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35] 피트니스센터 수소문할 필요 없이 전문 퍼스널 트레이너들을 한눈에, ‘헬로마이코치’

조재현 대표가 고등학생일 때였다.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오토바이를 샀다. 어느 날 경찰이 그를 불러 세웠고, 경찰서까지 가게 된다. 경찰은, 그의 뒤에 타고 있던 친구는 집으로 돌려보냈지만, 운전했던 그는 저녁 시간이 넘어가도록 돌려보내 주지 않았다. 결국, 어머니에게 밤늦게 전화한 후에야 일이 해결될 수 있었다. 그날은 어버이날이었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어머니가 소리 없이 우는 걸 보았다고 했다. 공부보다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게 좋았던 그는 ‘이게 아닌가 보다.’라는 생각에 체대 입시 학원을 등록하고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수능을 2달 앞둔 시점에 허리디스크로 수술을 받아야 했고, 지원한 대학들의 모든 실기 시험을 치르지 못하는 불운을 겪는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4수 끝에 자신의 목표였던 서울대학교에 마침내 합격한다.

입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입영통지서가 도착했다. 신체검사 결과 허리를 다쳤기 때문에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아버지를 비롯하여 친척 모두 군 장교 출신이었기에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해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는 운동으로 몸을 단련한 후 재검을 받은 결과 1급 판정을 받고 ROTC 장교로 근무하게 된다.

한 번 목표를 정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의 집념은 직장생활에서도 계속된다. 잦은 회식과 야근으로 건강이 망가지자 그는 자신이 구독하던 ‘멘즈헬스’ 잡지사가 매년 개최하는 ‘쿨가이 선발대회’ 입상을 목표로 정한다. 식단관리와 운동을 병행한 끝에, 그의 몸은 배만 불룩 나온 소위 ‘ET’형 몸에서 ‘쿨가이 최종 7인’에 선정될 만큼 단기간 안에 변화하였다.

이렇듯 도전을 거듭해온 조재현 대표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인터뷰를 위해 역삼동 D.CAMP 내 사무실을 찾았다.

'바디온(BodyOn)'의 멤버들. 왼쪽부터 김기태 대리(25), 조재현 대표(36), 신균욱 개발팀장(27), 박건태 과장(30).

Q. ‘운동’을 사업화할 생각을 했다.

■ 내 건강과 몸매를 책임져줄 트레이너인데 아무 정보도 못 받은 채 결제하고 있어

2013년 대학 동기의 결혼식에 가서 친구들과 만나 퍼스널 트레이닝(PT) 구조의 불편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쿨가이 선발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만났던 트레이너가 운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이어서 환불을 요청한 적이 있다고 말하니 친구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 피트니스센터 중에는 환불을 거부하거나, 적지 않은 환불 수수료를 내야 하는 곳이 많았다. 그래서 “실력 있는 트레이너를 연결해주면서도 결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하던 중에 이걸 온라인으로 풀어내면 간단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기 위해 좋은 피트니스센터를 찾아다녀본 소비자라면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퍼스널 트레이닝에 관한 구체적 정보가 없고, 가격을 물어보면 직접 피트니스센터에 방문하여 상담받으라고 하고, 정작 비싼 수강료를 내고 회원으로 등록했더니 잘 가르쳐주지 않는 등 피해를 보기 일쑤이다. 반면 강사 입장에서는 실력이 뛰어나도 자신을 홍보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전단지를 붙이러 다녀야 하고, 피트니스센터로부터 영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외 한 번 받더라도 담당 선생님의 학력과 경력 정보를 검토한 후에 결정하기 마련인데, 퍼스널 트레이닝은 ‘모든 퍼스널 트레이너가 운동 전문가일 것이다.’라는 가정하에 가격만 알아보고 등록한다. 내 건강과 몸매를 책임져줄 사람인데도 말이다. 퍼스널 트레이너라고 하더라도 수준차가 크기 때문에 매년 10만 건에 달하는 피해사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 6월 ‘스타트업’도, ‘O2O’라는 단어도 몰랐던 때에 친구와 둘이서 시작한 사업은 현재 지인들로부터 소개받은 체대와 트레이너 출신 팀원들 총 6명이서 같이 운영해나가고 있다.

Q. 현재 퍼스널 트레이닝 시장 규모는.

■ 1조 원 규모

1조 원 시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를 기본적으로 검토하되 직접 발로 뛰며 실제 피스니스센터 150개 업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퍼스널 트레이닝 매출 자료를 수집하였다. 팀원 한 명은 대형 피트니스센터에서 피트니스 상담원(FC)으로 일해본 적도 있고,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체대 선후배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1년 치 퍼스널 트레이닝 매출 규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

요즘 강남 피트니스센터 기준으로 퍼스널 트레이닝 1회에 6만 원인데, 대개 10회 미만으로는 몸에 거의 변화가 없어서 평균 100~150만 원 어치의 수강료를 낸다. 연간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는 사람이 80만~100만 명 정도 되니 시장은 1조~1.5조 원 규모임을 알 수 있다.

hellomycoach_service

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실력 있는 퍼스널 트레이너와 고객을 연결하는 O2O 전자상거래 플랫폼

이번 7월에 정식 런칭한 ‘헬로마이코치(Hellomycoach)‘는 실력 있는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1:1 개인 맞춤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안전한 결제까지 가능하게 한 O2O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현재 최소 2년 이상의 트레이닝 경력과 3개 이상의 자격증을 보유한 200여 명의 퍼스널 트레이너가 등록되어 있으며, 크게 3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정보의 투명성이다. 온라인상에서 검증된 퍼스널 트레이너들만을 한눈에 둘러본 후 나에게 맞는 강사를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이때 모든 퍼스널 트레이닝 비용이 공개된다.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는 ‘리얼 리뷰(real review)’라고 해서 해당 트레이너에게 실제로 10회 이상 트레이닝을 받은 분들이 남긴 리뷰를 제공하여 신뢰도를 높였다.

둘째, 환불이 쉽다. 피트니스센터의 폐업 또는 환불 거부로 인해 피해 보지 않게 되었다. 에스크로 결제 방법을 통해 결제 비용이 안전하게 보호되는 것은 물론이고, 퍼스널 트레이닝 10회 비용을 결제한 후 5회만 이용한 후 이사하게 되었다면 나머지 잔여 5회분 비용을 환불해드린다.

셋째, 다양한 할인 혜택과 프로모션으로 비용 절감의 기회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카드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카드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미국 웨어러블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핏빗(fitbit)‘, 요가복 업계의 ‘샤넬’이라고 불리는 ‘룰루레몬(lululemon)‘과의 제휴를 통해 우리 서비스를 통해 퍼스널 트레이닝을 20회 이상 결제하시는 분들께 관련 상품을 드릴 예정이다.

한편, 연예 기획사와 제휴를 맺은 피트니스센터가 회원으로 있으므로 소속 연예인들과 트레이너들과의 매칭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연예인은 실력있는 트레이너에게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고, 트레이너 입장에서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Q. 서비스를 런칭하기까지 어려운 점은 없었나.

■ 제각각인 트레이너 프로필 사진과 제휴 요청 거절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트레이너의 프로필 사진과 관련된 일이었다. 트레이너들이 직접 사진을 올렸는데 사진의 질이 천차만별이었다. 우리는 사진사를 고용한 후 트레이너들에게 괜찮은 시간에 센터를 방문하여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였다.

한편,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도 있었다. 몇몇 카드사로부터 제휴 요청을 거절당했다. 아무래도 헬로마이코치를 런칭하기 전이었고, 아직 사용자가 없다 보니 담당자가 우리의 제안 건을 보고하기에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대신 사내 전자게시판에 게시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은 적도 있었다. 서비스를 시작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황이 나아질 거로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피트니스 통합 플랫폼을 향하여

강남과 분당 지역을 1차 서비스 지역으로 시작하여 올해 말까지 서울 전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헬로마이코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5대 광역시 지역을 3차 서비스 지역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사용자 그래프를 갖고서 기업 가치 평가를 받은 후 투자 유치를 진행해나갈 것이다. 또한, 내년 초에는 앱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피트니스 통합 플랫폼이다. 키(Key) 역할을 하는 퍼스널 트레이닝 시장에서 어느 정도 사업이 안정화되면 피트니스 관련 아이템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모든 사람이 피트니스 정보와 관련 행사, 용품 등을 활용하여 100세 시대에 걸맞게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우리 팀은 실행과 성장, 이 2가지를 강조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 매 주 단위로 평가하고 회의하며 말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을 통해 결과물을 얻는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한 번뿐인 인생, 모든 도전을 즐겨라

나는 대학 입시, 군 복무, 운동 대회 입상과 창업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한 번 목표를 정하면 이를 달성하고자 끝까지 달려왔다. 승부 근성이 강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인생은 한 번이지 두 번이 아니다. 만약 인생이 두 번이라면 한 번은 안정적으로 살고, 또 다른 한 번은 모험하며 살았을 텐데, 내게 인생은 한 번뿐이었다. 좋은 대우와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황금 수갑’을 풀고 창업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남이 가는 길이 아닌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왔다. 만약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혹은 남들이 좋게 바라봐주는 시선 때문에 몇십 년 세월을 흘려보낸다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다.

우리는 다양한 운동 정보를 각종 매체를 통해 접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건강과 관련해서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게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지금쯤 전 세계인이 ‘몸짱’이 되었을 것이다. 운동은 ‘정보’가 아니라 ‘움직임’이다. 움직임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므로 가장 효과적인 운동 방법은 퍼스널 트레이너에게 받는 1:1 트레이닝이다. 훈련과 자세교정, 응원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여기까지 사업을 추진해왔다. 우리 서비스를 통해서 많은 사람이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헬로마이코치가 전단지에 의존하는 현재 피트니스 시장을 혁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글: 안경은 (앱센터)
원문: http://goo.gl/vtJS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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