분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이용되는 환경제어 시스템이라면 이 센서는 일반 화분부터 텃밭 그리고 더 큰 농장에서까지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작물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 모른다. 왜 죽었는지 설명하려면 반나절이다. 모두 다른 방식으로 작물을 키우기 때문이다. 데이터 수집 센서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작물을 재배했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면 소비자에게 정확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또 같은 지역에서 센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할 계획이다”

남이사는 “앞으로 추가 기능이 탑재된 센서를 지속해서 개발,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적으로 국민 소득에 따라 문화,레저를 소비하는 방식이 다르다. 한국은 외국의 트렌드를 그대로 따르고 있는데 앞으로 국민 소득이 3만 불 이상이 되면 가드닝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될 것으로 본다. 그때 엔씽이 가진 기술로 사람과 자연을 더욱 가깝게 연결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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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김혜연 대표, 김현중, 이태수,김준영, 백경훈, 정희연 남세기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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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로벌 2015에서 트라이벨루가 상을 수상한 엔씽

그는 “킥스타터 펀딩 성공 이후 해야할 일들,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더 많아 졌다”고 전했다. 엔씽은 지난달 열린 국내 최대 스타트업 컨퍼런스 비글로벌 2015 (Be Global 2015)에서 중국 VC 트라이벨루가 상을 받으며 중국시장진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이 됐고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엔씽의 팀원들도 초기보다 많이 성장했다. 각자 할 수 있는 영역과 능력이 향상됐다는 생각이 든다.이제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엔씽이 변모해야 할 시점이다”

남 이사는 “실제로 2년간 업계에 있으면서 진짜 할 수 있는 것을 찾았고, 앞으로 엔씽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찾았다”고 말했다.

공대 출신인 그가 농업 스타트업인 엔씽의  창업 맴버로 합류한 이유도 기존 농업 시장에 산재해 있는 문제들을 엔씽의 기술력으로 풀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멋진 거, 재밌는 거 서비스하면 좋을 텐데 나는 논산, 천안 이런 곳에서 어르신들과 막걸리, 묵밥 먹으면서 현장 이야기를 듣는다. 우리를 기특해 하시는 분들을 많이 뵙는데 엔씽이 소외된 분야에 개입되어있는 것도 보람 있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그는 “엔씽은 기술로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개인적인 목표라면 인류가 처한 문제, 인류가 처할 문제를 우리가 해결하고 싶다. 엔씽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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