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인터뷰 41] “블루오션은 레드오션 안에 있어” 소개·매칭·대화를 무료로 즐기는 소셜 데이팅 앱, ‘오썸’

한원준 대표는 직장을 계속 다닐지, 아니면 창업할 것인지 고민에 빠져있었다. 20년 넘게 광고대행사를 운영 중인 아버지는 사업이 어떤 건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가 계속 외국계 기업에 다니길 원했다. 그러나 부전자전(父傳子傳)이었다. 그는 사업 5년 차에 접어들던 친한 형을 찾아간다.

형은 “왜 창업하고 싶은데?”라는 질문부터 던졌다. 그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자 형은 “그럼 이렇게 물어볼게. 넌 왜 살고 있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어?”라며 다시 물었다. 사실 조언을 구하려고 찾아간 그에겐 예상치 못한 질문들이었다. 형은 “네가 충분히 고민해보지 않아서 대답하지 못하는 것 같으니 고민할 시간을 가져봐.”라며 그를 돌려보냈다.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찾아간 그에게 형은 옳다 그르다 말없이 “창업해도 될 것 같다.”며 운을 뗐다. “창업 이유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흔들리다가 결국 스스로 무너지는 순간이 온다.”고, “그런 사람 많이 봤다.”고, “그러니 넌 그런 시행착오 겪지 말았으면 해서 질문했었다.”는 말이 이어졌다. 그에겐 ‘확신’과 더불어 삶의 가치관까지 정립하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 인터뷰를 위해 용두동 사무실을 찾았다.

‘(주)마이더스엔터테인먼트’의 멤버들. 왼쪽부터 권민성 마케팅 담당(28), 조재윤 개발 담당(22), 임진민 디자인 담당(29), 한원준 대표(27), 최윤웅 운영/영업 담당(39).

Q. 그렇게 얻은 ‘한 대표만의 답’이 무엇이었나.

■ ‘죽음’을 가까이 놓자 ‘행복’이 선명해져

몇 주간의 고민 끝에 난 진부할 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 결론 내고선 나에게 있어 행복이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았다.

우선 삶의 시간은 유한하고, 죽음은 항상 가까이 있으며, 나 자신이 경험할 수 있는 것과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적이다. 따라서 삶이 선사하는 다양한 경험을 만끽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진정 행복하려면 직장인의 길보다는 창업의 길이 더 옳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 인생이 5년 남았다고 가정하고선 내가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삶을 떠올린다면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다. 좀 더 어린 나이에 빨리 창업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창업하고 나서 여러 가지 문제들과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이 길이 맞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창업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나름대로 가치관을 정립했기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Q. 소셜 데이팅 사업 아이템에 주목한 까닭

■ 해당 서비스가 뭔지 모르고 막연하게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우리 팀의 목표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에 이바지하자.”이다. 이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일’, ‘재능’, ‘관심사’, ‘과외’, ‘연애’와 같은 여러 사업 아이템 논의를 했다. 그중 가장 근본적인 욕구는 ‘이성 간의 만남’이라는 생각에 모두 동의했고, 사업 아이템으로서 매력을 느꼈다.

이후 일주일간 팀원 모두가 국내의 소셜 데이팅 앱들을 전부 내려받아 사용해보며 느낀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다. 구글이 첫 번째 검색 엔진이 아니었듯이, 우리는 이미 포화상태라고 알려진 소셜 데이팅 시장에서 오히려 기회를 발견했다.

오프라인상에서는 우리의 가설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숙명여자대학교와 세종대학교를 찾아가 핵심 타겟층인 20대 여대생 50여 명을 인터뷰했다. 기존 서비스의 문제점들을 정말 문제로 느끼는지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그보다 더 뿌리 깊은 문제가 있더라. 소셜 데이팅 서비스를 아예 모르거나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소셜 데이팅 앱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지만 일단 안 좋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따라서 핵심은, 소셜 데이팅 시장에 2백만 명의 사용자가 있지만, 우리나라 2030 싱글 남녀 수는 8백만 명이라는 점이다. 소셜 데이팅 서비스를 모르는 사람들을 사용자로 끌어오고,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Q. 정리했다고 한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 과도한 과금 체계와 한정적인 서비스 방식, 그 안에 넘쳐나는 거짓 정보

기존 소셜 데이팅 앱의 문제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첫째, 과도한 과금 체계이다. 우리는 기존 소셜데이팅 앱들이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부분인 이성 소개, 매칭, 대화로 이어지는 모든 핵심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여 사용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수익은 핵심 기능 이외의 부가적인 기능에서 발생한다. 둘째, 복잡한 프로필 작성 절차와 거짓으로 가득 찬 프로필이다. 우리는 키나 몸무게 등의 다양한 신상정보 요구 없이 사진으로만 확인하는 서비스로 단순화하였다. 그리고 페이스북 계정을 연동하여 30명 이상의 페이스북 친구를 보유한 사용자만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페이스북 프로필 이미지를 가져오도록 했다. 셋째, 한정된 이성 수만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우리는 이를 사용자 위치 기반으로 10km 이내 모든 이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이 소개해주는 사람만 볼 수 있는 방식이다. 우리는 둘이 서로 같은 ‘UP’ 버튼을 눌렀을 때 매칭되게 함으로써 사용자가 주도적인 입장에 서도록 서비스를 기획하였다.

한편, 기존 서비스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는 데에도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음성적인 이미지는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서비스를 벤치마킹하여 좀 더 재미있고 단순한 UI와 밝고 긍정적인 브랜딩으로 해결해나가려고 한다. 특히 기존 서비스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한 점 중에서 핵심적인 현상을 개선해나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사용자를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장벽을 낮춰 많은 사람이 좋은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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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 핵심 기능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소셜 데이팅 앱

‘오늘부터 시작하는 썸, 오썸‘은 오는 9월에 출시할 소셜 데이팅 앱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내 주변 이성의 프로필 카드를 보고 마음에 들면 ‘UP’, 그렇지 않으면 ‘DOWN’을 선택하여 서로 호감을 표시한 상대끼리 매칭이 되고 대화까지 이어지는 서비스이다.

오썸의 수익모델이자 부가적인 기능으로는 4가지가 있다. 먼저, 제공되는 프로필 카드들의 상단에 자신의 프로필 카드를 드러냄으로써 상대방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콕’ 기능이 있다. 그리고 자신에게 ‘UP’버튼을 눌렀던 이성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는 숙명여대 2학년 학생이 준 “나를 좋아해 주는 남자가 누군지 기본적으로 궁금하다.”는 피드백에서 탄생한 기능이다. 그다음으로 10km의 이성 소개 거리 제한을 99km까지 늘일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마지막으로 프로필 카드 중간중간에 들어가는 네이티브 광고가 있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목표

■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온/오프라인 통합 서비스 회사

9월 중에 서비스를 출시한 후 1차 목표는 서울 시내 50만 명의 대학생에게 우리 서비스를 알리는 것이다. 대학교 축제가 9~10월에 있으므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집중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2차 목표는 국내 8백만 2030 싱글 남녀에게 전파하여 국내 소셜 데이팅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오썸을 소개팅 앱을 사용할 거라 생각지도 않았던 사람들이 쓰는 앱으로 만들고 싶다. 그리하여 3차 목표는 소셜 데이팅 시장과 소셜 커머스 시장의 융합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소셜 데이팅 서비스는 마이더스엔터테인먼트가 떼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원대한 꿈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 If not now, when? If not me, who? (지금 아니면 언제? 나 아니면 누구?)

나는 항상 “If not now, when? If not me, who? (지금 아니면 언제? 나 아니면 누구?)”라는 문구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삶을 돌아보면 ‘나중에 하자.’라든가, ‘나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하겠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적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 ‘나중’은 오지 않았고, 나 아닌 다른 누군가가 어떤 일을 추진하여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걸 바라보며 내가 스스로 기회를 날려버렸다는 걸 느꼈다.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순간은 지금 아니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걸 깨달았다.

스타트업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용기 있는 분들 화이팅! 그리고 함께 고생하고 있는 우리 팀원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오썸이 9월에 출시되면 많이 관심 가져주시고 피드백 부탁드린다.

‘찾아가는 인터뷰’시리즈는 앱센터의 프로그램 (Startup Weekend, K-Hackathon, A-camp, B-camp, Super App Korea 등)을 거쳐간 스타트업을 찾아가는 연재 인터뷰입니다. 앱센터의 동의를 얻어 벤처스퀘어에도 게재합니다. ‘찾아가는 인터뷰’ 시리즈 전체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글: 안경은 (앱센터)
원문: http://goo.gl/yyHM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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